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지난 14일,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빈곤 포르노’ 발언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 일정 중 김건희 여사가 심장질환 아동과 사진을 찍은 것을 두고 “빈곤 포르노 촬영이다” “오드리 헵번을 따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난과 고통은 절대 구경거리가 아니고 그 누구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돼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12일(현지시각), 캄보디아 소재의 한국인이 병원장으로 있는 병원을 찾아 심장병 환자들을 위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여성에 대해, 그것도 영부인에 대해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라고 표현한 것 자체가 너무나 인격 모욕적이고 반여성적”이라며 “장 의원은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민주당은 장 의원을 당헌당규에 따라 조속히 징계하라”고 촉구했다.
장 최고위원의 최고위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즉각 과방위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긴급 성명을 통해 “반여성적 패륜 장경태 의원과 더 이상 얼굴을 맞대고 국정을 논의하는 것은 지극히 수치스럽게 생각하며, 즉각 과방위원직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의원은 청년과 여성, 인권 활동가들에게 수치와 모욕을 줬을 뿐만 아니라, 정쟁을 위해서라면 인권도 비하할 수 있는 추악한 내면을 내비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의 대표적인 청년 정치인으로 국회의원이 된 장 의원의 발언은 민주당의 민낯과 바닥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비꼬기도 했다.
또 “‘빈곤 포르노’라는 말은 영상이나 사진으로 인권을 유린한다는 말인데 장 의원의 발언 자체가 ‘빈곤 포르노’를 자행한 것”이라며 “오로지 윤석열정부의 트집잡기에 집착한 민주당은 국제적으로 망신스럽고 수치스런 업적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아울러 “책임의 근원인 민주당은 장경태 의원에 대해 최고위원직 박탈과 합당한 징계를 즉각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장 의원에 대해 국회의원의 품위 유지 위반(손상) 등을 이유로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
빈곤 포르노의 사전적 정의는 ‘모금 유도를 위해 가난을 자극적으로 묘사해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영상이나 사진을 말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즉, 단순히 가난하거나 힘든 사람들을 찾아가 현장의 어려운 실태를 알리거나 위로 방문이 아닌 자극적으로 연출하고 어떤 특정한 목적으로 촬영하는 경우를 일컫는 단어다.
이는 해석하는 입장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빈곤 포르노는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상황을 자극적으로 묘사한 소설, 영화, 사진, 그림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그로 인해 동정심을 일으켜 모금을 유도하는 일을 말한다.
사실 빈곤 포르노라는 표현은 해외 및 국내 NGO(Non-Governmental Organization, 비영리단체) 등을 대상으로 과거부터 사용돼왔다.
상당수의 NGO 단체들이 아프리카 아이들의 빈곤과 가난에 허덕이는 영상을 촬영하거나 연출·편집한 후 이를 모금에 이용해 결국 자신들의 이익에 사용한 것이 밝혀지면서부터였다.
해당 단체들은 “자극적이지 않으면 모금이 되지 않는다”며 “연출이 없으면 짧은 촬영기간에 아프리카의 실상을 담기 힘들다”고 항변했지만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당시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계속 자극적인 이미지를 사용하면 사람들은 무감각해지게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볼 때 오히려 모금 시장 규모를 서서히 줄어들게 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