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백운비의 천기누설 - 윤의 3인방 신년운

오복 타고난 정권실세 누구?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제20대 대선이 치러진 지도 어느새 열 달이 지났다. 윤석열정부는 햇수로 집권 2년 차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정부 출범 때부터 불거진 인사 논란이 지금까지도 뜨겁다.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청문회 때부터 숱한 논란과 야당의 맹공에 직면했던 이들이 여전히 정부 요직을 지키고 있다. 이른바 ‘윤의 남자들’이다. 과연 올해는 어떨까.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이 이들의 신년운을 내다봤다. 

<일요시사>는 이달 초 서울 종로구 종로5가에 위치한 백운비역리원을 찾았다. 이날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생년월일과 관상을 바탕으로 이들의 신년운을 살폈다.

‘인지재입’ 한덕수

백 원장은 한 총리의 관상에 대해 설명했다. 백 원장에 따르면 한 총리는 전형적인 선비형, 자(字)형이다. 타고난 운을 보면 ‘외유내강’으로 생산력·추진력·집착력의 삼강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실제로 한 총리는 학창 시절 수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호남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뒤 서울 경기고등학교에서 유학했다. 이어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진학하면서 이른바 ‘KS라인(경기고-서울대 경제학과 졸업)’에 합류했다. 

이후 서울대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며, 1979년과 1984년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백 원장은 한 총리에 대해 “인지재입(人之才立)형이라 인재가 많이 모이고 만인의 스승으로 불리울 만큼 인의예지력을 모두 다 갖춘 보기 드문 큰 인물의 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신양명에 군신상회 운”이라고 덧붙였다. 군신상회란 임금을 마주보는 신하, 즉 재상을 이르는 말이다.

백 원장은 “왕은 아니나 왕의 다음 가는 신하라는 뜻이니, 총리 자리가 입신양명의 한계”라고 부연했다.

한 총리는 전형적인 ‘경제통’ 관료로 공직자로서 입지전적인 이력을 쌓아왔다. 그는 관세청을 거쳐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각종 국장직을 역임했다.

김영삼정부 들어 대통령비서실 산업담당 비서관을 거친 뒤, 다시 상공부로 복귀해 기획관리실장, 통상무역실장 등을 맡았다. 당시 한 총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추진, 대일 무역 규제 해제 등 굵직한 현안 처리를 주도했다.

48세에 차관으로 승진한 뒤 특허청장, 통상산업부 차관 등을 거쳤다. 김대중정부에선 대통령비서실 수석 비서관으로 임명됐고, 노무현정부에선 국무조정실장·부총리 겸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국무총리 등을 역임했다. 

한 총리는 이명박정부서 맡았던 주미대사를 끝으로 40여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짓는 듯했다. 그런데 지난해 윤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며 10여년 만에 공직 복귀를 타진했다. 당시 윤정부는 한 총리의 높은 경제적 식견과 다양한 국정운영 경험에 주목했다.

한덕수, 선비 관상…만인의 스승 사주
“총리직 올해 후반~내년 초까지 할 듯”


한 총리가 호남·진보 정권 출신이라는 점에서 ‘국민 통합’이라는 명분까지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한 총리는 지명 직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야당의 비판·사퇴 요구에 시달려왔다. 론스타 관여 의혹·저축은행 사태 책임론을 제외하면 대부분 본인의 실언에서 비롯된 논란이었다. 이를테면 지난해 9월,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 도중 불거진 영빈관 신축 문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논란에 대해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답해 ‘식물 총리’ 비판을 자초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직후인 지난해 11월1일에는 외신 기자회견에서 수차례 농담을 던지며 답변했다가 여론이 악화되면서 뒤늦게 사과했다. 특히 지난달엔 ‘참사 희생자 2차 가해 논란’ ‘합동 분향소 조문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사퇴 여론이 재점화됐다.

아울러 청문회 증인 채택 대상에 오르내리며 여야 갈등을 간접적으로 촉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숱한 논란에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신년 개각’을 단행할 것이고, 한 총리가 교체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신년 개각설을 일축했고, 한 총리 역시 자연스럽게 임기를 이어나가게 됐다.

백 원장은 한 총리가 당분간은 계속 국무총리직을 수행할 것으로 예측했다. 백 원장은 “(한 총리의)현직은 올해 후반기나 내년 전반기가 운의 한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총리는) 통관운이니 직분이 달라질 뿐, 관운은 평생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전화위복’ 이상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한 총리보다도 강한 사퇴 요구에 휘말렸다. 야권은 물론 여권 일부 인사까지 나서 이 장관의 결단을 촉구했다. 심지어 야권은 지난달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후 윤 대통령이 해임건의안 수용을 거부하면서 당시 협치 국면으로 흐르던 국회 분위기가 급랭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예산안 처리와 국정조사 개시가 기약 없이 미뤄지는 계기가 됐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유독 총애받는 내각 핵심 인사로 꼽히지만, 국회에서는 비토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 평판이 크게 엇갈리는 이 장관의 특성은 그의 관상에서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백 원장은 “이 장관이 관상이 호감 가는 상은 아니나, 덕상”이라며 “타고난 팔자가 모두 좋은 건 아니지만, 천부적이고 높은 재능과 남다른 대운이 함께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고 밝혔다.

1965년 전북 익산시에서 태어난 이 장관은 서울 충암고에서 유학한 후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했다. 1960년생으로 충암고·서울대 법대를 나온 윤 대통령의 ‘직속 후배’다. 이 장관과 윤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상당히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장관은 대학교 4학년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시험과 사법연수원 성적을 합산했을 때 임관 서열 2위에 올랐다. 그는 1992년 판사로 임용됐다. 이 장관은 서울형사지방법원 부임을 시작으로 대법원 재판연구관에 이르기까지 약 15년간 공직생활에 몸담았다.

퇴임 이후로는 ▲국민은행 로또 이익분배금 사건 ▲고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삼성생명 주식 처분 사건 ▲삼성전자-애플 아이폰 디자인 특허 사건 등 굵직한 민사소송을 맡아 변론했다. 

이상민, 팔자·재능이 모자란 관상 채워줘
“뒷심 부족…빠른 눈치 필요, 새것 취해야”

정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시기는 2012년이다. 당시 이 장관은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간사를 맡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제18대 대선에서 박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전문위원으로 임명됐다.

박근혜정부 출범 뒤엔 2013년 민주평통 자문위원, 2014년 방통위 보도교양방송특위 위원 2015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연이어 맡았다.

이 장관은 2017년 문재인정부 출범에 맞춰 물러났다. 이후 변호사로 다시 활동하던 중, 제20대 대선에서 윤 대통령의 ‘살리는 선거대책위원회’ 경제사회위원장직을 맡았다. 인수위에 합류한 그는 지난해 4월 행안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


지명 직후부터 각종 논란이 불거졌다. 야권은 ▲아빠찬스 논란 ▲위장전입 의혹 ▲상습 체납 논란 ▲배우자 번역비 논란 등을 앞세워 총공세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 장관이 위장전입 등 일부 의혹을 인정했음에도 임명을 강행했다. 이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행안부 내에 ‘경찰국’을 신설해 정부의 경찰 통제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입길에 올랐다.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일선 경찰들의 단체행동을 ‘쿠데타’라고 명명하거나 “경찰대 제도는 불공정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면서다. 이 장관은 직접 초대 경찰국장으로 지명한 김순호 경찰대학장이 ‘프락치 의혹’에 휩싸이자 덩달아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후 10·29 참사가 발생하면서 이 장관 책임론이 강하게 일었다. 취임 후 줄곧 ‘경찰 통제력 강화’를 주장해온 만큼, 경찰의 부실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관리 책임이 강화된 행안부 장관에게 향한 것이다. 

그러자 이 장관은 “행안부 장관에게 경찰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고 밝혀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이는 앞서 경찰국 신설을 강행하던 시절 이 장관이 “정부조직법에 따라 행안부 장관은 경찰을 지휘·감독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던 것과 상충되는 발언이다.

참사 직후에는 “(사고 현장에)특별히 많은 인원이 몰린 것은 아니었다”거나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고 발언했다가 사흘 만에 사과했다. 

사퇴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이 장관이 <중앙일보>에 “누군들 폼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며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정치권에선 이 장관의 사퇴설이 수차례 불거졌다. 하지만 이 장관은 여전히 직무를 수행 중이다. 백 원장은 이 장관의 거취에 관해 “현직은 길게 갈 것은 아니다. 당장은 물러나지 않겠지만, 음력 5월 전에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년운에 대해선 “(이 장관이)담력과 뒷심이 약하다. 도전과 강한 배짱이 요구되며, 추진력을 더하면 금상첨화다. 기회는 자주 오나 늦추면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변화의 운이니 제2의 준비가 우선이다. 아울러 처음보다 후가 좋으니 전화위복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빠른 재치와 눈치, 깨달음의 지적 행동이 요구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신성대기의 운이니 밀린 재고를 정리하듯 버리고 새것을 취해야 한다. 선택이 곧 바른길이며 운명적 순리다. 후반에는 폐허를 옥토로 만드는 값진 운세이니 좋은 변화가 기대된다”고 조언했다.

‘입신양명’ 한동훈

백 원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관상을 특히 호평했다. 백 원장은 “우선 (한 장관의)관상과 음성이 매우 좋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목소리가 다소 낮아 힘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관상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 명지의 화폭을 보는 듯한 최고의 귀품상이다. 음성은 맑은 물에 솟아오르는 청량수 같은 흔치 않은 특유의 음성”이라고 전했다.

백 원장에 따르면 한 장관에게는 복이 많다. 타고난 팔자(선천운)에 오복이 있는 데다가 천재형 재능이 함께한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한 장관은) 세상에 몇 안 되는 인재이자 기인”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의 사주에 대해 “관운은 물론 학계까지 모두 합류해 입신양명에 이어 큰 지도자의 위치에 오를 수 있다. 이를 통해 국가에 공헌하고 가문을 빛내게 될 역사에 남겨질 큰 인물이 된다. 운이 빠른 변화에 장점이 많아 뜻밖의 급상승으로 주변을 놀라게 한다”고 설명했다.

1974년 강원도 춘천시에서 태어난 한 장관은 서울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강남8학군을 거쳐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했고, 졸업 전인 1995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한 장관은 2001년 서울지방검찰청(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초임 발령을 받았다. 이후 그는 법무부·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청와대 등 요직만을 두루 거치며 ‘특수통’ 검사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특히 검사시절 회계·비리 수사에 두각을 보이며 괄목할만한 성과를 자주 보였다.

관련 의혹 수사를 통해 SK·현대차·삼성 등 재계에서 내로라하는 총수를 모두 구속시킨 이력이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첨단 수사기법 도입에 앞장서고, 조직 내 정책 기획에도 두각을 보이며 ‘천재’로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는 검찰 내 특수통으로 함께 일하며 친분을 다졌다. 탄핵정국 이후 윤 대통령과 함께 ‘적폐 청산’ 수사에 기여해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영전했지만, 조국 사태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다 수차례 좌천됐다.

한동훈, 아주 좋은 관상…복과 재능 모여
“올해 운 바뀌는 분기점, 완성된 계획부터”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 하마평에 오르며 중용이 예견됐다. 그러나 이 같은 예상을 뛰어넘고 한달음에 법무부 장관에 지명됐다. 지명 직후부터 검수완박법, 문재인정부 수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 등과 관련해 야권과 숱한 대립 구도를 형성했다. 

야권 견제가 강해지는 만큼, 한 장관의 여권 내 입지는 자연스레 올라갔다. 한 장관은 결국 차기 대권주자로 언급되는 것을 넘어 지난해 말에는 오는 3월로 예정된 당 대표 선거에 차출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당시 대표적인 반윤(반 윤석열)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의 지지세가 두드러지는 것에 반해 친윤(친 윤석열) 주자 중에는 마땅히 두각을 드러내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얼마 뒤 윤 대통령이 이를 직접 부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기 차출설은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한 장관이 내년 총선이나 차기 대선에 나서는 등 결국 정치권으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에는 큰 이견이 없다. 실제로 한 장관은 당내 주류세력으로 발돋움한 친윤계의 핵심 지지층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백 원장은 “(한 장관은)올해 운이 바뀌는 분기점이라 혼동하기 쉬우니, 이미 완성된 설계나 계획부터 서둘러 단행할 것”을 조언했다. 아울러 “항상 범위를 크게 잡고 빠른 변화와 개혁에 주력하는 특유의 감각과 판단력으로 신속 정확의 신기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백운비 원장은?

5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학문 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외길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된 나이에 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 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역학에 대한 그의 학문적 깊이를 알 수 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 사법을 전공하는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서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에 대한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운>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