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판이 바뀌고 있다

불확실성이 팽배한 부동산 시장에서 수익형 부동산이 뜨고 있다. 금리 인상에도 시중 유동성은 증가하고 있는데다 한발 빠르게 움직이는 투자자들 역시 주택보다는 상가, 오피스,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수익형 부동산의 투자 트렌드를 살펴보면 상가·오피스는 소형화, 오피스텔은 대형화 추세다. 먼저 상업용 부동산 시장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1~2인 가구 등 소형 가구 형태가 늘어나면서 가파르게 성장한 배달시장이 상가 시장의 판도를 뒤바꾸고 있다.

거리두기 완화
소비심리 회복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가 완화되고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상가 투자에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소형 상가 투자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대형 상가에 비해 적은 초기 자본으로 투자 가능해 진입장벽이 낮으며, 매장 운영에 들어가는 인건비와 관리비 또한 저렴하다. 

식음료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배달전문상가’가 등장하고 있다. 접근성이 높지 않아 선호도가 낮았던 지하와 2층 이상의 상가도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크게 변화한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도 소형 상가 투자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과거 소비 트렌드는 대규모 프랜차이즈 상가가 이끌었다면, 현재 소비자들은 규모가 작아도 특색을 갖춘 상가를 선호한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외식업 매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테이크아웃 매장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배달 시장의 경우 역대급 호황을 맞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오피스 시장에 소형화 바람이 불고 있다. 스타트업이나 베이비부머 창업 등 1인 창조기업(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소형 사무실을 찾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1년 1인 창조기업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1인 창조기업 수는 2017년 40만2612개에서 2018년 42만7367개, 2019년 45만8322개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오피스 규모도 점차 소형화되면서 섹션 오피스와 라이브 오피스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라이브 오피스와 섹션 오피스는 각각 업무와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점과 사용자가 원하는 크기로 분양받을 수 있는 모듈형 설계가 적용된 것이 특징. 여기에 회의실, 라운지 등 커뮤니티 시설을 공유할 수 있어 비용 절감과 실사용 공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상가·오피스 소형화…오피스텔 대형화
수익형 부동산 투자 트렌드 양분화 뚜렷

오피스텔의 경우 반대로 대형화 트렌드가 추세다. 오피스텔이 소형 아파트 대체제로 각광을 받고 있어서다. 실제 올해 수도권에서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는 분양 물량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형 아파트의 대안으로 중대형 오피스텔의 가격이 뛰고 청약 경쟁률도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올해 수도권에서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전용 60㎡ 이하 아파트는 총 1만7758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일 면적 물량이 9만5422가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81.39% 감소한 수치다. 올해 분양 물량은 지역별로 경기 1만2188가구, 서울 4725가구, 인천 845가구다.

분양 업계는 수요 대비 소형 아파트 공급이 크게 부족해졌다고 분석한다. 소형 아파트의 주 수요층은 2~3인 가구인데, 통계청 인구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2~3인 가구는 2020년 기준 전체 가구의 약 48%를 차지했다. 수도권 2가구 중 1가구는 2~3인 가구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면적과 평면이 유사해 소형 아파트의 대체 상품으로 통하는 중대형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은 날로 치솟고 있다.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일원에 분양한 오피스텔 ‘덕은DMC 에일린의 뜰 센트럴’은 210실 모집에 총 9117건이 접수돼 평균 43.4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경기도에서 분양한 아파트 1순위 최고 경쟁률(47.99대1)과 비슷한 결과다. 해당 단지는 전 호실이 모두 전용 78~112㎡의 중대형 면적으로 구성됐다.

서울 영등포구 일원에 지난 4월 분양한 오피스텔 ‘여의도 현대마에스트로’ 전용 73~77㎡의 거주자 우선 경쟁률도 89대1에 달했다. 동일 모집군에서 소형 면적인 전용 25~27㎡는 31.71대1, 전용 47~51㎡는 22.41대1의 경쟁률에 그쳤다. 중대형 평형의 높은 선호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수도권 오피스텔 매매 가격도 중대형 위주로 강세를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서 지난 1년간(지난해 3월~지난 3월) 면적별 평균 매매가 상승률을 살펴본 결과 전용 61~85㎡ 이하가 10.44%로 가장 높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85㎡ 초과(9.98%), 40㎡ 초과 60㎡ 이하(5.31%), 40㎡ 이하(1.62%) 순으로 높았다.

비용 절감
효율성↑

중대형 오피스텔의 경우 개별 단지 역시 오름세가 뚜렷하다. KB부동산 시세 자료를 보면 서울 용산구 ‘래미안 용산 더센트럴’전용 77㎡의 지난 5월 매매가 시세는 13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월 10억8000만원 대비 2억7000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인천 연수구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전용 84㎡도 5억2000만원에서 7억4000만원으로 2억2000만원 올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 규제로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상가나 오피스의 경우 코로나와 1코노미(1인+이코노미) 유행으로 소형화가 추세를 이뤘다. 오피스텔의 경우 주거 기능이 강조돼 대형화 추세로 변화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투자에 임하는 게 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투자 트렌드가 반영된 수익형 부동산.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단지내 상가= 경기도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단지 내 상가’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과천지식정보타운 S6블록에 들어서며 지하 1층, 1개동, 11개실 규모다. 시공은 대우건설 컨소시엄(대우건설, 태영건설, 금호산업)이 담당한다. 

다 있는
자족도시

과천지식정보타운은 주거·상업·업무·교육시설을 모두 갖춘 자족도시로 조성되고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아파트 입주, 일자리 확충으로 인구 증가와 상권 활성화가 예상되는 곳이다. 실제로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분양한 상업시설들이 내정가 대비 높은 낙찰률을 기록하며 분양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데다 오는 2025년 지하철 4호선 과천지식정보단지역이 개통할 예정으로 일대 상가들의 미래가치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아파트 504세대 입주민 고정 수요를 독점하고 인근 타 단지 입주민 수요를 흡수할 수 있어 보다 활발한 상권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단지 바로 옆에 초등학교와 유치원 부지가 예정돼 있어 학부모 수요는 물론 북측에 예정된 근린공원을 찾는 수요자들도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덕 지식공작소 더블유타워= 고덕국제신도시 지식산업센터 ‘고덕 지식공작소 더블유타워’가 분양한다. 지난해 분양 접수 2개월 만에 전 호실 분양 완료를 기록한 지식공작소 아이타워의 2차 현장이다. 

대지면적 7351.30㎡ (2223.77평), 연면적 4만5808.73㎡ (1만3857.14평), 지하 1층~지상 10층 규모로 지상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제조업에 특화된 드라이브인 시스템을 적용하고 지상 6층부터 10층까지는 소형 업무시설부터 중견기업까지 입주 가능한 섹션오피스 형태로 설계된 복합 지식산업센터다. 


1차 현장 대비 연면적 기준 약 148% 크기로 규모를 키웠다. 1차 현장인 아이타워와 공원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위치로 입지 가치도 동일하며, 입지 가치에서 가장 중요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도 반경 2㎞ 이내에 위치하고 있어 협력사들에게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6월 경기도에서 발표한 경기도 시·군별 청년 인구 이동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평택의 청년(15~39세) 순유입 인구는 1만1515명으로 집계됐다. 화성, 김포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평택시의 청년인구도 16만4000여명을 기록했으며, 시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입 사유의 ‘질’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타 지역의 주요 전입 사유가 주택인 반면 평택은 직업(39.4%)을 꼽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코로나·1코노미 유행
현명한 실전 투자법은?

 

 

▲힐스테이트 삼성= 현대건설은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일원에 ‘힐스테이트 삼성’을 분양한다. 지하 7층~지상 17층, 전용면적 50~84㎡ 총 165실 규모로 조성된다. 전 호실이 주거용 평면으로 구성되며, 100% 자주식 주차 설계가 적용돼 입주민들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프라이빗 다이닝룸, 미팅룸, 스터디룸, 게스트룸, 오픈 라이브러리, 헬시 바, 프라이빗 짐, 피트니스센터, 골프룸 등 다양한 공간이 조성된다. 

주거용 오피스텔로 공급되는 만큼 아파트 대비 청약, 대출 등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다.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없이도 청약 접수가 가능하다. 오피스텔 분양권의 경우 취득세 계산 시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으며, 아파트 청약 시에도 주택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분양 관계자는 “힐스테이트 삼성은 강남 중심 생활권을 누릴 수 있는 ‘힐스테이트’ 브랜드 단지로 일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브랜드 가치에 걸맞은 고급 상품들을 적용시킨 만큼 수요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양 센트럴 헤센 3차= 다양한 개발 호재가 예정돼 상승 훈풍이 불고 있는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에 새로운 주거형 오피스텔과 아파트가 분양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1·2차의 성공으로 지역 내에서 검증을 완료한 ‘안양 센트럴 헤센 3차’로 만안구 안양동 42-4번지 일대에 지하 2층, 지상 23층 규모에 64㎡~75㎡의 중소형 평면 84실 오피스텔과 24세대 아파트로 구성된 주상복합건물이다. 

다양한 
공간 조성

3Bay 아파트형 설계가 적용된 오피스텔은 공간이 실속 있게 설계돼 탁월한 주거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가전제품 일체를(냉장고, 김치냉장고, 드럼세탁기, 건조대, 전실 에어컨 설치) 무상으로 빌트인 제공하는 등 프리미엄 아파텔을 지향하고 있다. 실거주에 최적화된 주거공간을 완성하고자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것도 장점이다. 사물인터넷으로 연동되는 각종 가전기기를 비롯해 공간의 활용성과 개방감을 더해주는 빌트인 시스템 그리고 청결하고 위생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클린 시스템과 에너지 절약으로 가정의 경제성까지 책임지는 이코노미 시스템이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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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