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젊은 정치인’ 국민의힘 김재섭 당협위원장

“이준석, 총의 모이면 돌아온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젊은 세대 위하는 척 하지 말라.” 국민의힘에서 밀고 있는 MZ세대 챙기기에 김재섭 도봉갑 당협위원장의 뼈있는 한마디다. 정치권에서 꾸준히 청년을 위해 뭔가 하겠다고는 하지만 젊은 세대는 도무지 호응하지 않는다. 김 위원장은 기득권 세력이 이젠 권력을 내려놓고 젊은 세대에게 길을 열어줘야 할 때라고 본다.

국민의힘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의 목표는 내년 총선 당선이다. 자타공인 헬스부 장관으로 유명한 인물이기도 하다. <일요시사>는 김 위원장을 만나 이준석 전 대표의 복귀, 정치 현안, 정치인으로서의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리위가 김철근 정무실장 재심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실장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징계는 불경죄로 다스렸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가 1차 징계를 받았을 때 징계 근거는 증거인멸 교사다. 마찬가지로 징계받은 김 실장의 사유도 증거를 인멸하려고 했다는 부분이다. 현재 경찰 수사에 의해서 혐의 없음으로 밝혀졌다. 김 실장이 이번에 윤리위 징계 재심 청구했을 때 기각할 게 아니라 각하했어야 한다. 내지는 윤리위가 징계를 철회했어야 한다고 본다.

-이 전 대표가 책을 다 썼다고 전해진다. 최근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출판기념회도 참석했다. 공식적인 활동을 다시 재개하는 것인가?

▲이 전 대표가 결혼식 등에도 참석하고, 초청, 행사 일정에는 대부분 개인 자격으로 참여한다. 아직까지는 공식적인 정치활동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본인 스스로도 아직 다잡아야 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정치에 대한 고민은 꾸준히 하고 있다. 정당개혁 고민을 하고 있고, 정당이 아직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어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중이다. 여러 사고와 실험을 끊임없이 한다. 


차기 당 대표 뚜껑 열어봐야 알 수 있어
“젊은 층 젊은 척하는 걸 가장 싫어해”

-언제쯤 다시 등판할 것으로 보는지

▲아직까지 그런 이야기는 없다. 그러나 이 전 대표의 재등판은 본인의 의지에 달린 게 아니라 유권자의 의지에 달려있다. 이쯤에 돌아온다는 타이밍을 재기보다는 어느 순간 유권자가 보기에 이 전 대표가 어느 선거를 맞닥뜨렸을 때 총의가 모이면 그때가 등판 시기다. 

-이 전 대표의 잠행 후 청년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실종됐다

▲청년의 목소리는 원래 수면으로 드러난 적이 없다. 이 전 대표 덕분에 굉장히 이례적으로 젊은 사람이 목소리를 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정치적인 메시지를 냈는데 이 전 대표가 청년이었을 뿐이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 전후로 꽤 많이 달라졌다. 여기서 끝나면 의미가 없다.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담론을 정치권으로 가져오는 역할을 조금씩 하려고 시도 중이다. 

보수당에서 늘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넘어갔던 언더 도그마 문제, 전장연 문제도 이 전 대표는 굉장히 불편한 주제임에도 들고 나왔다. 이런 것들을 보면 기성 정치인과 달리 확실히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목소리를 냈었다. 체육정책과 관련된 것도 그랬다.

정치권에서는 관심 없는 마이너한 이슈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정치권으로 가지고 올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보인다. 지금은 이 전 대표라는 큰 매개체가 사라져 폭발력이 다소 사라졌지만 과거 국민의힘이 내지 못했던 담론들이 정치권으로 계속 수혈되는 상황은 만들어지고 있다.


-국민의힘도 최근 MZ세대를 강조하고 나서는 모양새다

▲젊은 세대는 ‘젊은 척’하는 걸 제일 싫어한다. 대선 기간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틱톡을 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힙합 모자를 썼던 게 기억난다. 그렇다고 젊은 세대가 그들에게 힙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미국 상원의원인 버니 샌더스에게는 버니 브로스라는 젊은 세대 지지층이 있다.

굉장히 나이가 있는 정치인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이유는 ‘젊은 척’하거나 ‘위하는 척’하지 않아서다. 젊은 세대는 이해하는 척하는 순간 반감을 가진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길을 열어줘야 한다. 살펴보면 연금 문제, 노동 문제도 기성세대가 움켜쥐고 있는 것들이다. 말로만 청년을 외친다고 해서 청년을 위한 정책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 

국민공감 공천받기 위한 모임
국민 의사 모으는 정치인 목표

-권성동 의원,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청년을 위한 메시지를 내놓는다

▲기득권을 내려놓는 메시지를 내면서 미래세대를 이야기해야 말이 된다. 앞서 말한 연금개혁 같은 것은 젊은 세대가 정말 좋아하는 주제다. 그런데 기성세대 정치인들이 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 이유는 기득권자들의 표를 뺏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성 정치인들의 역할은 단순히 구호를 외치고 MZ를 위한다며 외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주호영 원내대표에 대한 평가는?

▲최근 대법관이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야당이 반대를 많이 했었는데 통과됐다. 이 가운데 주 원내대표의 역할이 제법 있었다고 전해진다. 윤 대통령이 거기에 대해 신뢰를 보냈던 것 같고 이후 MZ세대와 수도권 이야기를 했던 것을 보면 윤 대통령과 충분한 소통도 있어 보인다.

아직까지는 당내에서 주 원내대표를 흔들거나 하지는 않고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항상 우리가 정말 실세야라는 메시지를 직간접적으로 낸 것으로 본다. 

-국민공감(전 민들레)이 새로 출범했다. 계파 갈등이 우려된다는 말들이 나온다

▲권성동·장제원 의원은 빠졌다. 나 역시 작년까지 비대위를 하면서 의원 모임을 굉장히 많이 봐왔다. 처음에는 떠들썩하다. 하지만 여기에 크게 의미를 두진 않는다. 대개는 선거에 맞춰 모임이 생긴다. 늘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새롭지 않은데, 참여 인원을 살펴보면 진짜 공부 모임인지, 이름을 걸쳐놓고 공천을 받겠다는 것인지 알 수 있다. 

-차기 당권주자들의 연대도 주목할 부분이다


▲당 대표 선거를 비롯한 모든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지난해 이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된다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다. 출마하니까 판이 달라졌다. 당시에도 단일화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나왔다. 이 전 대표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굉장히 높게 나와서다.

그런데 결국 정치적인 이유로 불발됐다. 당권주자를 살펴보면 원내대표 이상급의 인물들이다. 결국 전당대회도 어떤 후보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역학관계는 엄청나게 바뀐다. 지금 상황에서는 후보를 정리하는 게 연대나 단일화로 볼 수 없다. 교통정리하는 수준이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당협 정비·당무감사를 진행 중이다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당무감사를 하는 게 비정상적이긴 하다. 왜냐면 비대위가 얼마나 갈지 모르기 떄문이다. 2말3초(2월 말이나 3월 초경)에 전당대회 이야기가 나오는데 지금부터 당무감사를 해도 빡빡한 일정이다. 전국 253개의 당협을 다 검토하고 부족한 곳을 채우려면 여러 날이 소요된다. 

당이 비상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차기 전당대회까지 준비한다? 사실 이게 맞냐는 의문이 따르지만 우리 당은 당무감사를 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런 의미에서 통상적인 절차라고 볼 여지도 있다. 어차피 전대가 치러지고 당 대표가 바뀌면 또다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협위원장으로서 그 시기가 옳다 아니다라는 비판할 수 있지만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열심히 준비할 예정이다. 

-정치인으로서 목표는?


▲가장 앞에 둘 스펙은 총선에서 당선되는 일이다. 정치적인 철학을 세상에 선보이기 위해서는 말로만 하면 안 된다. 단순히 지역관리를 잘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원내에 진입하고 입법권을 가진 정치인이 돼 생각을 법으로 관철시키고, 여론에 호소하면서 국민의 의사를 모으는 게 정치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미래를 위해서 미래 세대를 위한 메시지를 계속 내고, 제도개혁을 해보고 싶다. 특히 체육정책, 보건복지 패러다임 분야다. 지금까지는 치료에 방점이 찍혀 있는데 앞으로는 예방에 방점을 찍고 좀 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겠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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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