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체험 마을 ①원주 황둔삼송마을

겨울이 따뜻해지는 쌀찐빵 체험

언제부턴가 따끈한 호빵이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사실 호빵의 원조는 찐빵이다. 밀가루 반죽에 팥소를 넣고 쪄서 먹는 찐빵은 오래전부터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간식이다.

한 제과 회사에서 찐빵을 상품화한 게 바로 호빵이다. 호빵이 인기를 끌면서 원조 격인 찐빵에 관심이 높아졌다. 찐빵으로 전국에 이름을 알린 지역도 생겼는데, 강원도 횡성의 안흥찐빵과 원주의 황둔찐빵이 대표적이다.

전국적인 인기

후발 주자인 황둔찐빵은 반죽을 쌀가루로 만들어 차별화를 꾀했다. 거기다 백련초와 호박, 파프리카 등을 넣어 여러 가지 색을 내고, 팥과 함께 고구마로 소를 만들거나 팥소 대신 채소를 넣는 등 다양한 쌀찐빵을 선보이면서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원주에서 처음으로 쌀찐빵을 개발한 황둔삼송마을에 가면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쌀찐빵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원주시 신림면 동북쪽에 자리한 황둔삼송마을은 치악산과 감악산이 병풍처럼 드리워진 아름다운 마을이다. 주변에 깨끗한 서마니강이 흐르는 해발 400~500m 준고랭지 청정 지역으로, 맛있고 건강한 로컬 푸드를 생산한다. 2013년 농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된 이후 한국농어촌공사 선정 ‘으뜸 마을’, 강원도 선정 ‘엄지척 명품마을’ 등에 들면서 해마다 많은 사람이 찾는 농촌 체험 마을이 됐다.

황둔삼송마을을 대표하는 쌀찐빵 만들기 체험은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교육으로 시작한다. 찐빵의 역사, 쌀찐빵 재료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우리 농촌과 친환경 농업, 로컬 푸드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 간단한 퀴즈를 내서 맞힌 사람에게 쌀가루 반죽을 한 덩이 더 주면 아이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교육이 끝나면 마을에서 키운 농산물로 만든 반죽과 팥소를 가지고 정성스레 자신만의 찐빵을 빚는다.


여러 가지 모양으로 빚은 찐빵은 숙성실로 향한다. 발효 과정을 거쳐야 폭신폭신 부드러운 찐빵이 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발효와 숙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신이 만든 빵과 인사를 나눈다. 숙성은 한 시간쯤 걸리는데, 기다리는 동안 지역 농산물로 만든 식사를 하거나 마을 산책을 한다.

황둔삼송마을 산책은 크게 세 코스로 나뉜다. 황둔천을 따라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유리온실까지 걸어가거나, 마을 인근 피노키오숲을 체험하거나, 단종대왕유배길을 따라가는 것이다. 황둔천을 따라 걷는 길에는 또 다른 체험이 기다린다. 봄이면 파프리카 온실에서 수확 체험을 하고, 여름에는 자그마한 인공 연못에서 송어 잡기 체험을 한다. 오가는 동안 길에 핀 꽃과 풀을 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피노키오숲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숲속 놀이터와 측백나무 미로가 있다. 숲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숲을 탐험하고 명상 체험도 한다. 마을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솔치재는 ‘단종대왕유배길’ 시작점이다. 한양에서 출발한 단종 일행이 유배지인 영월부로 들어서는 지점이 솔치재다. 굽이굽이 고갯길을 올라가다 보면 어린 단종의 비통한 심정이 느껴진다.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간식
누구나 손쉽게 만들기 체험 가능

마을 산책을 마치고 돌아올 때쯤이면 숙성이 끝난다. 커다란 찜통에 넣고 10~15분 찐 다음 2~3분 뜸을 들이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나만의 찐빵이 완성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을 하나 맛보고, 나머지를 스티로폼 용기에 담아서 가져가면 된다. 빵을 찌는 동안 솔방울 공예나 손거울 만들기 같은 간단한 체험을 해도 좋다.

체험 활동을 하는 농촌체험관 2층은 황토방펜션이다. 방과 욕실, 주방 시설을 갖췄고, 테라스에서 바비큐도 할 수 있다. 30㎡(4인실)와 60㎡(12인실)가 있으며, 이름처럼 천연 황토로 만들어 푹 쉬면서 건강을 챙기기 적당하다.

황둔삼송마을이 위치한 신림면에 또 다른 볼거리가 많다. 용암리 용소막성당(강원유형문화재)은 1915년에 세운 근대 문화유산이다. 강원도에서 가장 오래된 횡성 풍수원성당의 전교회장이던 최석완이 공소(본당에 딸린 작은 성당)로 초가집을 지었는데, 나중에 독립 성당이 되면서 붉은 벽돌 건물로 다시 지었다. 일제강점기 말에는 일본이 성당의 종까지 공출을 요구해 수난을 겪었으나, 지금도 옛 모습 그대로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황둔리 고판화박물관은 한·중·일뿐 아니라 티베트, 몽골 등 아시아 전역의 고판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고판화 원판과 서적, 원본 판화 등 소장품 4000여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획전을 한다. 작년에는 아시아 각국에서 역병을 막기 위해 사용한 목판화 100여점을 모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특별전: 마음의 백신, 아시아 다라니와 부적〉을 열었고, 지금은 호랑이해를 맞아 옛 호랑이 판화를 전시 중이다.

고판화박물관 관람료에 판화 체험이 포함된다. 호랑이 그림을 새긴 원판에 붓으로 먹을 바르고 종이를 덮은 뒤 바렌(판화용 문지르개)으로 문지르면 판화가 완성된다. 별도로 비용을 내면 더 많은 판화 체험도 가능하다. 고판화박물관과 이웃한 숲속판화학교에서 목판 제작, 전통 책 만들기, 능화판(다양한 문양을 새긴 목판) 문양 찍기 등 여러 가지 판화 체험을 진행한다.

황둔리 고판화박물관

원주 시내에 있는 강원감영(사적)도 둘러볼 만하다. 조선 시대 강원도 관찰사가 업무를 보던 곳이다. 조선을 세운 이성계는 고려 시대 강릉도와 교주도를 합해 강원도라 칭하고, 으뜸 고을을 원주로 정해서 강원감영을 설치했다. 선화당(보물)과 포정루, 비장청, 호저고 등 40여동으로 구성된 강원감영은 조선 시대 내내 강원도의 중심 역할을 했으나, 20세기에 접어들면서 건물이 대부분 사라졌다가 지금은 일부가 복원된 상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고판화박물관→원주 용소막성당→황둔삼송마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고판화박물관→원주 용소막성당→황둔삼송마을
둘째 날: 원주 강원감영→간현관광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황둔삼송마을 http://samsong.acus.kr
- 원주시 관광포털 www.wonju.go.kr/tour/index.do
- 고판화박물관 www.gopanhwa.com/museum  

문의 전화
- 황둔삼송마을 033)765-3381
- 원주시관광안내소 033)733-1330
- 고판화박물관 033)761-7885

대중교통
[기차] 청량리역-원주역, KTX 하루 7~8회(06:00~22:00) 운행, 약 50분 소요. 원주역에서 거장아파트 정류장까지 도보 약 14분 이동, 51번·51-1번 일반버스 이용, 대평교 정류장에서 24번 일반버스 환승, 즐개들 정류장 하차, 황둔삼송마을까지 도보 약 7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원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7회(06:10~22:00) 운행, 약 1시간30분 소요. 원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외·고속버스터미널 정류장까지 도보 약 3분 이동, 2-1번·59번 일반버스 이용, 대평교 정류장에서 24번 일반버스 환승, 즐개들 정류장 하차, 황둔삼송마을까지 도보 약 7분.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원주고속버스터미널 033)747-4181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신림톨게이트→신림황둔로 주천·영월 방면 우회전→신림황둔로 좌회전→신목정길 우회전→황둔삼송마을

숙박 정보
- 황둔삼송마을 황토방펜션: 신림면 송계로, 033)765-3381, http://samsong.acus.kr
- 호텔인터불고 원주: 원주시 동부순환로, 033)769-8114, https://ibwonju.com
- 오키드호텔: 원주시 봉화로, 033)901-3000, www.orchidhotel.co.kr

식당 정보
- 밥한술두부한모(두부버섯전골): 신림면 신림황둔로, 033)766-1220
- 황둔막국수(막국수): 신림면 신림황둔로, 033)764-2055
- 미향(감자옹심이정식): 원주시 장미공원길, 033)747-5652


주변 볼거리
구룡사, 뮤지엄 산, 상원사, 원주 영원산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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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