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도 개성 있게 ‘성형’

실수요자 및 주거 트렌드에 맞춘 특화 설계 아파트가 청약시장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실용성을 높이는 설계부터 취향에 따른 다채로운 평면, 실내 쾌적성을 위한 시스템 등으로 주거 만족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천편일률적이던 아파트 설계가 변하고 있다. 공간 효율성을 위한 알파룸부터 개방감을 극대화하는 높은 층고와 팬트리·드레스룸과 같은 넉넉한 수납공간,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평면 타입 등으로 실수요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개성을 존중하고 다양한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주거 공간도 획일적인 모습서 벗어나 수요자의 입맛에 맞는 각양각색의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실제 최근 높은 층수로 설계하거나, 세대 내 공간을 넓히기도 하는 실속형 분양단지까지 등장하고 있다. 안방 공간의 확장, 팬트리 등 다양한 수납공간과 평면 기술의 진화까지 더해지며, 다가올 가을 분양시장서 내 집 마련을 앞둔 수요자들의 청약 욕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수납공간

부동산 개발업체 피데스개발이 실시한 ‘2021년 주거공간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주거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내적 요소 중 1위로 ‘평면구조’(22.9%)가 꼽혔다. 또 행정안전부 세대원수별 자료에 따르면 1인 세대부터 10인 이상 세대까지 가구 형태가 다양해 1인 세대의 확대를 감안해도 하나의 주거공간 안에서도 개개인의 니즈에 따른 다양한 공간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건설사들 역시 수요자들의 다채로운 스타일에 맞춰 ‘특화설계’를 적용한 주거공간을 선보이고 있다. 획일적인 평면설계는 수요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가 어려워 발 빠르게 다양한 평면과 특화설계 제공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특화설계는 ▲방의 수와 규모를 줄이되 거실을 넓히는 ‘거실 특화’ ▲각 독립된 공간으로 이용 가능한 ‘분리형 세대’ ▲취향에 맞춰 평면을 변형할 수 있는 ‘가변형 설계’ ▲용도에 맞게 활용 가능한 ‘알파룸’ ‘펜트리’ ‘테라스’ ‘다락방’ ▲1층의 단점을 보완한 ‘정원 특화설계’ 등이다. 

최근 경기도 파주시 목동동 일원에 분양한 ‘운정자이 시그니처’는 ▲한 가구 내에 두 가구가 독립적으로 거주하는 세대 분리형 타입 ▲개방감 및 활용도가 높은 옥외공간형 및 오픈형 발코니 타입 ▲넓고 독립적인 형태로 거주가 가능한 펜트하우스 타입 등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 단지는 평균 64.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지난 5월 서울 은평구 일원에 분양한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은 넉넉한 수납공간과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드레스룸, 팬트리, 복층 다락 등을 선보였다. 이 단지는 1순위 평균 78.9대1을 기록하며 정당 계약기간 동안 완판에 성공했다.

특화 설계 단지는 분양 침체기 속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서울 중랑구 일원에 공급한 ‘리버센 SK뷰 롯데캐슬’은 미세먼지 저감 특화설계인 ‘클린에어 솔루션’을 비롯해 중랑구 최초로 두 가구의 독립 거주 및 프라이버시 보호가 가능한 세대 분리형 평면을 적용했다. 이 단지는 1순위 청약 때 전 타입 모두 마감에 성공했다.

거실 넓히고
독립된 공간


한 부동산 전문가는 “특화설계가 입주민의 편의성을 높여 주거 만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주거지 선택 시 중요한 요소가 됐다”며 “최근 실내 공간에 대한 니즈가 더욱 커지고 있고, 각 건설사가 특화설계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어 차별화된 신규 단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특화설계가 적용된 신규 단지.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 롯데건설이 서울 광진구 자양동 680 -63 일원 자양1재정비촉진구역의 재개발을 통해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을 공급한다. 단지는 지하 7층~지상 최고 48층, 6개동, 전용면적 74~138㎡ 총 1063가구다. 이 중 631가구를 일반분양으로 공급한다.

수요자들의 다양한 생활 패턴에 맞춰 테라스 특화 타입 및 펜트하우스 등 11개에 달하는 다양한 주택형을 선보인다. 여기에는 ▲전용면적 74㎡(88가구) ▲84㎡A(195가구) ▲84㎡B(44가구) ▲84㎡C(18가구) ▲전용면적 84㎡D(16가구) ▲101㎡A(84가구) ▲101㎡B(26가구) ▲101㎡C(24가구) ▲124㎡(44가구) ▲138㎡(90가구) ▲125㎡P(2가구) 등 중소형 주택부터 중대형과 펜트하우스 등 다양한 주택형이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실수요자·주거 트렌드 맞춤형 
건설사별 특화설계 단지 눈길

단지가 들어서는 자양1구역 복합개발지엔 8개관 규모의 멀티플렉스 메가박스, 172실 규모의 5성급 글로벌 브랜드 호텔, 282실 규모의 프리미엄 오피스텔인 ‘리마크빌’과 업무시설 등이 들어선다. 가장 큰 장점은 2호선 구의역 초역세권 단지라는 점이다.

강남은 물론 서울 전역으로 이동이 편리하고 잠실대교,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등 뛰어난 도로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인근에 동서울종합터미널도 위치하고 있어 외곽 지역 이동도 편리하다. 교육 환경도 뛰어나 자녀를 둔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을 전망이다. 입주민 자녀들은 단지 반경 500m 내에 위치한 서울양남초등학교로 통학하면 대로변을 건너지 않고도 도보로 다닐 수 있다.

▲둔산 자이 아이파크=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대전 서구 탄방동(숭어리샘주택재건축정비사업) 일원에서 ‘둔산 자이 아이파크’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42층, 12개동, 전용면적 59~145㎡ 총 197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남향 위주(남동·남서) 단지 배치로 채광성을 높였으며, 일부 타입에 양면 개방, 3면 개방 등의 특화설계가 적용돼 개방감도 극대화했다. 커뮤니티시설로는 수영장 및 키즈풀이 있다. 실내골프연습장, 피트니스클럽, 탁구장, 작은도서관 및 독서실, 카페테리아 등도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롯데백화점,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세이브존, CGV, 메가박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행정타운 내 정부대전청사, 시청, 교육청, 검찰청, 경찰청 등 각종 공공기관과 금융기관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을지대학교 병원이 가깝고 보라매공원, 남선공원 등의 공원도 생활권 내에 있다. 

주거 만족도
직접적 영향

단지 인근에는 정부대전청사를 비롯한 다양한 공공기관과 다수의 대학교 등이 있어 직주근접이 우수한 입지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된 유성구와도 가까워 국가산단 개발이 완료되면, 주거 배후 수요가 더욱 풍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와 접해 있는 32번 국도 이용이 편리하고, 대전 지하철1호선 탄방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입지다. KTX 서대전역, 대전역 등 광역철도는 물론 경부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지선 등 고속도로 진입도 용이하다. 여기에 백운초, 괴정중·고 등의 학교가 도보권에 위치해 있고,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은 둔산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는 우수한 교육 여건도 갖췄다.

▲e편한세상 원주 프리모원= DL이앤씨가 신규 분양하는 ‘e편한세상 원주 프리모원’은 강원 원주시 판부면 일원에 지하 2층~지상 25층, 6개동, 전용 59 ~102㎡ 총 572세대 규모로 들어선다. 전용면적별로 ▲59㎡ 137세대 ▲74㎡ 213세대 총 350가구로 소형 평형대 위주로 구성된다.

원주 최초로 ‘e편한세상’만의 기술과 상품, 디자인, 철학이 집약된 주거 플랫폼 ‘C2 하우스’ 특화설계가 적용된다. 단지 내·외부에는 ‘스마트 클린&케어 솔루션’이 도입돼 공기질을 깨끗하게 유지하며, ‘웨더스테이션’이 설치돼 미세먼지 상태를 쉽게 확인 가능하다. 

반경 약 1㎞ 거리에는 서원주초등학교와 남원주중학교도 자리 잡고 있다. 단구근린공원, 중앙공원, 무실체육공원 등 녹지도 가깝다.

획일적인 모습서 벗어나 
수요자 입맛 맞는 형태로

지난해 여름 이후 원주시에서는 30㎡ 미만 소형 평형의 공급이 전무하고 중대형 평형만 공급됐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형 평형의 거래 수요가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 관계자는 “기관 이전으로 임대 수요가 높은 원주시장에 공급되는 이번 소형 위주 물량은 지역민들에게 높은 호응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도금 무이자 등 우수한 계약조건과 더불어 합리적인 분양가까지 책정돼 광역적인 투자 수요자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라고 전했다.

▲힐스테이트 자이 아산센=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충남 아산시 아산탕정지구 일원에 ‘힐스테이트 자이 아산센텀’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9층, 8개동, 전용 74~114㎡, 총 787가구 규모다. 

타입별로 알파룸은 물론 복도·주방 팬트리까지 구성하는 등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 가능한 특화평면을 선보인다. 특히 74㎡A·B타입은 중·소형 타입임에도 불구하고 2개 이상의 팬트리를 구성해 넉넉한 수납공간을 구성하며, 84㎡B타입은 최대 3개의 팬트리를 구성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84㎡B타입은 최대 3개의 팬트리와 알파룸까지 구성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평면설계가 돋보인다. 96㎡A타입은 넓은 주방 구성과 더불어 최대 3개의 팬트리를 구성할 수 있게 했다. 4Bay 판상형 구조를 적용해 채광과 통풍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96㎡C는 세대분리형 구조로 주거공간을 2개로 분리, 거주와 동시에 임대수익까지 창출 가능한 평면이다. 114㎡타입은 테라스 4개를 서비스 면적으로 제공했다. 

11개에 달하는 
다양한 주택형

같은 타입의 일반 아파트 대비 실사용 면적이 매우 넓은 만큼 입주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74㎡A·B타입은 중·소형 타입임에도 불구하고 2개 이상의 팬트리를 구성해 넉넉한 수납공간을 구성했다. 휴게 공간인 힐스라운지와 스튜디오가 있는 업무공간인 워크라운지를 비롯해 게스트하우스, 스터디룸, 독서실, 피트니스, 스크린골프룸, 어린이집, 다함께돌봄센터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된다.

아산탕정지구 마지막 일반분양단지로 이 단지는 아산 탕정지구와 불당지구까지 이어지는 입지여건이 뛰어나다. 신설 예정인 아산애현초(가칭), 아산세교중(가칭)을 비롯해 이순신고가 인근에 위치해 있어 초·중·고를 모두 도보권으로 누릴 수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을 비롯한 불당 중심상업지구와 인접해 생활편의성을 갖췄다. 또 아산탕정지구에 위치해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가 합리적으로 책정됐다. 힐스테이트 자이 아산센텀의 분양가격은 주력 타입인 전용 84㎡가 3억7300만~4억420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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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