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대한축구협회 헛발질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23.04.11 15:20:10
  • 호수 14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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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책골 넣고 스스로 레드카드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축구협회의 헛발질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대한축구협회의 헛발질은 결국 사면 철회로 끝났다. 자책골 넣은 임원진만 ‘레드카드’를 받은 모양새다. 그래도 여전히 여론은 싸늘하다. 돌이킬 수 없는 형국이다. 협회는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열린 이사회에서 비위 사실이 있는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에 대해 징계 사면을 결정했다. 

사흘 만에…

킥오프 한 시간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발표하는 등 기습적이었다. 대상자 중에는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최성국 등 48명도 포함돼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당시 협회는 “지난해 달성한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축구계의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해 사면을 건의한 일선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 오랜 기간 자숙하며 충분히 반성을 했다고 판단되는 축구인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팬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여기에 대한체육회는 관련 협조 요청이나 유권 해석 요구가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프로축구연맹도 해당자들을 사면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협회는 결국 무리수나 다름없었던 승부조작 가담자 등 징계 사면 결정을 사흘 만에 스스로 뒤집었다. 지난달 31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지난달 28일 이사회서 의결한 축구인 100인 징계 사면 건을 전면 철회하기로 했다.

임시 이사회에는 재적 이사 총 29명 중 현장 참석자 24명, 온라인 참석자 3명 등 총 27명이 참석했다. 이사회는 약 45분 만에 끝났다. 축구계와 협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상당했기에 사실상 전면 철회라는 정답을 정해놓은 상황이었다.

프로축구 승부조작 ‘기습 사면’
월드컵 16강 진출과 무슨 관계?

이사회는 “승부조작과 같은 중대 범죄행위에 대한 징계를 다룰 때는 더 깊이 고민하고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어야 하는데, 생각이 짧았으며 경각심도 부족했다”며 “잘못된 결정으로 축구인, 팬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앞으로도 승부조작이나 폭력, 불법금품수수 등 위법 행위는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예방 장치를 강화하고 교육에도 더 힘쓸 것이다. 사면 결정 이후 협회를 향한 따가운 비판과 질책을 겸손하게 수용하고 분발의 계기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지들이 뭐라고 맘대로 사면을?’<kims****> ‘16강이랑 승부조작이 무슨 관계가 있나요? 진짜 어이가 없네요’<gunw****> ‘축구가 지네 거야? 끼리끼리 모여서 쇼하고 있네’<ychk****> ‘썩을 대로 썩어서 더는 못 썩겠네’<hjk0****> ‘기습적으로 사면한 거 보면 반대 여론 일어날 것을 뻔히 알고 있었다는 거다. 대체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cs2k****>


‘니들이 왜 사면을 해줘? 누가 보면 축협이 대통령인 줄 알겠네’<dark****> ‘요즘 정치인들도 이렇게 안 한다. 겁을 상실했나? 감사로 좀 털어줘라’<jinw****> ‘청문회도 해야 한다’<ston****> ‘애초에 사면 얘기가 왜 나온 거냐? 사면해주고 무슨 짓 하려고 했어? 이건 후속 조사가 필요하다’<bl02****>

비판 거세지자 전면 철회
부회장·이사진 전원 사퇴

‘범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려하다니…검찰은 뭐합니까? 승부 조작한 사람들 풀어주는 협회 문제 있지 않나요?’k<kh9****> ‘정신을 차리려면 아직 멀었다’<gimd****> ‘화난다. 선한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사건이다. 축구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국민들을 호구로 보냐?’<cjc7****> ‘무서운 게 없는 집단인가?’<mac9****>

‘월드컵 영향으로 K리그 좀 관심을 끄나 한 시점에…’<rlax****> ‘K리그 이젠 완전히 안 볼 듯’<java****> ‘승부조작은 스포츠에서는 절대 용서하면 안 되는 최악의 범죄다. 우리는 축구를 보고 싶은 거지 드라마를 보고 싶은 게 아니다’<lyk3****> ‘팬들이 외면해야 정신을 차리지’<samj****>

‘마약을 해도 용서가 된다. 음주운전을 해도 용서가 된다. 불법적인 일을 반복적으로 해도 용서가 된다’<ejqn****> ‘우리나라 축구는 미래가 없겠구나’<pshs****> ‘열심히 죽어라 뛰는 선수들은 허수아비냐?’<sejh****> ‘이러니 선수들이 국대하기 싫어하지. 김민재 이해가 된다’<fcan****>

후폭풍

‘스포츠맨십? 개나 줘라’<kgb1****> ‘협회장도 물갈이해야 된다’<pure****> ‘공소시효 이상 마음고생 했으니 이젠 너그럽게 용서합시다. 그들도 한때는 축구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 인정해주고, 두 번 다시는 사악한 짓거리 하지 말 것을 바라며 통 크게 용서합시다’<kyk1****>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몽규 축협 회장만 남았다

승부조작 선수 등을 기습 사면한 논란과 관련해 대한축구협회 임원진 전체가 물러나기로 했다.

축구협회는 협회 부회장단과 이사진 전원이 지난 4일 일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협회 정관에 따라 선임된 임원이 사퇴서를 제출하면 수용 여부에 상관없이 사임한 것으로 간주한다.

박경훈 축구협회 전무이사는 “협회 실무 행정을 총괄하고 있는 전무로서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반성했다. 지난 금요일 임시 이사회 이후부터 다수의 이사분이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징계 사면 사태에 대해 부회장단과 이사진 모두 큰 책임을 느끼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음을 재확인했으며, 전원이 사퇴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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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