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여주·홍천이 뜬다고?

정부의 고강도 정책이 이어지자 비규제 지역인 수도권 일부 지역과 강원도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대출 문턱이 비교적 낮고, 곳곳에 교통 호재도 포진돼 있어 내 집 마련이나 세컨드용 주택을 꿈꾸는 수요자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청약과 대출 등 각종 규제가 덜한 경기도 이천과 양평 등 수도권 비규제 지역이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기준으로 수도권에서 규제를 벗어난 지역은 경기도 여주·포천·동두천·이천·양평·연천·가평과 인천 강화·옹진 등지다.

각종 규제
덜해 인기

우선 비규제 지역은 청약 문턱이 낮다.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 6개월이 넘고 만 19세 이상이면 세대원 및 유주택자도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또 재당첨 제한이 없어 기존 주택 당첨 이력과 관계없이 청약할 수 있다. 전매제한, 대출 등에 관한 규제도 비교적 덜하며 6개월 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2020년 정부가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대부분 지역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준을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로 강화하면서 전매제한 기간이 짧은 신규 단지의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 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최대 70%로 높아 대출 부담이 적다.

수도권 비규제 지역은 청약, 대출 등의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실수요자가 부담 없이 청약 통장을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조정대상지역에 세제가 강화되는 등 각종 부동산 대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비규제 지역에  관심이 높아지는 양상이다.


실제 수도권 비규제 지역의 경우 거래량 등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매매 거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 지역 규제에서 벗어난 경기도 이천의 거래량은 지난해 기준 총 4220건으로, 전년 대비 62.87% 증가했다. 연천군 역시 같은 기간 거래량이 2배 이상(182→372건) 늘어났다. 이외에 여주(81.42%), 포천(44.84%), 가평(36.3%) 등지도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의 평균 매매 거래량이 37.32% 줄어든 것과 비교된다.

수도권 내 비규제 지역 청약 시장도 뜨거웠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광주 초월읍 일원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초월역 1·2단지’는 각각 62.04대1, 53.78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지난해 11월 여주에서 선보인 ‘여주역 센트레빌 트리니체’는 1순위 평균 24.68대1의 경쟁률과 함께 여주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상한제 합리적 분양가
대출 문턱 낮고 교통 호재도

다음으로 대표적인 비규제 지역인 강원도 주택시장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이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수자 우위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강원만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매도자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강원만 유일하게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이 팔려고 하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이다.

지방은 물론 서울 등 수도권 집값 하락폭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강원도에서는 집값이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08%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0.02%, 지방은 0.13%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에는 각각 0.33, 0.35, 0.31%였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사이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1월 강원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26%였으며, 특히 속초는 1.24%를 기록해  홀로 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강원이 여전히 규제 사각지대에 있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과도 가까워 외지인들에게 세컨드하우스로 투자가 이어지면서 매도자 우위 시장을 지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강원도내 18개 시·군·구 모두 비규제 지역이다. LTV가 무주택자 기준 최대 70%까지 적용된다.

나홀로
상승세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에 다수의 광역 교통망 호재가 본격 추진되면서 외곽에 위치한 비규제 지역에서도 지역 도심 및 서울 등지를 쉽게 오갈 수 있게 됐다”며 “비규제 프리미엄 효과를 누리며 적당한 가격대의 신규 단지를 찾는 내 집 마련 및 세컨드 하우스 수요가 몰리면서 신규 단지에 높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 일부와 강원도 지역에 분양 중인 주거단지.

 

▲휴먼빌 까사포레= 경기도 이천의 시세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천마장지구에 마지막 브랜드 아파트가 건립될 예정이어서 수요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천강개발이 시행하고 일신건영이 짓는 ‘휴먼빌 까사포레’는 분양을 시작했다.

프리미엄
효과 톡톡

지하 2층~지상 20층, 5개동, 총 338세대 규모에 선호도 높은 중소형 평형(62~84㎡)으로 구성된다. 지상에 차가 다니지 않는 보행 친화 단지로 계획됐다. 남향 위주의 설계에 포베이(4bay) 평면 구성이라 조망, 채광, 통풍이 우수하다. 대형 드레스룸과 광폭발코니를 제공해 쾌적한 주거공간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단지로 합리적인 분양가를 기대할 수 있다.

단지가 들어설 이천마장지구는 경기도 이천 마장면과 오천리 일원 69만3000㎡ 규모에 약 3000여 세대 규모로 개발되는 택지지구다. 국토교통부 지정 이천 최초의 택지개발사업지구로 용인·이천 생활권역에 위치한다.

분양 관계자는 “이천은 교통 환경 개선 및 대형 개발 호재 등으로 수요자 및 투자자 모두에게 관심받고 있는 대표적인 비규제 지역으로, 대규모 산업체가 입주해 있어 주택 수요가 탄탄하다”며 “그중 이천마장지구에 예정된 휴먼빌 까사포레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이점 등으로 연일 홍보관을 찾는 방문객 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풍경채 리버파크= 제일건설이 경기도 연천군에서 분양에 나서는 ‘제일풍경채 리버파크’도 비규제 지역 분양이란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 지역은 대학 입시 때 ‘농어촌 특별 전형’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 일원에 들어서는 단지는 지하 1층~지상 27층, 10개동, 전용면적 65~220㎡, 총 845가구로 구성된다. 단지는 남향 위주의 동 배치로 채광과 일조권을 극대화했고, 한탄강 조망(일부 세대 제외)이 가능하다.

4베이 구조로 개방감을 키웠고 집안 곳곳에는 드레스룸, 펜트리 등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특화설계도 적용했다. 쾌적한 공원형 단지로 설계되며, 다양한 커뮤니티시설도 조성된다.

 

▲홍천 리빙웰타운=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하화계리 720-5번지 일대에 2층 구조 테라스형 타운하우스인 ‘홍천 리빙웰타운’이 분양 중이다. 국내 유일 강변온천인 홍천 온천지구 내 고품질 온천을 각 가정에서 즐기는 타운하우스로 총 50세대의 대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건축된 타운하우스는 전용 89㎡(구 27평형), 99㎡(구 30평형), 109㎡(33평형), 145㎡(44평형) 등 4가지 타입이다. 전용 89㎡(구 27평형)의 경우 3억도 안 되는 2억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된다.

수도권 일부·강원 비규제 지역
내 집 마련·세컨드용 주택 관심


서비스 공간인 테라스를 포함하면 분양 면적이 357㎡(108평)~403㎡(122평)까지 된다. 필지 분양의 경우 분양주를 위한 맞춤형 평면 설계로 시공된다. 입주자를 위한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는데, 집 안에서 온천을 테마로 스파나 월풀 등을 추가적인 비용 없이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또 텃밭, 넓은 독립 마당, 광폭 테라스 등도 제공한다.

1가구 2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홍천 리빙웰타운은 선착순으로 필지를 지정해 분양받을 수 있다. 홍천군 지역에서 대지 200평 미만, 기준시가(분양가 혹은 실거래가 아님) 2억원 미만 주택은 양도세 비과세 대상이다.

 

▲윈덤 강원 고성= 강원도 고성 토성면 봉포리에서 하이엔드 생활숙박시설 ‘윈덤 강원 고성’이 분양 중이다. 지하 4층~지상 28층, 총 489실 규모다. 전용면적 27.70~148.68㎡로 다양하게 구성된다. 다른 생활숙박시설과는 달리 윈덤이 직접 위탁 운영을 맡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호텔체인 윈덤그룹은 1981년 설립돼 전세계 80여개국 21개 브랜드 9200여개 호텔을 운영 중이다.

세계 최대 호텔그룹 윈덤이 위탁 운영하는 만큼 단지 설계도 5성급의 하이엔드로 지어질 예정이다. 489개 전 객실 오션뷰 특화설계로 구성되고, 일부 타입에서는 오션+마운틴의 더블뷰가 가능하다. 마운틴뷰에서는 설악국립공원 특히 울산바위 조망이 가능하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제한이 없어 언제든 전매가 가능하다. 주택 수에도 포함이 되지 않는다. 생활숙박시설 분양금지 법안이 추진 중이어서 소비자의 관심과 희소성이 매우 높아졌다.

청약통장
필요 없어


분양 관계자는 “세계 최대 호텔그룹인 윈덤과 복합리조트 ‘아난티 남해’등을 시공한 신세계건설의 만남,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5성급 생활숙박시설이라는 점에서 분양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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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