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중소기업 매출 찍던’ 미아리 텍사스촌 사라진 줄 알았는데...

[기사 전문]

대한민국 성매매 산업의 성장은 60-70년대 근대화와 그 궤를 같이 합니다.

이른바 ‘집장촌’은 90년대 초반까지 최고의 호황을 누렸는데, 그 한가운데에는 성북구의 ‘미아리 텍사스촌’이 있었습니다.

미아리 텍사스촌의 전성기 매출은 웬만한 중소기업 저리가라 할 수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남성들이 모여들었을’ 정도로 성황리였습니다.

그랬던 그곳이 몰락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2004년 ‘성매매피해자보호법’과 ‘성매매처벌법’, 통칭 ‘성매매특별법’의 제정이었습니다.


그 즈음부터 청량리 588, 인천 옐로하우스 등 수도권 집장촌 대부분이 도시 재개발에 밀려나 축소되기 시작했고, 끝내 자취를 감췄는데요.

그렇다면 2022년 현재 미아리의 광경은 과연 어떨까요?


길음역 10번 출구 앞, 서울 집장촌의 대명사로 꼽히는 ‘미아리 텍사스촌’의 입구가 있습니다.

골목길의 초입은 영업 중이라 믿기 힘들 정도로 을씨년스러웠습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이 일대를 관리하는 소위 ‘이모’들의 모습이 속속 눈에 띄었지만, 이른 저녁에도 특유의 적막함이 골목 내부를 감돕니다.

미아리 텍사스촌 전체를 관리하는 곳은 바로 88번지에 위치한 ‘88세입자대책위원회’.

사무실을 찾았지만 관계자 한 명만 머물고 있을 뿐, 건물 내부는 골목과 마찬가지로 한산했습니다.


<일요시사>는 몇십년간 미아리 텍사스촌을 지켜왔다는 관계자에게 최근 현황을 물었습니다.

과거 종로3가 집장촌 ‘종삼’이 철거된 이후, 갈 곳 없던 종사자들의 발길은 미아리로 향했습니다.

그 때문에 90년대에 이르러 미아리 텍사스촌의 가게 수는 어림잡아 300개 이상, 임대료는 700만원을 훌쩍 넘어섰는데요.

하지만 30년이 지난 현재 텍사스촌 골목의 임대료는 약 100만원에 불과합니다.

가게 수는 70~80개가량으로 감소했고, 그마저 제대로 영업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성매매특별법으로 인해 업계 전반이 위축된 데다가 경찰 단속을 피해 ‘오피스텔 성매매’ 등 음성 업소가 늘어나며 여성 인력이 대거 빠져나간 까닭도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영업이 유지되려면 적어도 하루 10명의 손님을 받아야 하는데, 여성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금으로서는 힘든 상황.

오히려 업주들이 여성들에게 읍소하는 상황인 데다가 이들의 평균 나이는 40-50대로 상향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30년 전 추억을 회상하려 미아리 텍사스촌을 찾았다가 깜짝 놀라 도망치는 손님도 있습니다.

다만 미아리 텍사스촌은 ‘코로나 침체’가 아닌 ‘코로나 특수’를 누렸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식당의 영업시간이 저녁 9시로 제한되자,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려는 사람들이 텍사스촌 골목으로 모여든 것입니다.

하지만 잠시 활기를 찾았던 골목은 거리두기 해제 이후 다시금 침체됐고, 업주들은 현재 하루하루 영업하며 철거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텍사스촌 재개발’은 십수년간 시행되지 못한 성북구의 ‘숙원사업’에 해당합니다.

하월곡동 일대가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건 지난 2008년.

하지만 14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텍사스촌은 한산할지언정 건재했는데요.

텍사스촌의 정식 철거 시기는 내년으로 잡혀 있었지만, 성북구청과 재개발조합의 소통 오류로 일정이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성북구청에 문의해봤지만 제대로 된 답변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골목 종사자들은 재개발조합에 ‘이사비’와 더불어 소정의 ‘영업보상비’를 요구 중에 있습니다.


관계자는 “결국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40여년 역사의 서울 집장촌, 미아리 텍사스촌의 시한부 끝물 영업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총괄: 배승환
취재&기획: 김민주/강운지
촬영&구성&편집: 김희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