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설 끓는’ 조국 총선 등판설

관악이냐 양산이냐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한동안 정치권 풍문으로 떠돌았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설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조 전 장관 본인의 행보부터 야권 인사들이 한두 마디씩 얹는 말까지, 그 주목도가 나날이 올라가고 있다. 민주당은 복잡한 손익 계산에 들어갔다. 일각에선 일찌감치 조 전 장관의 의중을 확신하고, 이미 출마 지역구를 논하고 있다.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일 SNS에 남긴 글귀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고 왔다며 함께 찍은 사진 여러 장을 함께 올렸다. 게시글에 문 전 대통령과 함께한 이력을 빼곡하게 적기도 했다.

논의 중?

정치권은 이 같은 조 전 장관의 행보를 사실상의 출마 선언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조 전 장관의 출마를 전제로 한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야권 내부에선 긍정·부정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여권은 외려 환영한다며 비꼬고 있다.

흔히 ‘강경파’로 분류되는 친명(친 이재명)계서도 조 전 장관에 대한 거리두기 내지는 신중론이 대두된다. 강성 지지층의 단단한 결집을 이끌 것으로 보이지만, 반대로 중도층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지난 1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조 전 장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조 전 장관에게 주변에 있는 많은 분이 출마를 권유하기 시작한 건 좀 됐다. 윤석열정부가 보이는 검찰 독재의 대항마로서의 상징적인 성격 등 때문에 그렇다”면서 “몇 가지 전제조건은 있다. 제일 큰 전제조건은 민주당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나간다는 것이 모든 사람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지난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본인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더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들으며 현명하게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출마 반대 의견을 간접적으로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전략적으로 사전에 심사하고 고려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조 전 장관이 아직 재판도 끝난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비명(비 이재명)계는 ‘출마 반대’ 의사를 확연하게 드러냈다. 이원욱 의원은 같은 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서 “출마는 개인의 자유”라면서도 “법적으로 할 수 있다면 하는 건데 민주당에는 굉장히 큰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출마에 무게? 여야 각양각색 반응
서울대 파면 결정…결심에 부채질?

국민의힘 측은 오히려 조 전 장관 출마를 반기는 분위기다. 이 의원 말대로 민주당의 ‘조국 리스크’를 한껏 강조하면, 총선 전초전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계산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문재인정부 시절, 조 전 장관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은 민주당에 ‘불공정’ ‘내로남불’ 이미지를 덧씌웠다.

이는 곧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과 선거 패배로 귀결됐다.


국민의힘 장예찬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최고위원회의서 “민주당이 제 발로 다시 조국의 강에 빠지겠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다. 대환영”이라고 꼬집었다. 

그 다음 날 김종혁 전 비대위원은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조 전 장관의 출마를 “‘우나땡’ 곱하기 100”이라고 평했다. ‘우나땡’이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총선에 나오면 땡큐’라는 민주당 측 발언을 줄인 말이다.

이 가운데 이날 서울대학교는 조 전 장관을 교수직서 파면했다. 조 전 장관이 2019년 12월31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지 3년5개월여 만이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월 마무리된 1심서 관련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해당 재판은 검찰과 조 전 장관 양측이 모두 항소해 2심 재판 중이다.

서울대는 이날 오후 “교원징계위원회가 조국 교수에 대해 파면을 의결했다”고 공지했다. 파면은 정직·해임보다도 강한 수위의 ‘중징계’다. 

서울대는 파면 결정의 근거에 관해서는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조 전 장관의 변호인단에 따르면 징계위 회부 사유는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수수 ▲사모펀드 운용현황보고서 증거위조교사 ▲PC 하드디스크 증거은닉교사 등이다.

한다면 어디? ‘문재인’ 지역 거론
수도권 깃발 풍문도…가능성은?

변호인단은 서울대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서울대의 성급하고 과도한 조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교수의 기본적 권리를 지키고 전직 고위공직자로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즉각 불복해 결정의 부당함을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징계 절차가 확정되는 대로 교원소청심사, 행정소송 등의 불복 절차를 순차적으로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전 장관 측은 서울대 징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오히려 조 전 장관이 총선에 나올 명분이 강화됐다고 평가한다. 윤정부에게 탄압받는 ‘피해자’ 이미지가 더욱 부각됐다는 것이다. 또 돌아갈 곳을 모두 잃은 조 전 장관이 불가피하게 정치권에 진출하게 됐다는, 그럴듯한 ‘출마의 변’도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조 전 장관의 출마설이 무르익으면서 조 전 장관이 어느 지역구를 선택할지에 관한 전망도 줄을 잇고 있다. 

먼저 조 전 장관이 문정부의 대표 인사이자 문 전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위치한 경남 양산갑이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로 삼았던 부산 사상구가 물망에 올랐다.

특히 경남 양산갑은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 부산 사상구는 장제원 의원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 전 장관이 ‘문재인 적통’을 명분 삼아 탈환전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 사상구서 장 의원과 조 전 장관의 매치업이 성사된다면, 각각 윤 대통령의 최측근과 문 전 대통령의 최측근 타이틀을 가지고 ‘대리전’ 양상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장 의원의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조 전 장관이 이에 부담을 느끼고 고향인 부산 내에서 다른 지역구를 공략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수도권에서는 관악구 출마설, 종로 출마설 등이 돌지만 가능성은 비교적 낮아 보인다. 최근 조 전 장관이 관악구로 이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악구 출마설이 불거졌다. 서울대 출신이자 서울대 교수로 재직한 이력도 근거를 더했다.

변수는?

하지만 서울 관악구 내 모든 지역구는 현재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차지하고 있다. 후발주자이자 논란의 중심에 섰던 조 전 장관이 굳이 내부 경쟁·출혈이라는 잡음까지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정치 1번지’ 종로 출마설은 조 전 장관이 갖는 상징성서 기인한 점이 크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 내부서 관측되는 ‘조국 비토’ 기류를 볼 때, 민주당이 총선 국면서 조 전 장관을 전면에 배치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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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면죄부’ 역풍 맞은 중앙지검 막전막후

‘김건희 면죄부’ 역풍 맞은 중앙지검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도이치모터스 사건이 사실상 종결됐다. 항고가 남았으나 기소가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건희 여사에게 면죄부를 던져준 꼴이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특수통이 아닌 기획통 중심의 연말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갑작스러운 물갈이가 검사 ‘줄사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브리핑도 그렇고 결론 자체가 참담하다.” 서울중앙지검 한 검사의 말이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한 것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여사의 핸드폰과 주거지 압수수색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으나 법원이 기각했다며 거짓말 논란을 자초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수사 결론을 내놓은 데 이어 내부에 균열이 생기는 분위기다. 4년 넘게 맹탕 수사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연루된 김 여사를 수사한 건 4년6개월이 넘는다. 증거와 법리를 따져 불기소 처분했다는 입장이지만 면죄부를 던져줬다는 비판은 현재진행형이다. 검찰은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주가조작 범행을 간접적으로도 인식하지 못했다고 봤다. 그러나 관련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서 증거 확보 타이밍을 놓치고 엇갈리는 진술 등으로 인해 판단이 어려워졌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다. 이번 수사에 관여한 서울중앙지검 전·현직 검사장은 4명이다. 또 수사 실무를 총괄하며 일선 수사팀을 지휘한 부장검사도 4명이다. 이 사건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지난 2020년 4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김 여사 등이 가담했다’는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김 여사는 현직 검찰총장의 부인이었다. 같은 해 9월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검찰에 출석해 고발인 조사를 받았고, 이후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에서 반부패수사2부로 재배당됐다. 이듬해 8월, 수사팀이 재정비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내놓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 그해 6월,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확정된 것은 11월이다. 검찰은 2021년 12월 권 전 회장 등 일당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기며 사건을 일단락했다. 처분 대상서 빠진 유력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 여사에 대해 검찰은 “주가조작 가담 여부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지난 4월 총선서 야권이 압승하고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 필요성이 연일 거론되면서 수사가 진척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7월20일 김 여사에 대한 대면 조사가 이뤄졌지만, 최종 처분은 권 전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재판 선고 이후로 또다시 밀렸다. 앞서 김 여사는 검찰청사가 아닌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통령 경호처 부속청사서 비공개 방문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서 서울중앙지검이 이원석 전 검찰총장에게 사후 보고한 점이 알려져 ‘패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수사팀은 경호와 보안상 문제로 제3의 장소서 조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해명했으나 여타 사건의 피의자들과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는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4년6개월 수사하고 김건희 성역 인정한 꼴 “압수수색영장 법원 기각” 대놓고 거짓말 당시 검찰 안팎에서는 “사법부의 판단을 두고 보면서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건 정권 눈치 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검찰이 참고하겠다고 밝힌 서울고법 항소심 재판부는 김 여사와 유사한 ‘전주(錢主)’ 역할을 한 인물에게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특히 김 여사가 주식거래로 인한 손실 금액 상당인 4000여만원을 1차 주포에게 입금받은 내역, 2차 주포인 김모씨가 도피 중에 또 다른 사건 관계자에게 보낸 편지서 김 여사를 언급한 정황 등이 알려진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서 일각에서는 수사 결과의 공정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처분 전 수심위를 열어 외부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수사팀은 수심위 없이 차·부장급 검사, 일부 평검사 15명으로 구성된 레드팀의 검토를 거쳐 결론을 내렸다. 수사팀과 서울중앙지검의 지휘라인 모두 이 사건은 수심위를 열기에 적절치 않다는 일치된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최종적으로 김 여사에게 면죄부를 던져준 셈이다. 사건 처분 지연 이유를 묻자 수사팀은 “수사 종결을 위해 김 여사에 대한 대면조사가 반드시 필요했다”며 “여러 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지난 7월 가까스로 대면조사가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권오수 전 회장을 비롯한 핵심 관련자들은 일사천리로 기소했는데 유일하게 김 여사에 대해서만 소극적으로 일관했다. 수십명의 검사들이 투입돼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했다는 게 겨우 대면조사”라며 “과연 최선을 다한 수사였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검찰이 시간을 끌어온 게 제일 문제”라고 비판했다. 검찰이 시간을 끈 것보다도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거짓말을 한 사실도 문제로 떠올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지난 17일 브리핑서 “코바나컨텐츠와 도이치모터스 수사가 같이 진행돼 압수수색영장 같은 것에도 함께 범죄사실을 적었는데, 2020년 11월 김 여사 주거지, 사무실,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청구가 기각됐다”고 설명했다. 모르고? 알고도? 기각된 영장 혐의를 묻자 “코바나 사건이 주되긴 했지만 결국 코바나와 도이치는 같이 수사 중이었다. 압색영장에도 범죄 혐의가 같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도이치 사건으로도 영장 청구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지난 18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김 여사 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된 건 코바나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논란이 일자 “전달 과정의 오해였을 뿐 거짓 내용을 브리핑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브리핑서 ‘김 여사는 기본적으로 계좌주’라고 전제한 후 “계좌주 중 압색영장을 청구한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각된 영장에 도이치 사건 혐의는 없었다’고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던 만큼 브리핑이 부정확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검찰은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혐의에는 한 차례도 강제수사를 시도하지 않은 것이라 수사 의지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수사팀은 “10년 지난 사건이고 실효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수사팀 입장서 ‘거짓말 논란’은 억울했을 수 있다. 그러나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지 않은 건 수사가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소극적 수사로 꼽힐 수 있는 뼈아픈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검 한 검사도 “수사팀 내에서도 기소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었다. 코바나컨텐츠 영장이 기각되지 않았으면 도이치모터스 관련 추가 물증을 확보할 수 있었을 거라는데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애초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소극적으로 수사한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이 김 여사에게 지난해 7월 2차 서면 질의서를 보내고 지난 7월 답변을 받기까지 1년이 걸린 점도 의구심을 키웠다. 수사팀 관계자는 “서면 답변을 안 주면 (검찰이)어떻게 하느냐”고 했지만 대응이 미온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용산 갈등 후 이원석 배제 검찰의 판단으로 논란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명품백 사건의 경우 고발인인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 등이 검찰 불기소 결정에 불복하는 항고 의사를 밝혔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경우도 고발인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이 항고장을 접수한다는 계획이다. 또 공수처 수사와 야당 측의 김 여사 특검 발의 등은 아직 진행 중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과 ‘명태균씨 여론조사 비용 부담’ 의혹을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명품백 사건, 명씨 여론조작 등 총 13개 의혹에 대한 특검법을 발의했다. 다만 검찰 항고가 통계적으로 인용되는 비율이 10%로 매우 낮다는 점 등으로 볼 때 명품백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불기소 결론이 서울고검 등 이후 단계서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법조계는 내다보고 있다. 공수처가 인력 부족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점도 고려해 봐야 한다. 또 약 15년 전 벌어진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새롭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물리적인 한계도 안고 있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연말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어그러진 조직 내부를 점검하고 분위기 전환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 공석인 광주고검장과 부산고검 차장검사 등 지휘부 재편이 목적일 수도 있지만 특수통이 아닌 기획·관리에 능한 검사 위주로 조직을 꾸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심 총장은 취임 직후 이뤄진 인사에서 신봉수 고검장이 광주고검장서 대구고검장으로, 임승철 검사장이 부산고검 차장서 광주고검 차장으로 각각 이동시켰다. 검찰 내부에서는 고위 간부보다 중간 간부 인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5월 단행된 인사에서 사법연수원 38기 검사들의 부장검사 승진이 보류됐다. 올해를 넘기면 38기부터 1년씩 승진이 유예되는 탓에 인사 적체를 우려하는 검사들이 많다. 연말 고위 간부 인사 정권 수사 힘 빼기? 특수 지고 기획통 주류로…녹슨 칼 되나 명품백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팀 소속 검사들은 지난 인사에서 잔류해 이들의 승진·전보 인사 요인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단행된 검찰 인사 기조를 보면 특수통은 좌천되거나 주류서 제외됐다. 지난 5월 검찰 인사에서 특수통으로 꼽히는 송경호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부산고검장으로 전보됐고, 기획통에 가까운 이창수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다. 심 총장 취임식 당일 발표된 인사에서는 전국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에 기획통으로 불리는 구승모 검사장이 임명됐다. 향후 인사에서도 이런 ‘관리형 인사’ 기조가 반영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나 이 전 검찰총장과 가까웠던 정통 특수통들이 인사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심 총장의 연말 인사 전후로 사직서를 던지는 중간 간부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미 사직서를 쓰겠다고 말한 부장급 간부도 있다. 특수통 외면은 이미 6개월 전부터 시작됐다. 특수통이 외면받게 된 이면에는 대통령실 및 김 여사 관련 수사에서 힘을 빼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한마디로 정권에 위협이 될 만한 칼을 미리 부러뜨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이 전 총장과의 갈등 직후 특수통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게 복수의 검찰 관계자의 말이다. 구권력 신권력 윤 대통령과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는 한 변호사는 “여권이 친한(친 한동훈)과 친윤(친 윤석열)으로 나뉜 것처럼 검찰 내부도 구권력과 신권력 간의 충돌이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난다. 중앙지검이 김 여사를 불기소하면서 불만이 쌓인 검사들이 상당히 많다”며 “지금 상황서 특수통을 중용하는 건 당연히 좋은 선택이 아니다. 심 총장이 고위 간부와 중간 간부 대부분을 기획과 정무 감각이 뛰어난 이들로 꾸릴 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차후 있을 인사에서 내치면 반골 기질이 있는 특수통들이 가만히 있겠나. 특수통들은 항시 정권의 심장을 겨눠왔다. 지금 용산이라고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