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서울대병원

디지털 치료제 만든다

SK텔레콤과 서울대학교병원 발달장애인거점병원은 지난달 22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AI 기반 발달장애인의 조기 진단 및 도전적 행동(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는 특이행동) 치료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업무협약을 통해 SK텔레콤(이하 SKT)과 서울대학교병원 발달장애인거점병원(이하 서울대병원)은 ICT 솔루션을 기반으로 발달장애 진단 및 치료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향후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위한 AI 학습용 데이터 확보와 디지털 치료제 구축 사업에 나서는 등 폭넓게 협력을 진행하기로 했다.

폭넓게 협력

양측은 첫 단계로 내년 상반기 중 발달장애 진단·치료를 위해 보호자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등 관련 솔루션을 구축하고, 이를 전국 10개 발달장애인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발달장애 진단을 위해서는 일상 속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보호자들은 동영상을 촬영해 SNS 등으로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이용해 왔다.

향후 전용 앱을 개발·이용하게 되면 보호자들이 편리하게 영상 파일을 전송하는 것은 물론, 의료진이 체계적으로 자료 영상을 관리·분석할 수 있어 발달장애 조기 진단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 단계로 양측은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영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AI 학습을 통해 도전적 행동 인지 및 예방 모델(알고리즘)을 고도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T가 자체 개발한 ‘AI 기반 영상 분석 모델’은 영상 데이터에서 발달장애인의 특정 동작과 모션 패턴을 분석해 도전적 행동 유형과 발생 빈도·강도 등을 정확히 인지하는 기술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AI가 촬영 영상을 분석해 발달장애인이 넘어지거나 위험할 수 있는 도전적 행동 유형을 세밀하게 구분하고 데이터화함으로써 의료진이 발달장애 여부를 초기 진단할 수 있게 돕는다.

발달장애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 중앙지원단인 서울대병원의 경우, 전국에서 찾아오는 환자가 이미 2025년경까지 의료진 면담 예약이 완료된 상태이다. 의료진이 AI를 통해 적기에 충분한 진료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신속한 조기 진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AI 기반 발달장애인 특이행동 사업
보호자용 앱 등 관련 솔루션 구축

또 AI 기반 영상 분석 모델을 통해 AI가 위험 상황을 인지해 이를 보호자에게 알릴 수 있어, 돌봄 부담을 낮추는 등 발달장애인 케어에도 활용할 수 있다. 발달장애인의 약 20%가 하루 10시간 이상 돌봄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며, 실제로 돌봄 가족 중 약 61%가 과도한 돌봄 부담을 느낀다고 답변했다. 전국에 등록된 발달장애인 수는 약 25만명에 달한다(2020년 12월 기준).

마지막으로 SKT와 서울대병원은 비전(Vision) AI, 음성분석 AI, 메타버스(VR/AR) 등 다양한 ICT 기술을 활용해 발달장애의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 구축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디지털 치료제는 의약품과 같이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형태의 의료기기를 의미한다. 시장조사 기관인 그랜드뷰 리서치는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연평균 20% 성장하고 있으며, 2025년 87억달러(약 1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앞서 SKT는 지난해 2월부터 한국장애인개발원, CCTV 강소기업 이노뎁과 협력해 AI 영상분석 기술이 적용된 ‘발달장애인 AI 케어 사업’을 준비해 왔으며, 12월 대구시 발달장애인 케어 센터인 청암센터에 적용·운영 중이다.

SKT는 청암센터에 적용된 ‘AI 영상 분석 기술’을 지속해서 고도화한다는 계획으로 지자체 및 사회복지기관들과 협력의 폭을 넓히고, 향후 어린이집·요양원·  학교 등 보편적 사회안전망이 필요한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김붕년 서울대학교병원 발달장애인거점병원 중앙지원단장 교수는 “발달장애 초기 진단이 지연돼 조기 개입 및 조기 치료를 받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AI를 통한 문제행동 예측 지표를 개발한다면 문제행동의 조기 개입과 예방에 혁신적인 접근법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사회안전망

박용주 SKT ESG 담당은 “AI 영상 분석 기술은 의료진에게 충분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보호자들의 돌봄 부담을 경감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SKT는 꾸준한 AI 연구를 통해 조기 진단 및 치료에 이바지하고 보편적 사회안전망 강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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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