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백운비의 천기누설 - 유력 후보 3인 신년운과 대권운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2.01.24 15:11:50
  • 호수 13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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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룡의 승천 기운 “발목을 조심하라”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제20대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유독 이번 대선을 두고 예측이 불가능한 안갯속 대선판이라는 말이 나온다.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이 점친 유력한 대선후보 3인방의 신년운세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내다봤다. 

현재 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등 3명이 대선 레이스에서 우열을 다투고 있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갈등 봉합에 나서고, 선거대책위원회를 전면 개편하면서 ‘3강 체제’가 다시 ‘양강 체제’로 전환됐다.

엎치락 
뒤치락

윤 후보와 이 후보가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윤 후보가 연초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은 ‘2강1중’ 흐름을 보인다.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이 붙을 정도로 후보자 리스크가 크다 보니, 중도층과 2030 청년층 표심의 유동성이 극대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야권 후보 단일화 같은 구조적 변수가 남아 있어 그야말로 예측 불허의 상황이 됐다.

유력 후보 두 사람 모두 각자의 리스크 요인이 선거 캠페인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형국이고, 이런 양상 속에 대선을 50여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1등이 수시로 바뀌면서 “사상 초유의 대선”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18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후보 지지율은 35.9% 이 후보의 지지율은 33.4%로 나타났다.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접전이었다. 윤 후보는 3주 전 같은 조사(지난달 30∼31일)보다 5.9%포인트 올랐고, 이 후보는 6%포인트 떨어졌다.

안 후보는 3주 전보다 5.5%포인트 오른 15.6%를 기록했다.

여론 조사업체 칸타코리아가 전날 내놓은 차기 대선 가상대결에서도 윤 후보가 이 후보를 1.1%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칸타코리아가 <조선일보>와 TV조선 의뢰로 이날 내놓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보면, 윤 후보가 32.8%, 이 후보 31.7%, 안 후보 12.2%를 얻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역대 대선에서 지금처럼 대선 50일 전 시점에 1위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과거 대선에서는 이 무렵의 지지율 1위 후보가 대체로 최종 승자로 귀결됐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1위 후보가 수시로 바뀌면서 혼전 양상을 보인다.

임금의 자리 앉을 기회
마지막 매듭 잘 지어야

지난 14일 종로 5가에 있는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을 만나 대선후보 3인방 신년운세에 대해 들었다.


백 원장은 안 후보에 대해 군의양명(君義揚名)과 한단지몽(邯鄲之夢)을 언급했다. 군의양명이란 거의 군주에 가까운 지위의 명운이나 다다른 것을 의미한다. 한단지몽은 그동안의 대의가 한때의 꿈으로 사라지는 허망함이 있다는 뜻이다. 

백 원장은 “양인합세(兩人合勢)의 운도 나온다. 즉 혼자의 독선보다 양쪽을 합한다는 뜻으로 중대한 기로의 운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하면 충신이고 영웅이나 독자노선을 탄다면 모든 덕이 흩어져 자리는 물론 돈도 잃게 되는 허장산금(虛場散金)의 운도 나타난다. 허장산금은 위치와 금력을 함께 잃는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안 후보에 대해 백 원장은 근친유이(近親誘耳)를 언급하기도 했다. 근친유이란 가까운 이에게 이끌리게 된다는 뜻이다. 안 후보는 누군가를 내치지 않으면 득보다 실이 많고 후회가 우려되어 매우 안타까운 운세다. 

지난 19일 안 후보는 설 연휴에 열릴 예정인 윤 후보와 이 후보의 양자 토론에 대해 ‘패악질’이라며 비판했다. 야권 단일화 여부에 대해서는 “‘안일화(안철수로의 단일화)’라면 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후보들에 공평한 기회도, 국민에 알 권리도 주지 않으니 불공정하다”며 “기득권 양당이 담합해 추진하니 독과점이고 비호감 1, 2위 후보가 하니 비호감 토론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중대한 기로”

그는 “이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할 수 없이 지지하는 민주당 지지자들 표까지 저한테 오고, 윤 후보의 경우 야권 후보가 못 될까 두려우니 어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둘만 하자 이렇게 된 것”이라며 “이 과정을 보며 국민들께서 거대 양당의 패악질에 대해 판단하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 단일화 여부에 대해 안 후보는 “제가 야권 대표 선수로 나가면 압도적인 정권교체(전략으로)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며 “(안철수로의 단일화)이 같은 제안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제안이 있다면 정권교체를 위해 제가 나서야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 후보의 단일화에 가장 밀접한 사람은 바로 윤 후보다. 윤 후보는 “유권자인 국민이 판단할 문제”라고 한발 물러섰다. 거대 정당 두 후보 모두 단일화하지 않을 것처럼 얘기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후보 단일화는 보수 세력의 지상명령이기 때문이다. 보수 세력은 이번 대선에서 확실한 승리를 원한다. 국민의힘 이 대표 말처럼 윤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7~8%포인트를 앞서도 보수 세력은 안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안 후보가 지금은 단일화에 관심없다고 하지만, 지지율이 하락세기 때문에 나중에 먼저 단일화하자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와 손잡은 윤 후보의 반등에 안 후보의 상승세는 다소 주춤해진 상황이다.


이 대표는 “안 후보의 가장 큰 약점은 10년간 정치를 어떻게 하는지 많은 국민이 이미 봤다는 것”이라며 “나아가야 할 때 물러났고, 물러나야 할 때 나아가는 그런 전형적인 ‘오판의 정치’를 해왔다”고 경쟁력에 대해 평가절하했다.

백 원장은 윤 후보에 대해 구국위인(求國偉人)이라고 언급했다. 구국위인이란 위태로운 나라를 구하거나 위태로운 나라를 구하기 위해 맞서 싸운 사람이란 뜻이다. 윤 후보가 막중한 위치에 오를 운이란 뜻이다. 

백 원장은 “윤 후보는 전복후계(前覆後戒)의 운이다. 이 뜻은 앞 수레가 뒤집힌 자국은 뒷 수레의 좋은 경계(警戒)가 된다는 뜻으로, 앞의 실수를 경계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후보는 대중적으로 융통성이 부족한 게 흠이나 옳고 그름에 분명하고 잔정이 많기 때문에 인간적인 장점이 있다. 그 장점이 단점을 보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온고지신(溫故知新)하는 형국을 지녔다고 했다. 온고지신이란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안다는 뜻으로 과거 전통과 역사가 바탕이 된 후에 새로운 지식이 습득돼야 제대로 된 앎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윤 “실수 기억해야”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윤 후보는 지난 17일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씨의 일부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녹취록이 공개됐지만 파장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매체를 통해 새로운 내용이 나오는 데다 무속인 논란이 다시 불거지자 선제적 사과로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날 윤 후보는 전날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 직후 MBC <스트레이트>에서 공개된 김씨 통화 녹취록에 대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적인 대화 내용이 방송으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것도 있지만, 저도 잘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사적인 대화를 뭘 그렇게 오래 했는지…”라며 말을 흐리기도 했다. 이어 “어찌 됐든 걱정하는 분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남편인 제가 좀 더 잘 챙기고 해야 했는데, 제가 아무래도 선거운동한다고 새벽에 나갔다 밤늦게 들어와서 아내와 대화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스트레이트>에서 김씨는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하면서 “문재인정부가 남편을 키운 것” “조국이 적은 민주당” “박근혜를 탄핵한 건 보수” “홍준표를 까는 게 신선하다” “미투는 돈을 안 챙겨주니 터지는 것” “나와 우리 아저씨는 안희정 편” 등의 발언을 했다.

위태로운 나라 구할 엄청난 기세
옳고 그름 확실하나 융통성 부족

백 원장은 이 후보에 대해 군위영득(君威營得)과 운산자실(運散自失)을 언급했다. 군위영득은 임금의 위치를 차지할 기회라는 뜻이다. 운이 흩어져 스스로 잃게 될 수 있으니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마지막까지 이 후보는 결집을 호소해야 한다. 

운산자실은 좋지 않은 운이 빠져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 후보는 나쁜 기운이 나가는 것을 천천히 지켜봐야 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본래는 좋은 운을 얻었고 기회임은 분명하다. 기회를 잡기 위해 마지막 매듭을 잘 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백 원장은 이 후보에 대해 구여현하(口如懸河)와 수석침류(漱石枕流)라고도 했다. 구여현하란 입이 급히 흐르는 물처럼 거침없이 말을 잘하는 것이고 수석침류는 말을 잘못해 놓고 그럴듯하게 꾸며대는 것을 의미한다. 즉 거침없이 말 잘하는 달변가지만 속은 비어있으니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백 원장은 이 후보의 실수가 계속되면 치명적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말과 행동을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과거 이 후보는 두 차례 실시한 ‘대장동 국감(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자신의 전투 본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몇 시간씩 이어지는 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 및 호통에도 대체로 흔들림 없이 화려한 언변으로 맞받아치는 모습이었다.

“묻는 대로만 답하라”는 야당 의원의 추궁에 “여기가 범죄인 취조하는 곳도 아니고”라며 불쾌한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가 하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하는 질의에는 “일단 주장해놓고 ‘혹시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의심을 사게 하려고 하는 구태”라며 “자중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반격하기도 했다.

전투적 스타일에 지지자들은 열광하지만 단점도 분명하다. 늘 뱉는 말이 많고 늘 난타전을 벌이기 때문에 후폭풍을 자주 낳는다는 점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시원시원하게 치고 나가는 사이다 언행, 인파이터 스타일 덕분에 열성팬이 많고 지지층이 단단하게 뭉쳐 있지만, 늘 흙먼지를 뽀얗게 일으키다 보니 대통령감으로는 불안해 보인다는 단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 경선 캠프에 몸담았던 한 의원은 “억울한 것은 절대 참지 못하고, 아무리 작은 싸움이라고 해도 꼭 이겨야 하는 게 몸에 완전히 배어 있다 보니 조언을 해도 잘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뱉는 말 조심”

말이 말을 낳고 있다. 어떤 이는 말이 많아서, 어떤 이는 말이 적어서 문제다. 말이 많은 사람은 기본적으로 아는 것이 많다. 뭘 모르는 사람은 말이 많을 수 없다. 말을 하고 싶어도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학다식(博學多識)을 말로써 드러내다 보면 실수가 잦아지는 법이다.

가볍다는 말도 듣기 십상이다. 상대적으로 말이 적은 사람은 입이 무거운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그렇지만 아는 것이 부족해서 말이 적은 사람과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말이 적은 사람은 차원이 다르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말로 하는 것이다 보니 다양한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물량공세 만큼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백운비 원장은?

5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학문 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외길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된 나이에 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 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역학에 대한 그에 학문적 깊이를 알 수 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그는 역학을 만나기 전 사법을 전공하는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서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에 대한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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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