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는 기본 풋살장까지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이 구비된 단지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여전히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집이 단순히 주거공간이라는 생각을 넘어 운동과 여가, 휴식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 도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엔데믹을 거치며 주거 트렌드 변화로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평면설계 및 마감재, 외관 등 기본사항 외에도 입주민들을 위한 다채로운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해 타 분양 단지와의 차별을 꾀하고 있다.

실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주거상품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다. 여론 조사기관 갤럽코리아에서 조사한 ‘2021년 부동산 트렌드와 2022년 부동산 트렌드’에 따르면 커뮤니티 시설을 다양하게 갖춘 커뮤니티 특화 아파트가 9개의 항목 중 가장 높은 증가 폭(2021년 19%→2022년 24%)을 기록했다.

이런 선호도에 맞춰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커뮤니티 시설은 놀이터, 경로당, 독서실 등이 전부였지만 최근 공급되는 단지에는 수영장, 골프연습장 등 고급화된 다양한 시설이 조성된다.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커뮤니티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게 조성되고, 일반적인 단지 내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커뮤니티가 다채롭게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엔데믹 거쳐
트렌드 변화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주까지 수도권 제외 지방 분양단지 가운데 1순위 경쟁률을 차지한 상위 10개 단지의 평균 가구수가 934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539가구에서 시작해 2021년 723가구, 지난해 1213가구로 급증하는 등 대단지 아파트 선호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 최근 분양시장과 일관된 흐름이다.


전체 단지로 살펴봐도,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인기는 올해도 여전하다. 지난달 넷째주까지 수도권 외 지방 분양단지 가운데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8.67대1로 2.26대1을 기록한 500가구 미만 단지와 3.84배 차이를 보였다. 이는 최근 3년 가운데 대단지 아파트와 소규모 단지 간 청약 성적이 가장 크게 벌어졌던 지난해와 맞먹는 수치다.

지난해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1.58대1을 기록한 반면, 500가구 미만 단지는 2.77대1에 그쳐 4.18배 차이가 났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와 500가구 미만 소규모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3년 전인 2020년에는 각각 24.56대1과 24.93대1로 거의 차이가 없었고, 이듬해인 2021년에도 14.7대1과 8.44대1로 불과 1.74배 차이를 나타낸 바 있다.

업계에선 대단지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로 분양시장 내 달라진 커뮤니티 위상을 꼽는다. 실제 올해 청약시장에선 차별화된 커뮤니티를 앞세운 대단지 아파트의 선전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단순 주거공간? 운동, 여가, 휴식…
차별화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눈길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5월 충북 청주시에서 분양에 나서 1순위 평균 경쟁률 73.75대1로 올해 지방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신영 지웰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1034가구)’은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보기 드문 풋살장을 필두로 피트니스, 골프클럽, 멀티플레이룸, 사우나, 라이브러리 카페, 키즈라운지, 1인 독서실 등을 다양하게 조성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월 경남 창원시에서 분양에 나선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 1단지와 2단지(도합 1965가구)’ 역시 수경시설과 함께 입주민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티 하우스’를 필두로 다이닝 카페, 작은 도서관, GX룸, 피트니스클럽, 실내골프연습장 등 대단지 규모에 걸맞은 다채로운 커뮤니티를 마련했다. 불황 속에서도 28.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우수한 청약 성적을 올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 52시간근무제 시행과 코로나 후폭풍, 재택근무 활성화 등이 맞물리면서 단지 내에서 다양한 여가활동을 경험한 이가 급증했다”며 “과거 주목받지 못했던 단지 내 커뮤니티의 가치가 재평가됨에 따라 규모는 물론 다양성 측면에서 차별성이 부각된 대단지 아파트의 위상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피트니스
골프클럽

이어 “주택 시장이 금리인상, 경기침체 등과 같은 조정기를 겪으며 매수 심리가 하락했지만, 입지가 우수하고 상품성이 뛰어난 아파트에는 여전히 수요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이러한 수요를 잡기 위해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 조성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차별화된 커뮤니티 단지가 조성되는 신규 대단지 아파트.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 HDC현대산업개발이 경기 광명뉴타운에서 총 1957가구 규모의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를 분양한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 역세권, 광명초등학교 학세권의 입지를 갖췄다. 다만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평균 분양가격이 12억원대로 책정되면서 고분양가란 평가를 받는다.

지하 3층~지상 36층, 11개 동, 전용 39~113㎡ 총 1957가구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425가구다. 총 10개의 타입으로 구성해 소형부터 중·대형 평형까지 고루 갖췄고, 일반분양분 전체에 가구별 창고를 기본 제공 예정이다. 커뮤니티센터 지상층에는 패밀리카페, 키즈카페, 클럽하우스, 문화강좌실, 돌봄센터를, 지하층은 스터디존, 스포츠존 등 2개 구역으로 나눠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짓는다. 

대단지 아파트 선호 추세 뚜렷
단지 내 편의시설 다채롭게 구성

광명뉴타운 내에서도 중심부 입지를 갖췄다. 원도심에 들어서는 만큼 주변에 입주 즉시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다양하다. 단지 반경 500m 내 도보권에 광명전통시장, 대형 마트는 물론 영화관, 공공복합청사(예정)도 있다. 특히 도보 약 5분 거리에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이 있다. 도로 교통망도 우수해 서울 서부 핵심 도로인 서부간선도로로 진입이 용이하고, 이를 통해 서울 핵심지 등 광역 이동도 빠를 것으로 보인다. 

학세권 입지도 갖췄다. 단지 내에는 어린이집이 들어서고 반경 1㎞ 내에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까지 모두 모여 있다. 특히 광명초등학교는 도보로 약 1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에 특화 설계를 적용한다. 단지는 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형 아파트’로 설계됐고, 커뮤니티 시설도 2개 층에 걸쳐 대규모로 설계됐다. 

최근 분양한 ‘광명 자이더샵포레나’보다 분양가가 20%가량 비싸 고분양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 조합이 확정한 분양가는 3.3㎡당 평균 약 3271만5000원이다. 전용 84㎡ 분양가는 12억원을 웃돈다. 광명 자이더샵포레나 전용 84㎡ 분양가는 9억8290만~10억45 50만원이다. 광명 자이더샵포레나보다 분양가가 2억원가량 비싸다.

키즈카페
스터디존

 

▲더샵 신문그리니티= 포스코이앤씨는 경남 김해시 신문1도시개발구역 A7-1블록에서 ‘더샵 신문그리니티’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29층, 10개동 전용면적 84~102㎡ 총 1146가구 규모다. 전용면적별로는 84㎡ 652가구, 102㎡ 494가구로 전 가구가 중대형으로 구성됐다. 김해 장유·율하 권역 최초로 조성되는 테라스형의 게스트하우스와 냉온탕 사우나를 필두로 작은도서관(북카페),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필라테스·GX룸 등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김해시의 새로운 주거타운으로 형성되고 있는 신문1지구에 들어선다. 신문 1지구는 총 2902세대가 조성되는 도시개발구역으로, 인근 장유신문지구와 무계지구, 김해관광유통단지, 신문·무계 입주단지 등 주거시설 조성이 완료되면 일대가 약 1만5000여 세대에 달하는 신도시급 신흥주거지로 기대되는 지역이다. 

단지 강점으로는 풍부한 인프라가 꼽힌다. 반경 1㎞ 내에는 김해 최대 규모의 김해관광유통단지가 위치하고 있다. 김해관광유통단지에는 김해롯데워터파크의 놀이시설과, 롯데아울렛, 농협하나로클럽 등 쇼핑시설이 마련돼 있다. 향후 테마파크와 쇼핑몰, 콘도, 호텔 등 추가적인 인프라 확장을 통해 지역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 좌측에는 초등학교 부지가 계획돼 있어 자녀의 안전한 통학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갑을장유병원, 롯데마트 장유점, 장유재래시장 등도 이용에 용이하다. 


새로운 
주거타운

교통 환경도 우수하다. 신문1지구는 대도시인 부산과 창원을 잇는 광역권 교통 요충지다. 차량 이용 시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과 남해고속도로 제3지선 및 장유IC, 서김해IC, 창원1,2터널, 58번 국도 등을 통해 창원 성산구와 부산서구 등 인접 주요 도시로 이동이 빠르다. 여기에 단지 인근 장유역을 지나는 부전~마산 복선전철이 빠르면 2024년 개통을 앞두고 있어 부산, 창원 등 인근 지역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예정이다. 

단지 약 1㎞ 내 위치한 장유여객터미널도 올해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장유여객터미널은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시외버스터미널로, 향후 이를 통해 서울과 수도권, 인천국제공항까지 편리한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연 디아이엘=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부산 남구 대연동 1619번지 일원에 ‘대연 디아이엘’을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6층~지상 36층, 총 3개 단지 28개동, 전용 38~115㎡ 총 4488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고층부에 스카이 라운지가 들어서고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 가능한 실내체육관이 마련돼 농구장,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등 각종 체육활동이 가능하다. 실내 인도어골프연습장 등도 들어선다. 

KB부동산시세 자료에 따르면 부산 북구 화명동의 ‘화명 롯데캐슬 카이저(5239가구)’를 제외하면 대연 디아이엘보다 큰 단일 아파트 단지는 보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남구에서는 지금까지 4000가구가 넘는 매머드급 아파트 공급이 드물었으며, 단일 아파트로는 이번 대연 디아이엘이 최대 규모나 마찬가지다. 또한 대연동 일대는 남구 내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여러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1만6000여 가구의 신흥 주거벨트로 탈바꿈하고 있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