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유리상자 아트상자Ⅲ 김조은

황금빛 숲 이루는 생각의 뿌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구 중구 소재 봉산문화회관은 전시 공모 선정 작가전을 진행한다. ‘2023 유리상자-아트상자Ⅲ’ 기획으로 김조은 작가의 ‘황금빛 숲을 이루는 생각의 뿌리’가 선정됐다. 금빛으로 상상의 이미지를 확장해 희망의 공간으로 변환하는 설치작품이다. 

봉산문화회관의 유리상자는 전시공간 밖에서 유리를 통해 안을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설치작품을 입체적으로 관람하기 용이하다는 이점 때문에 시민이 쉽게 찾고 즐길 수 있는 예술공간으로 소개되고 있다. 

눈 감은 얼굴

김조은은 지난해 9월 서류와 인터뷰 심사에서 행복과 행운을 주는 금빛 실로 유리상자 공간을 가득 메운 작품을 선보였다. 당시 심사위원은 코로나19로 경제침체, 고용불안, 사람 간의 단절 등 여러 가지 우울한 변화에 희망과 행운을 심어주기에 적당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화 전공이지만 독특한 조형성을 추구하며 발전을 거듭한 작가의 작업 태도를 높이 샀다. 

김조은은 이번 전시서 눈을 감은 반인반수의 얼굴서 뻗어나가는 금빛 가지와 끈으로 고귀한 인간 정신의 상상력과 확장력을 보여줬다. 모든 생명의 근원인 자연과 복잡한 연결고리를 가시화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나아가 우주까지 생물과 환경요소는 다양성, 에너지, 생태계의 균형 등 상호 의존적이고 복잡한 관계로 이뤄져 있다.


김조은은 인간도 그 카테고리 안에 존재하며 번영하는 한 생물이라는 점을 일깨워 주려 했다. 

금빛 실로 채운 유리상자
영감·치유·깨달음 작품

김조은은 “‘숲을 이루는 생각의 뿌리’라는 작품은 2017년 고통스러운 내면을 작업으로 끄집어내는 과정을 통해 시작됐다. 눈을 감은 채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지만 육체든 정신이든 성장은 고통을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눈 감은 얼굴은 사유의 가지와 뿌리를 말한다. 나무는 단순한 소재를 넘어 가지와 뿌리처럼 줄줄이 이어지는 사고, 상상의 이미지”라고 덧붙였다.  

남인숙 미술평론가는 “먹에 대한 김조은의 현대적 해석은 풍경을 통해 잘 드러난다. 현묘하다고 하는 먹의 색, 검정에 반전을 기하듯 금먹을 활용한다. 전통적인 대상의 묘사를 버리고 바탕을 거칠게 만들어 파도의 포말을 표현했다”며 “이러한 선택은 단순하게 다른 종류의 먹을 선택한 것이라거나 우연적인 효과만을 실험했다기보다 정신적인 것이 어떻게 현재의 감각으로 살아날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한 고민의 결과가 아닐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리벽 전시장에 설치된 작품 ‘황금빛 숲을 이루는 생각의 뿌리’를 마주하며 떠오르는 문구가 ‘빛이 빛나는 뉴런들’이다. 완결된 문장도 아니고 뉴런이라는 생뚱맞은 과학용어가 연결돼 이질적이지만 나무 신에서 솟아나는 에너지의 흐름 자체가 별다른 공간처럼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사유의 가지

조동오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는 “김조은은 미시세계의 입자와 그들의 상호작용에 관한 원리인 양자역학처럼 인간의 작은 사유도 우주의 근원과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연결된 생태계 일부로 인식하게끔 변형시켰다”며 “관람객은 현실 세계서 자연과 나, 그리고 우주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관계성을 자각하게 하고 국한된 경계를 넘어 영감, 치유, 깨달음을 전달하려는 김조은의 소망이 담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jsjang@ilyosisa.co.kr>

 


[김조은은?]

▲학력
영남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 전공 졸업
영남대학교 조형대학 동양화 전공 및 동 대학원 졸업

▲개인전
‘2023 유리상자-아트스타Ⅲ’ 봉산문화회관(2023)
‘금빛물꽃’ 갤러리향(2023)
‘물의 결’ 그린갤러리(2023)
‘gloriousmoment’ 갤러리오모크(2022)
‘Golden Memories’ 탐앤탐스 블랙그레이트점(2022)
‘품고품다-silent flow’ 달천예술창작공간 갤러리(2021)
‘다시 먹먹하다’ 수성아트피아(2021)
‘나는나 무’ 보나 갤러리(2021) 외 다수

▲수상
신조미술협회50년 선정작가상 수상(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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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