<설 특집 백운비의 천기누설> 한동훈-이재명 선거운 보니…

파란색? 빨간색? 하늘의 선택은?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제22대 총선이 2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리스크 및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사법 리스크와 친명·비명 갈등으로 대·내외적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당을 대표하는 한 위원장과 이 대표는 총선을 넘어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며 대결구도가 이뤄졌다.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이 이들의 신년운으로 총선운을 내다봤다.

여야 모두 오는 4월에 있을 총선 준비로 분주하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공천 기준을 확정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달 31일부터 총선 예비후보 면접에 돌입했다. 총선 준비와는 별개로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특검법 등의 문제로, 민주당은 비명(비 이재명)계와 친명(친 이재명)계의 내환으로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게다가 제3지대의 정당이 여럿 생기면서 혼란의 총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총선운
신년운

<일요시사>는 설을 맞아 서울 종로구 종로5가에 위치한 백운비역리원을 찾았다. 이날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하 위원장)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주로 신년운과 총선운을 살폈다.

백 원장은 우선 국운에 대해 살펴봤다. 백 원장은 “여당의 운은 국운과 동일하게 봐야 한다”며 “전에 국운을 점쳤듯이 국운은 내년까지 나쁜 게 맞지만 밝은 운도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이 같은 운이 윤석열 대통령뿐만 아니라 한 위원장으로부터 나왔으며 그를 두고 올해 운세 정도가 세고 강하게 들어온다고 예측했다.


백 원장은 한 위원장의 신년운을 두고 ‘신성대기(新成大起)’라며 새로운 일에서 큰 운으로 이어진다고 언급했다. 또 ‘심한달성(心汗達成)’이라며 원하는 소망을 이룰 것으로 봤다. 즉 한 위원장이 위원장으로서 목표인 총선 승리를 점친 셈이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서 인재가 없다는 평을 받다가 한 위원장이 입당하자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해 11월 5주 차엔 33.9%로 민주당(43.8%)보다 약 10%가량 낮았다.

하지만 한 위장의 임명 후 지난 1월 2주 차에 39.6%로 민주당(42.4%)과 오차범위 내에 들어섰다.

비록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보도된 후 1월 5주차의 여론조사에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36.2%로 낮아졌지만 백 원장은 ‘운 앞에 장사없다’며 국민의힘 총선 승리를 예측했다.

한 위원장은 2001년 서울지방검찰청(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초임 발령을 받은 후 법무부·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청와대 등 요직서 ‘특수통’ 검사로서 두각을 보였다. 윤 대통령과는 ‘적폐 청산’ 수사에 기여하며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영전했지만 조국 사태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다 좌천됐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엔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한 위원장은 장관 시절 검수완박법, 문재인정부 수사, 이 대표 관련 수사,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 등과 관련해 야권과 숱하게 대립했다. 

야권과의 대립으로 정치권의 주목을 받은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한 위원장은 임명 이후 윤 대통령의 신임과 높은 지지율로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 21일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 위원장을 만나 사퇴 요구를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윤·한 갈등설이 제기됐다. 당시 한 위원장은 “평가는 제가 하지 않겠다. 그 과정에 대해선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며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비대위원장직 수행 의지를 드러냈다.

[한] “운세 세고 강하게 들어와”
“모든 방면서 강하게 대처해야”

이어 한 위원장은 ‘당정 간 신뢰가 깨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여러 시각이 있겠지만 당은 당의 일을 하는 것이고, 정부는 정부의 일을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당정 갈등 요인으로 거론되는데 입장에 변화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 위원장은 “4월10일 총선이 국민과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정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에 제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붓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를 받아들였고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왔다”고 부연했다.

이어 “저는 선민후사하겠다”며 “우리 당의 변화된 모습을 국민들에게 잘 설명드려서 지금 민주당의 이상한 정치와 발목잡기 행태로 국민이 고통받고 이 나라의 미래가 위협받는 것을 막겠다”고 다짐했다.

‘선민후사 언급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보다 국민을 우선한다는 뜻이냐’고 재차 묻자 “선민후사 개념을 그렇게 정의할 것은 아니다”라며 “제가 평소에 하던 말을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같은 한 위원장의 기자회견으로 갈등설은 더 불이 붙는 듯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지난 23일 충남 서천 소재의 수산물특화시장 화재 현장서 한 위원장과 만나면서 갈등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당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각각 화재 현장 방문 일정을 계획했고,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게 함께 가자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화재 현장 점검이 끝난 뒤 폭설을 고려해 한 위원장에게 대통령 특별열차에 타고 함께 상경하자고 하는 등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 한 위원장도 서울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은 전혀 변함이 없다”고 하며 한발 물러섰다.

신성대기
심한달성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은 서천 화재 현장 회동 6일 만에 용산 대통령실서 오찬회동으로 갈등설을 마무리지었다. 

백 원장은 이마저도 한 비대위원장의 운으로 봤다. 백 원장은 “지금 한 비대위원장을 막을만한 것은 없어 보인다”며 “그는 지금 대적할 수 없을 정도로 막힘이 없는 ‘파죽지세(破竹之勢)’의 상태”라며 “올해 평생 잊지 못할 기적을 확인할 수 있는 해로 운세 정도가 세고 강하게 들어오니 모든 방면서 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 원장이 한 위원장에게 ‘막힘이 없다’고 본 만큼 국민의힘의 최대 리스크로 꼽히는 ‘김건희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김건희 리스크는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했다는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법이다.

한 위원장이 피하려고 해도 김 여사 문제는 여전한 불씨로 남아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법안이 재표결을 앞두고 있고, 해외 유력 언론들이 명품 가방 의혹을 다루고 있어 의혹 해소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 원장은 한 위원장의 운이 좋은 것에 비해 이 대표의 운이 다 소진돼 한계의 분기점이 왔다고 봤다. 그는 이 대표의 갑진년 운을 총평하면 ‘허장산금(虛場散金)’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의 명예와 자리, 돈 모두를 잃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백 원장은 “이 대표의 운이 한계점에 다다른 만큼 민주당의 운도 흩어졌다”며 “‘운소사산지산’으로 당이 최소 세 갈래 이상으로 흩어질 것”이라고 봤다.

분기점
허장산금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해 비명계와 친명계의 알력 다툼으로 대립하다 이낙연 전 대표와 몇몇 현역 의원들이 탈당하고 창당했다. ‘원칙과상식’의 비명계 3인방은 최근 당을 떠나며 “우리는 방탄 정당, 패권 정당, 팬덤 정당서 벗어나자고 호소했다. 하지만 거부당했다”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탈당을 선언하며 “민주당은 저를 포함한 오랜 당원들에게 이미 ‘낯선 집’이 됐다”며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비명계 의원들이 탈당했지만 민주당 내부는 아직도 시한폭탄이 있는 듯하다. 친명과 친문(친 문재인) 논란과 탈당하지 않은 비명계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에 친명계 인사들이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자객 공천’ 논란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추가 탈당 사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주당이 이렇게 분열된 이유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민주당의 이른바 ‘이재명 지키기’로 꼽힌다. 

이 대표가 연루돼있는 사건은 크게 세 건으로 모두 이 대표가 성남시장 또는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당시 일어난 일이다.

[이] “작은 운으로도 구원될 팔자”
“자신부터 희생 감내해야 좋은 길로”

크게 ▲프로축구 구단 성남FC 구단주(성남시장이 당연직 겸임)였던 이 대표가 기업들로부터 후원금을 받고 민원을 해결해줬다는 이른바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성남시 대장동 개발 과정서 일부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몰아줬다는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 ▲이 대표의 법률 위반 사건 변호인 선임비를 쌍방울그룹이 대납했다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이다.

이 대표는 총선이 100일도 안 남은 상황에 재판에 출석하느라 여념이 없다. 지난달 19일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2일엔 ‘위증 교사 사건’, 23일엔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으로 법원을 오갔다.

이 같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도 영향을 끼쳤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를 보면,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대표가 23%, 한 위원장이 22%로 접전을 벌였다. 

백 원장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한 형액이 올해 들어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형액은 형벌을 받게 되는 불행한 운이다. 다만 백 원장은 총선 전에는 어디에 갇히진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백 원장은 “이 대표는 현재 ‘자파인수(自破因囚)’로 무너지고 갇힐 운”이라며 “‘사방두상(四方杜傷)’으로 사방이 막히고 출구가 없는 상황에 갖고 있는 작은 운으로 겨우 구원될 팔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심상불여(心傷不如)’로 마음이 상해 편할 날이 없어 건강도 함께 떨어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며 “이 대표의 갑진년 운을 총평하면 불운을 넘어 파상운이라 잃고 무너지는 최후의 시련”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남을 의식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는데 운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자신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자신을 살리는 길보다 자신이 희생을 감내하는 것이 좋은 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낮춰야… 
건강 조심

백 원장은 각 당의 대표의 운이 각 당의 운을 전부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그는 “한 위원장의 운은 내가 처음 본 큰 운이고 이 대표의 운은 흩어져가고 있다”며 “운에 따르면 총선은 국민의힘이 약 160석 정도를 차지하며 큰 승리를 거둬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 대표에 대해 좋지 않게 말했지만 난 어느 정파 사람도 아니고 그저 사람의 운을 공부한 것”이라며 “특히나 건강 쪽으로는 내 말이 틀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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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