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달리는 열차에 들썩들썩

부동산시장서 뛰어난 교통 환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역세권 입지에 들어서거나 도로 등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진 주거지는 이동성이 탁월해 정주여건이 뛰어나 꾸준한 수요를 자랑하고, 역 인근의 생활 인프라 확충 등으로 집값 상승 또한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월판선(월곶~판교선), 신안산선 등 시간당 100㎞로 달리는 쾌속 교통망 3인방의 개통과 착공을 앞둔 곳이 부동산시장서 주목받고 있다. 이 노선들을 이용하면 수도권 전역으로 막힘없이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활권이 크게 넓어지게 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GTX의 최고속도는 180㎞/h, 신안산선은 110㎞/h로 나타났다. 월판선의 경우 일부 급행열차에 최고속도 250㎞/h로 이동하는 EMU250을 도입할 방침이다.

수도권 주민의 교통난을 해소해줄 GTX-A 노선은 개통이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올 연말 착공이 유력시되고, GTX-B 노선도 내년 상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 평균 100분이 넘는 수도권 주민의 기나긴 왕복 출퇴근 시간에 혁명을 불러올 전망이다.

수도권 왕복
출퇴근 혁명

지난 9월 국토교통부는 GTX -A 노선 시운전을 SRT 수서역서 시작했다. 수서역서 성남·용인역을 무정차 통과한 시운전 열차는 동탄역까지 단 20분 만에 도착했다. 성남·용인역을 정차해도 걸리는 시간은 28분 남짓이 될 전망이다.


현재 광역버스를 이용하면 같은 구간(동탄~수서)이 1시간20여분 걸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셈이다. 

다만 이는 완전히 GTX-A 노선을 개통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핵심 역인 삼성역은 복합환승센터 건설이 지지부진 늦어지면서 2028년에나 완전 개통할 전망이다. 당장 내년 상반기 수서~동탄 구간을 먼저 개통하고, 하반기에는 운정~서울역 구간이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양 구간은 일단 분리돼 운영되다 2025년 하나로 연결될 전망이다. 이때 역시 삼성역과 3기 신도시 대책으로 계획 중인 창릉역은 무정차로 통과한다. 

다음으로 진행 속도가 빠른 노선은 GTX-C 노선이다. 이미 착공에 들어가 공사 중이었어야 하나, 국토부 공무원들의 착오로 창동역(도봉 구간)이 지상화로 바뀌며 차일피일 늦어졌다. 이후 감사원 감사까지 거치며 해당 구간은 다시 지하화로 환원됐고, 지난 8월 말에야 실시협약(사업 시행 조건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GTX-C 노선 구간은 창동역부터 정부과천청사역까지만 지하 대심 전용 구간을 설치하고, 그 위와 그 아래 구간은 경원선과 과천선 등을 함께 사용한다. 다만 이 역시 삼성역은 2028년까지 무정차로 통과하며 강남권을 이용하려면 그 다음 정차역인 양재역서 내려야 한다.

향후 GTX-C노선의 완전 개통 시 시착역인 덕정역서 삼성역까지는 단 29분 걸릴 예정이다. 현재 해당 구간을 광역전철로 가려면 환승 2번을 포함해 1시간20분 전후가 걸린다.

GTX·월판선·신안산선 쾌속 교통망
개통·착공 앞둔 주변 주거지 주목


가장 늦은 GTX-B 노선은 GTX 3개 노선 중 가장 진행이 느리지만 순항 중이다. 용산~상봉 간 19.95㎞와 중앙선 연결구간 4.27㎞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GTX-B 노선(인천대입구~마석) 중 인천대입구~용산, 상봉~마석 구간은 민자 사업으로 추진하게 되며 용산~상봉 구간은 재정사업으로 진행된다. 

GTX-B 노선은 재정구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초안)와 기본설계(안) 공람을 진행했다. 재정구간이 지나는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도 개최 중이다. 국토부는 내년 상반기에 GTX-B 노선 민자사업 구간과 재정사업 구간을 동시에 조기 착공한다는 목표다.

월곶판교선의 경우 이를 상회하는 250㎞/h의 고속을 자랑한다. 월판선은 시흥 월곶서 성남 판교까지 수도권 남부를 동서로 연결하는 총연장 34.155㎞의 복선전철사업이다. 총 11개 정거장으로 구성하며, 이 중 8개역을 신설한다.

출발점인 시흥 월곶역은 현재 운행 중인 지하철 수인선 중 ‘인천 송도~시흥 월곶’ 구간과 이어지기 때문에 월판선 개통 시 송도서 판교를 연결하게 된다. 월판선 급행열차를 이용하면 송도에서 판교까지 30분대로 이동이 가능하다.

노선이 수도권 남부 핵심 지역인 송도·판교를 지나는데다, 환승을 이용하면 서울 강남까지 접근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그동안 월판선 개통을 기다리는 지역주민이 적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신안산선은 노선 평균 운행속도가 시속 120㎞로 9호선 급행열차(46.8㎞/h)보다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퇴근 시간에는 급행노선도 운영될 전망이다. GTX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높은 수준으로 조성된다.

2025년 개통이 예상되는 가운데, 출퇴근 메인허브인 여의도를 비롯한 수도권 주요 업무단지들과의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느린 진행
그래도 순항

신안산선 복선전철은 서울도심과 수도권 서남부지역의 광역 교통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광역철도망 구축사업이다. 대규모 사업개발과 수도권 인구증가에 따른 도심 교통난 해소 및 철도교통 편의를 제공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신안산선은 경기 안산(한양대역)을 시작으로 시흥, 광명을 거쳐 여의도까지 44.9㎞ 구간, 총 19개역을 통과하는 노선으로 2025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총사업비용은 3조3465억원 규모로, 현재 전체 6개 공구로 나눠 공사를 진행 중이다. 연내 전체 공정률을 40.2%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시흥시를 비롯한 경기 서남권과 출퇴근 메인허브인 여의도와의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흥시청역부터 여의도까지 25분 내외로 소요되는 등 기존 대비 소요 시간을 50~75%를 단축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하철·고속도로 등 우수한 교통망을 갖춘 지역들이 수요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며 “이들 지역은 출퇴근에 대한 부담이 덜하고 주거 선호도가 높아 지속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착공과 개통을 앞둔 쾌속 교통망 노선 인근의 수혜 단지들.


▲의정부역 성원상떼빌 리버뷰= 의정부동 민간임대주택 협동조합이 ‘의정부역 성원상떼빌 리버뷰’를 10년 후 분양 전환형 민감임대 방식으로 공급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단지는 전 세대 선호도 높은 84㎡ A·B·C·D타입, 지하 5층~지상 47층, 총 171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1~3층에는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서 슬세권 프리미엄을 누리는 우수한 생활편의성을 확보했다.

단지 가까이에는 신세계백화점, 영화관, 대형서점, 의정부 제일시장, 로데오거리, 관공서, 을지대병원 등이 자리해 원스톱 라이프를 실현할 수 있다. 운동시설과 산책로가 조성된 중랑천을 비롯해 추동공원 등 자연환경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500m 거리에 있는 신동초를 비롯해 반경 2㎞에 신곡중, 의정부여고, 상우고까지 초·중·고교가 모두 도보권에 자리한 탄탄한 교육환경을 더했다. 

역사 도보권
만족도 높아

호국로와 3번국도 대체 우회도로가 인접해 있고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로 통하는 의정부IC, 호원IC를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 단지 가까이에 있는 1호선과 의정부 경전철 의정부역뿐 아니라 GTX-C 의정부역(예정), 고양~양주~의정부 연결 교외선(내년 재개 예정) 등의 호재가 예고돼있어 교통망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더샵 의정부역 링크시티= 포스코이앤씨는 의정부 캠프 라과디아 도시개발사업지서 ‘더샵 의정부역 링크시티’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84~165㎡, 총 1401가구로 의정부역 일대서 최대 규모다. 타입별로는 84㎡ 1058세대, 112㎡ 339세대, 162㎡ 2세대, 165㎡ 2세대로 높은 수준의 주거 여건을 제공하는 대형 평형까지 골고루 선보인다.


약 3만㎡의 공원과 함께 조성돼 차원이 다른 쾌적함을 자랑하고, 인근에도 역전근린공원, 평화의광장 등이 있다. 의정부시 주요 교통망인 1호선 의정부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며, 의정부 경전철역인 흥선역과도 바로 인접해 있다.

여기에 고양시 능곡역에서 의정부역까지 운행하는 노선인 교외선이 내년 개통을 앞두고 있어 교통망은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GTX-C노선도 예정돼있다. 완공된다면 의정부역서 삼성역까지 5정거장(약 20분대) 만에 이동할 수 있다.

인근 생활 인프라 확충
분양·집값 상승 기대

단지 바로 앞에 공공복합청사를 비롯해 체육공원과 문화공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외에도 신세계백화점, 을지대학병원, CGV, 제일시장, 로데오 상권 등을 이용하기 편리하다. 단지 인근에 위치한 의정부서초와 다온중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며, 의정부중, 의정부여중·고를 비롯해 학원 밀집 지역과도 가까워 자녀를 가진 수요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덕원역 시그니티 타워= 경기 안양시 관양동에 인덕원역 도보 1분 거리 초역세권 소형 오피스와 상가 결합 상품인 ‘인덕원역 시그니티 타워’가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18층 규모로 8~18층은 소형 오피스, 3~7층은 메디컬, 1~2층은 근린생활시설 등이 공급된다. 자주식 주차장 140대의 넉넉한 주차공간이 들어선다.

4개 노선으로 재탄생 될 인덕원역은 현재 운영 중인 4호선부터 월곶판교선(2025년 예정), 동탄인덕원선(2026년 예정), GTX -C노선(2028년 예정)까지 총 4개 노선이 관통하는 쿼드러플 역세권 프리미엄 상권이다. 인덕원은 과천시와의 경계서 불과 500m 거리에 떨어져 있다.

안양 벤처밸리, 의왕 테크노파크, 인덕원 IT밸리 등과 현재 조성 중인 과천지식정보타운, 의왕 제2테크노파크 그리고 판교테크노밸리 등이 있어 직주근접 요건이 잘 갖춰져 있다.

서울시의 평균 공실률은 6.5 %, 경기도의 평균 공실률은 5%지만, 경기 인덕원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0%로 알려졌다. 인덕원역을 주 지하철역으로 이용하는 아파트가 30여개가 넘으며, 해당 단지들의 세대수 약 2만세대에 달한다. 이를 인구수로 추산하면 4만7000여명에 육박한다.

▲아크로 여의도 더원= DL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오피스텔 ‘아크로 여의도 더원’이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29층, 총 492실 규모다. 하이엔드 주거단지답게 격이 다른 최상급 커뮤니티시설 ‘클럽 아크로’를 조성해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를 높일 예정이다.

클럽 아크로는 약 973평의 넓은 커뮤니티시설로 오직 입주민들을 위한 공간이다. 비즈니스, 세미나, 파티를 열 수 있는 프라이빗한 공간의 소사이어티 클럽을 필두로 아크로 라운지, 아늑한 분위기서 독서할 수 있는 오픈 라이브러리 이용이 가능하다.

최고급 자재의 실내 수영장, 바데풀과 키즈풀로 구성돼있는 럭셔리 인도어 풀, 전 타석 스크린골프가 설치돼있는 프라이빗한 골프라운지와 프리미엄 가구가 구비돼있는 피트니스 클럽, 럭셔리 사우나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뻥 뚫린
대중교통

4·5베이(BAY)의 특화 설계로 주거의 쾌적함을 더했으며, 일반 아파트 대비 높은 천장고(2.6m)로 확 트인 개방감을 선사한다. 실거주의 효율적인 동선을 위해 호텔식 욕실 순환 동선(일부 호실)을 선보인다. 다용도실, 드레스룸 등에는 시스템장, 침실 붙박이장(일부 호실) 등을 설치해 넉넉한 수납공간을 자랑한다.

수전에는 명품 브랜드인 제시(GESSI)를 제공해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했다. 세탁기, 건조기, 김치냉장고, 키 큰 장 등이 무상 옵션으로 제공돼 따로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번거로움을 줄였다. 

여의도 금융특정개발진흥지역에 위치해 있어 향후 직주근접을 원하는 직장인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여의도공원과 여의도 한강공원이 인접해 있어 자연·문화·관광 등을 모두 누릴 수 있을 예정이다.

이외에도 여의도의 핵심 생활 인프라로 유명한 IFC몰과 더현대 서울을 단지 바로 옆 지하통로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인근에 63빌딩과 여의도 성모병원 등의 대형 생활 편의시설 이용도 가능하다.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 역세권에 위치해 있다. 여의도 환승센터도 도보권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향후 GTX-B노선, 서부선, 신안산선 등 교통 개발 호재가 다수 예정돼있어 사통팔달의 광역 교통망이 형성될 전망이다. 또 올림픽대로가 인접해 있어 차량 접근성도 뛰어나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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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