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5인방과 이재명 운명

하나 둘…벌써 세 번째 의문의 죽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이대로라면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장동 사건 ‘윗선’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재판에 임하고 있는 대장동 5인방의 입에 이 후보의 운명이 달렸다는 말까지 나온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이하 대장동 사건)의 불씨가 꺼질 듯 꺼지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한 차례 크게 타올랐던 사건이 관련자의 재판 과정에서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지금 분위기로는 대선 혹은 그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지난 12일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한 인물인 이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2018년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모 변호사에게 수임료로 현금과 주식 등 20억원을 줬다며 관련 녹취록을 친문(친 문재인) 성향 단체인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이하 깨시연)에 제보한 인물이다.

깨시연은 이 녹취록을 근거로 이 후보 등을 지난해 10월 검찰에 고발했다. 

이씨는 투숙하고 있던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의 누나가 “동생과 며칠째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112에 신고한 뒤 이씨 지인을 통해 모텔 측에 객실 확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업원은 인기척이 없자 비상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갔고, 침대에 누운 채 사망한 이씨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 유족은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이 민주당과 이재명 진영에서 다양한 압력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에 삼가 조의를 표한다”면서도 “이 후보는 고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을 밝힌다”고 말했다. 이씨를 두고 ‘변호사비 대납 녹취 조작 의혹’ 당사자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이씨의 죽음을 이 후보와 연관시키려는 국민의힘 등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대선이 2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씨의 사망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 후보 역시 “망인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명복을 빈다”면서도 선대위 입장을 참고해달라며 말을 아꼈다.

문제는 이씨의 사망 소식이 앞선 두 사람의 죽음을 상기시켰다는 점이다. 대장동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아온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이하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 김문기 개발1처장은 지난달 10, 21일에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으로 떠났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 사망
대장동 사건 관련 두 죽음 오버랩

이씨까지 포함해 이 후보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 관련자 3명이 망자가 된 셈이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성남도개공에서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에 이어 2인자 ‘유투(two)’로 불리며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에 유리한 수익 배분구조를 설계하는 데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는 중이었다. 황무성 전 성남도개공 사장 사퇴 종용에 관여한 의혹도 있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사실이 전해진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문기 전 개발1처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을 선정하는 1, 2차 평가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화천대유에 점수를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는 대장동 사업 평가 채점표 등을 정민용 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변호사)에게 열람하게 했다는 이유로 내부 감사를 받는 중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징계를 통보받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다시 대장동 리스크로 난처한 국면에 처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던 상황에서 대장동 사건이 다시 꼬리표처럼 따라 붙은 것이다. 대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점 역시 이 후보 입장에서는 치명적이다. 여기에 대장동 5인방의 재판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0일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구속),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불구속) 등 이른바 대장동 5인방의 첫 공판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대장동 5인방은 이날 공판에 모두 참석했다. 

사건 관련자
잇따라 사망

유동규 전 본부장은 김만배씨 등과 공모해 화천대유 측에 최소 651억원가량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최소 1176억원에 달하는 시행 이익을 몰아줘 성남도개공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만배씨로부터 5억원,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으로부터 3억5200만원에 달하는 뇌물을 수수하고,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 중 700억원가량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도 있다. 정민용 변호사는 이들과 공모해 화천대유와 천하동인 1~7호에 최소 1827억원의 이익이 돌아가게 사업을 짠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녹취록,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을 제공한 정영학 회계사를 제외한 4명은 이날 공판에서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정영학 녹취록은 정 회계사가 김만배씨, 남 변호사 등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그가 검찰에 자진해 제공했다. 이 녹취록에는 수익금 배부 문제와 정관계 로비 정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대장동 민관합동개발 공모지침서가 나온 2015년, 이미 민간사업자에게 많은 수익이 돌아가도록 사업을 설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핵심 근거로 잡은 것은 화천대유에 유리한 7가지 조항이 담긴 공모지침서다.

7가지 조항은 김만배씨 등이 공모해 대장동 사업 초기 당시 초과이익 환수 조항 등을 삭제하는 등 민간 사업자에 개발이익이 돌아가도록 설계한 것을 의미한다. 

민주당 대응
언론에 재갈?

김만배씨의 변호인은 “성남도개공은 (성남시 방침에 따라)확정적 이익을 얻는 방식으로 기본 방향을 정한 것이고, 민간사업자의 이익은 고위험을 감수한 투자의 결과이지 배임의 결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주장이 전형적인 사후확증편향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날 공판 이후 김만배씨 변호인의 “이재명 성남시장이 안정적 사업을 위해 지시했던 방침에 따랐던 것”이라는 발언이 논란으로 떠올랐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해당 발언에 대해 당시 성남시장인 이 후보의 사적 지시가 아니라 성남시의 공식방침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지시가 아니라 성남시 공식방침이 옳은 표현이라는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김만배씨 측의 발언에 대해 “매우 정치적으로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어 “검찰이 신속하게 진상을 제대로 수사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린다”며 “수개월 동안 수사를 해놓고 이제와 이상한 정보를 흘려서 자꾸 정치에 개입하는 모양새인데 검찰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해당 발언을 보도한 언론을 언론중재위원회,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나섰다. 민주당 권혁기 공보부단장은 “‘이재명 지사’와 같은 키워드가 대대적으로 헤드라인에 반영됐다”며 “우리 측도 반론을 제기했는데 제목에 같은 크기나 비중으로 반영되지 않았고, 기사 내용에도 같은 분량으로 보도되지 않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대응이 대장동 사건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수사와 관련해 대검찰청에 항의 방문을 하는 등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검찰이 진짜 몸통에 대한 수사는 놔두고 꼬리 자르기만 계속하고 더 나아가 심지어 아예 수사 자체를 안 하고 공익제보자에게 압박을 가하면서 생사람까지 잡고 있는 실정”이라며 “검찰은 이 죽음에 대해 간접살인의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재판에서 ‘이재명 지시’ 언급
정진상 조사 뒤늦게 알려져

문제는 실제 대장동 사건 수사가 윗선으로 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이 후보는 물론이고 민주당 정진상 선대위 비서부실장에 대한 수사도 공소시효(다음달 6일경)가 임박해서야 쫓기듯이 이뤄졌다. 소환조사 일정만 한 달 넘게 조율하다가 지난 13일 조사를 받은 사실이 16일 뒤늦게 알려졌다.

정 부실장은 대장동 사건이 처음 불거질 무렵부터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 인물이다. 이 후보가 인정한 최측근이면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윗선’의 배임 여부를 밝혀낼 핵심 인물이기 때문. 그는 2015년 성남시 정책실장으로 재임하면서 ‘성남의뜰에 대한 출자 승인’ 등 대장동 사업 관련 여러 내부 문서에 서명했다.

당시 최종 결재권자는 이 후보 당시 성남시장이다. 

여기에 정 부실장은 황무성 성남도개공 사장의 사퇴 과정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이다. 사망한 유한기 전 본부장이 2015년 2월6일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압박할 당시 녹취록에서 그는 ‘시장님’과 ‘정 실장’ 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들은 이 후보와 정 부실장으로 추정됐다. 또 그는 유동규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을 받기 전 여러 차례 통화한 당사자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 14일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이하 사준모) 정 부실장 등에 대한 기소 여부를 법인이 판단해 달라며 재정신청을 하면서 이 사건의 공소시효가 정지됐다. 재정신청은 고소‧고발인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이 당부를 대신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공소시효 만료일 30일 전까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경우에도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 

대선 두 달
출구 없나?

검찰의 수사 의지를 두고 말이 나오는 부분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 부실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다 보면 그 다음 단계가 이 후보이기 때문에 검찰이 몸을 사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후보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불거진 대장동 사건으로 뚜렷한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검찰 수사 촉구, 특검 도입 등을 외치고 있지만 이마저도 공염불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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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