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 부동산 얼굴 마담 바뀌나?

한때 아파트 규제의 반사이익으로 높은 인기를 끌었던 생활숙박시설과 오피스텔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이 기대와는 달리 생숙에 규제의 핵심인 용도변경 허가와 이행강제금 소급 적용을 할지 여부가 불명확하고, 소형 오피스텔 등에는 주택 수 배제 방안이 빠졌기 때문이다.

생활숙박시설(이하 생숙)은 오는 14일부터 전국 10만실 규모가 불법 건축물로 간주될 위기에 처했다. 2021년 5월 건축법 개정으로 생숙의 숙박업 등록이 의무화돼서다. 신규 생숙뿐 아니라 기존 시설에도 소급 입법이 적용되는 탓에 그동안 생숙을 내 집처럼 거주하던 수분양자들은 날벼락을 맞게 됐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숙박업 신고를 담당하는 보건복지부와 이행강제금 부과 주체인 지방자치단체로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생숙의 주거 제한은 국토부(건축정책관) 담당 업무며 숙박시설의 숙박업 등록 신고를 규제하는 부서는 보건복지부다.

생숙의 주거용 오피스텔 용도변경 정책서 허가권자는 또 각 지방자치단체장이다.

용도변경 전제 조건에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필요한 경우도 지자체가 담당한다. 지구단위계획이 관광특구인 경우엔 다시 중앙정부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소관 부처로 된다. 국제업무지구의 지구단위계획 변경일 경우 사업시행자의 신청 행위가 필요하다.

용도변경을 신청·검토하는 단계서 관계부서는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돼 소방·교육·교통 등 관련 법의 모든 규제를 피할 수 있어야 한다.


10만실 규모
불법 건축물

당초 일반 민간인이 수행할 수 없는 정책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는 14일까지 생숙을 주거형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하거나 숙박업 신고를 이행하지 않으면 해마다 공시가격의 10%를 이행강제금으로 내야 한다. 생숙이 주거용으로 사용된 것에 국토부의 책임이 있다고 레지던스 협회는 주장했다. 

2015년 국토부는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레지던스 등 다양한 유형의 공동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주택임대사업자의 소득세와 법인세를 감면해 공급을 늘리고 주거 안정을 유도한다는 취지였다. 

생숙서 주거를 지속할 경우 이행강제금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생숙의 원래 용도대로 숙박업을 신고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다만 영업신고는 30개실 이상부터 가능해 호텔 운영업체에 위탁해야 한다. 이때 인테리어 비용과 운영 대행 수수료 등도 계약자가 부담해야 한다.

최후의 수단은 생숙을 매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매수 심리가 위축돼 아파트 거래시장도 한파가 이어진 가운데 이행강제금을 내야 하는 불법 건축물을 매수할 유인이 낮은 게 현실이다. 

생숙·오피스텔 지고 소형 오피스 뜬다
온라인 기반·1인 창조기업 증가로 각광

다만 정부가 당장 이행강제금 부과에 나서는 것에도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 2021년 건축법 시행령 개정의 소급 적용에 대한 위헌 소지로 실제 이행강제금 부과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오피스텔의 경우도 정부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 수 제외서 배제키로 하면서 오피스텔 시장이 더 얼어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오피스텔 소유자의 실망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오피스텔을 보유 주택 수에서 제외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오피스텔 시장에 찬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주택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시각이 있었다.

하지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지금처럼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주택 수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 투자 수요 감소 등으로 거래가 감소하는 상황서 규제가 지속되면 시장 위축이 더욱 확산할 가능성까지 있다. 문재인정부 시절 투기 근절을 목적으로 시행된 규제로 2020년 8월12일 이후 취득한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 포함된다. 다주택자의 경우 합산과세로 종합부동산세가 늘어나고, 양도세 비과세도 받기 어렵다. 

“정부 책임”
협회 주장

물론 이전 취득한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서 제외된다. 시가표준액 1억원 이하는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상속받은 경우에도 개시일 이후 5년 이내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

오피스텔 소유자들은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서 주택 수 배제가 빠지면서 이번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소유주들은 불합리한 세금 정책으로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주택으로 분류돼 아파트와 같은 보유세를 내면서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이 적용돼 취득세는 주택(1~3%)보다 높은 4.6%를 부담해야 한다.

아파트와 비교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고 특례보금자리 대출 대상서도 제외된다. 주택으로 분류돼 세금은 대폭 늘었는데 주택으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얘기다. 

아파트 규제 완화, 금리인상과 맞물려 오피스텔 시장은 수요자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고금리에 월세 수익률이 낮아진 데다 매매값도 약세를 보여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지역 오피스텔 거래량도 664건으로 전년 동기(1033건) 대비 36% 정도 줄었다. 2021~2022년 월별 거래량이 1500건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반 토막 이상으로 감소한 것이다.

경매시장서도 외면받고 있다. 지난달 서울지역 오피스텔 낙찰률은 13.7%를 기록했다. 경매에 나온 매물 100건 중 14건만이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는 얘기다. 작년 같은 기간 30.6%서 대폭 쪼그라들었다. 아파트, 다가구, 주상복합 등 주거상품 중 가장 낮은 낙찰률이다.

아파트 규제 반사이익으로 인기
주택공급 대책 후 애물단지 전락


더욱이 이번 주택 수 제외 무산으로 다주택자가 된 오피스텔 소유주에게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오피스텔은 통상 주택으로서의 가치가 없어 잘 안 팔리며 1년 이상 매물이 수두룩 쌓여 있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 조치로 오피스텔 거래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 것으로 예측된다. 오피스텔을 통해 얻는 임대수익보다 더 많은 돈을 세금으로 내야해서다. 이렇게 되면 공급자 우위 시장이 올 때 오피스텔 임대료가 대폭 올라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2~3년간 수익형 부동산의 얼굴 마담 역할을 했던 생숙과 오피스텔이 시장서 외면당하면서 소형 오피스(섹션 오피스)가 대세로 떠오를 전망이다. 오피스는 견고한 수요와 부족한 공급으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오피스 시장서 소형 오피스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주택 시장서 소형의 인기가 다소 누그러진 것과 대조된다. 

소유자
실망감

소형 오피스는 높은 공간효율성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 그리고 높은 환금성, 풍부한 임차 수요 확보 등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온라인 기반 기업이나, 1인 창조 기업 등 소규모 기업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오피스 시장서 소형이 인기를 지속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3월 발표한 ‘1인 창조기업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1인 창조기업 수는 총 91만7365개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45만8322개 대비 2배 이상 크게 증가한 수치다. 또 2017년 40만2612개서 2018년 42만7367개로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소형 오피스나 섹션 오피스의 또 다른 장점은 가격 부담이 적다는 것”이라며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고, 늘어난 수요만큼 임차인 리스크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도는 계속 커지고 있다. 앞으로도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 역세권에 분양(예정) 중인 소형 오피스.

▲인덕원역 시그니티 타워= GTX -C노선 등 4개 노선이 예정된 인덕원역을 도보 1분 거리로 오갈 수 있는 초역세권 ‘인덕원역 시그니티 타워’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1505-15외 1필지 지하 5층~지상 18층 규모로 8~18층은 오피스, 3~7층은 메디컬, 1~2층은 근린생활시설 등이 공급된다.

자주식 주차장 140대의 넉넉한 주차공간이 들어서며, 신축 복합타워의 희소가치를 지닌 인덕원역 일대에 간만에 공급되는 대로변 랜드마크급 복합타워다.

4개 노선으로 재탄생 될 인덕원역은 현재 운영 중인 4호선부터 월곶판교선(2025년 예정), 동탄인덕원선(2026년 예정), GTX -C노선(2028년 예정)까지 총 4개 노선이 관통하는 쿼드러플 역세권 프리미엄 상권이다. 시그니티타워 인덕원이 자리 잡는 인덕원은 과천시와의 경계에서 불과 500m 거리에 떨어져 있다.

안양 벤처밸리, 의왕 테크노파크, 인덕원 IT밸리 등과 현재 조성 중인 과천지식정보타운, 의왕 제 2 테크노파크 그리고 판교테크노밸리 등 직주근접의 요건이 잘 갖춰 있어 경기 남부 주요지역을 아우르는 최중심 입지다. 

시내·외 버스정류장을 비롯해 개통 예정된 월곶-판교선과 동탄인덕원선, GTX-C노선 덕에 대중교통 편리성 또한 뛰어나다. 서울시의 평균 공실률은 6.5%, 경기도의 평균 공실률은 5%이지만 경기 인덕원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0%로 알려졌다. 인덕원역을 주지하철역으로 이용하는 아파트가 30여개가 넘으며, 해당 단지들의 세대수는 2만세대에 달한다. 이를 인구수로 추산하면 4만7000여명에 육박한다.

▲힐스테이트 동탄 르센텀= 일과 휴식이 조화된 신개념 소형 오피스 ‘워라인(Work-Life Integra-tion) 오피스’인 ‘힐스테이트 동탄 르센텀’이 분양한다. 동탄2신도시 지원35블록에 지하 2층~지상 최고 24층, 3개동 규모로, 워라인 오피스, 주거형 오피스텔, 상업시설이 함께 구성되는 주거복합단지다.

워라인 오피스는 403실이 구성되며, 상업시설은 27실이 들어선다. 워라인 오피스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차별화된 설계로 업무 쾌적성과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내부는 다락과 욕실, 트렌디한 탕비 공간이 포함되고 사용 편의성을 높인 풀 퍼니시드로 구성돼 일과 휴식의 조화로움은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상 1층에는 공용 회의실 등 업무 편의를 위한 다채로운 커뮤니티 공간도 구성된다. 

견고한 수요
부족한 공급

약 2㎞ 거리에 SRT동탄역이 자리하고 있고, 단지 바로 앞에는 강남, 잠실, 서울역을 오가는 광역버스가 정차하는 버스정류장이 위치해 광역교통망이 우수하다. 또 단지로부터 직선거리 600m에는 기흥IC가 위치해 있으며, 동탄2신도시를 관통하는 전국 최초의 지하차도 고속도로인 ‘경부동탄터널’도 개통됐다.

여기에 SRT동탄역은 향후 GTX -A노선(다음 해 상반기 목표), 동탄 트램(2027년 예정), 분당선 연장(계획) 등이 개통될 예정이다.

대표적인 혼잡 구간이었던 기흥IC는 정체 해소를 위한 개선 공사가 진행 중으로, 최근 임시개통을 완료하면서 서울 및 수도권으로의 접근성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워라인 오피스와 함께 상업시설의 분양도 진행하고 있다. 상업시설은 임대 및 공실 여부와 상관없이 2년간 연 5%의 임대수익을 보장하는 ‘르센텀 렌탈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어 관심이 커지고 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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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