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주차요? 본 적이 없어요” 순천 아파트 입주민의 호소

보배드림에 “공론화 부탁드린다” 자문글
‘공주법’ 등 관련 개정안은 자동폐기 위기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매번 이런 식으로 주차하시네요. 주차칸에 맞춰 주차한 적을 본 적이 없어요. 아파트 주민 모두가 힘들어하는데 공론화 부탁드립니다.”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지난 1일, 거주 중인 아파트 주차 빌런의 만행 호소글에 회원들이 공분을 토하고 있다. 이날 회원 A씨는 ‘전남 순천시 모 아파트 주차 빌런 2탄’이라는 제목의 글에 6장의 아파트 주차장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게재하며 이같이 호소했다.

첨부된 사진에는 지난 12일과 17일에 촬영된 통로에 주차돼있는 아우디 차량이 담겼다. 해당 차량은 주차라인이 아닌 주차장 통로에 주차돼있거나 경차들만 주차하도록 표시돼있는 ‘경차 전용’ 구역에, 그것도 반만 걸친 상태로 주차하기도 했다.

특히 마지막 사진에는 세 개의 주차위반 스티커와 주차위반 안내서로 보이는 종이가 차량 조수석 쪽의 전면유리 위에 얹어져 있다. 주차위반 스티커 중 하나는 거의 떼어냈지만, 나머지 두 개는 제대로 떼어내지도 않은 모습이다.

보배 회원들은 “저런 애들은 뇌가 없는 걸까요?” “아우디 아포, 차주도 아포” “운전석 쪽에 주차금지 스티커 붙이면 안 되나요?” “우리나라도 중국처럼 불법주차는 지게차로 떠서 실어나르는 법이 시급하다. 찾아갈 땐 지게차 비용부터 모든 비용처리해야 차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등 해당 차주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차량 전면유리에 스티커 도배하려고 작정한 거 아닌가?” “주차 스티커 사이즈를 A1 전지로 바꿔야 할 듯” “뭔가 아파트에 불만이 있어서 그러는 거 아닐까? 참 이해가 안 된다” “주차 방해 몇 번 하면 주차등록 말소한다고 입주민 회의서 결정해서 진행시켜야 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회원 ‘초원OOO’은 “저런 차는 바로 견인·폐차시킬 수 있는 법이 있어야 한다”고 주차위반 관련법 발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2월15일에도 ‘아파트 주차 빌런 처리 방법 문의’라는 글을 게재했던 바 있다.

당시 그는 “전남 순천 OO아파트 주차 빌런이다. 주차 자리가 있든 없든 항상 본인 마음대로 주차하시고 스티커 부착해도 똑같다.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이어 “경비원분들께도 항의하신다고 한다. 이런 개념 없는 분이 없어지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도움 부탁드린다”고 자문을 구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주차장 통로 기둥 옆에 주차하거나, 주차 금지봉을 훼손한 채로 주차한 모습의 사진도 함께 첨부됐다.

지난달 17일에도 ‘아파트 주차 빌런 처리 방법 문의(재업)’이라는 제목으로 “이후에도 고쳐지지 않는 주차 빌런이다. 공론화 부탁드린다”고 재차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폐차 직전까지 차로 박고 보험 처리하면 저 차주 과실이 얼마나 잡힐까요?” “망치로 부셔라” “아우 디지게 쳐맞아봐야…” “주차 경고 스티커를 운전석 쪽에 시야 가리도록 붙이셔라” 등의 다소 공격적인 댓글이 달렸다.

사실 아파트나 빌라 등 공동주택의 주차 시비 문제가 논란이 되기 시작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1가구 2차량, 1가구 3차량 등 차량 소유 대수가 점점 늘어나는 데 비해 물리적으로 주차장 수가 이를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인만큼 업계에선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국회에선 공동주택 주차장시설의 다양한 불편을 초래하는 민폐주차 및 주차 질서위반 차량에 대한 견인, 과태료 처분 등의 행정조치를 요청할 수 있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지난 2021년 3월10일, 공동주택 내 주차방해 행위를 근절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주차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에는 공동주택 입주자 등은 주차장에서 이중 주차나 차량 방치로 다른 차량의 주차를 방해하는 행위 등 주차방해(입주민의 안전한 주차나 차량 운행을 위해 타인에 방해되는 주차나 운전을 포함)로 인해 다른 입주자 등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는 의무를 부여했다.

또 주차방해로 피해를 입은 입주자 등은 관리주체(관리사무소)에 주차방해 발생 사실을 알리고, 관리주체가 주차방해 입주자 등에게 주차방해 발생을 중단하도록 권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때 주차방해 피해를 끼친 입주자 등은 관리주체의 권고에 협조해야 한다.

해당 개정안은 이튿날인 11일, 국토교통위원회에 회부 후 같은 해 6월18일, 국토위 전체회의서 심사소위로 회부됐다.

같은 당 어기구‧박상혁 의원도 그해 3월19일, 주차분쟁에 관한 해결을 위해 자치적인 조직을 구성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입주자 등은 단지 안의 주차장서 입대의서 정한 주차장 유지·운영에 관한 규정을 준수하고, 주차구획이 아닌 곳에 주차하거나 다른 입주자 등의 차량 이동을 방해하는 등 주차질서를 위반하는 행위로 인해 다른 입주자 등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노력할 의무를 규정하도록 했다.

또 입주자 등을 대상으로 주차질서 위반에 따른 분쟁 예방·조정 등을 위한 교육과 자치적인 조직 구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주차분쟁에 관한 자치적 해결을 도모하도록 했다.

해당 개정안도 국토교통위원회 회부(3월18일) 후 같은 해 6월18일, 전체회의서 심사소위에 회부됐다.

같은 해 8월31일,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공동주택 주차장서 고의적 출입 방해 및 민폐주차를 막기 위한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 주차장법 개정안,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 3법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부설주차장 출입구를 주차금지 장소로 추가하고 주차질서 위반 시 시장·군수·구청장 등 지자체장에게 견인, 과태료 처분 등 행정조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공동주택 주차장서 주차 질서위반 차량이 협조 요청 불응 시 관리자가 시장·군수·구청장 등 지자체장에게 행정조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개정안은 이튿날인 9월1일에 국토교통위원회에 회부돼 이듬해인 2022년 4월25일, 전체회의서 법안심사소위원회(심사소위)로 회부됐다.

이처럼 아파트 주차 분쟁과 관련한 다양한 법률 개정안들이 국회에 발의돼있지만 정작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지 못한 채 잠만 자고 있다. 이번 21대서 발의됐던 주차 관련 개정안들은 회기 만료일인 오는 5월30일까지 처리되지 않을 경우 자동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

개정안들이 법으로 공포되기 위해서는 관문으로 통하는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후 본회의에 상정돼야 한다. 또 본회의 표결을 거쳐 재석의 과반수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정가에선 본회의에 오르기만 한다면,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있는 만큼 부결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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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