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텔이냐 호피스텔이냐

오피스텔이 아파트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주거용 오피스텔인 ‘아파텔’과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피스텔인 ‘호피스텔’이 주목을 받고 있다.

2~3인 가구의 지속적 증가세와 함께 이들 가구에서 수요도가 높은 전용면적 84㎡ 오피스텔인 아파텔이 분양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전국 2~3인 가구는 958만5117가구로, 전체의 40.93%를 차지했다. 이는 5년 전과 비교해 10.75%(865만4968가구→958만5117가구) 증가한 수치다.

2~3인 가구
지속적 증가

2~3인 가구 증가와 함께 전용면적 84㎡ 주거용 오피스텔인 아파텔에 관심도가 올라가고 있다. 전용면적 84㎡ 오피스텔이 청약 가점이 낮은 신혼부부나 2030세대에게 각광받으면서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대표 주택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최근 공급되는 전용면적 84㎡ 오피스텔은 3룸에 4Bay 맞통풍 구조, 안방 드레스룸, 팬트리 등 넉넉한 공간을 확보해 중소형 아파트와 흡사한 구조를 누릴 수 있다. 여기에 아파트 대비 청약, 대출 등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더해지면서 수요 쏠림 현상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인천 연수구에서 공급된 ‘더샵 송도엘테라스’는 144실 모집에 1만5077건이 몰려 평균 10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경기도 과천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청약에서도 89실 모집에 12만44 26건이 접수돼 평균 1398.04대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이들 사업장은 모든 호실이 주거 선호도가 가장 높은 전용면적 84㎡로 구성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가격도 상승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경기도 하남시 ‘힐스테이트 미사역(2020년 7월 입주)’오피스텔 전용면적 84㎡는 올해 5월 10억1700만원에 거래돼 분양가 5억430만~5억1430만원 대비 최대 약 5억1000만원 이상 올랐다. 경기도 고양시 ‘원흥역 푸르지오(2021년 1월 입주)’오피스텔 전용면적 84㎡는 올해 4월 7억3325만원에 거래돼 분양가 3억5990만~4억8470만원 대비 최대 3억7000만원 이상 올랐다.

오피스텔의 또 다른 변신
아파트 대안으로 흥행몰이

해당 주택형의 분양이 많지 않아 희소가치도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오피스텔 전용면적 61~85㎡ 이하는 총 1875실로 전체 물량의 약 5.43%에 불과하다. 분양시장에서도 올해 수도권에서 공급된 오피스텔 중 전용면적 60㎡ 초과 면적에서 미달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입주민에게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피스텔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일명 호피스텔이라 불리는데, 호텔식 서비스에 오피스텔이 겸비된 서비스 주거 형태다. 최근 호피스텔도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호텔식 서비스를 넘어 오피스텔 시장에 ‘컨시어지 서비스’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컨시어지 서비스란, 고객의 요구에 맞추어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서비스로, 주로 고급 호텔에서 제공하는 세탁, 청소, 음식 제공, 발레 등의 서비스를 통칭하는 표현이다. 최근 주거기능이 강조되고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시장에서 컨시어지 서비스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3040 젊은 세대들이 주택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는 가운데, 주거지 선택에 있어 생활의 편의성을 특히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 젊은 수요 층을 사로잡기 위해 차별화 전략으로 컨시어지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호텔급 서비스가 제공되는 하이엔드 오피스텔은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높은 선호도를 형성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분양한 ‘리버뷰 나루 하우스(전용면적 63~83㎡ 113실)’는 최고 16억원의 높은 분양가에도 모든 호실이 조기에 완판 됐다. 같은 해 서울 광진구에서 분양한 `더라움 펜트하우스(전용면적 58~74㎡ 321실)`는 최고 17억원이 넘는 고가에도 3개월 만에 계약을 마쳤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에 집중된 규제에 전세난 등이 더해지면서 중소형 아파트와 흡사한 전용면적 84㎡ 아파텔이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전용면적 84㎡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자는 많은 반면, 공급은 희소하기 때문에 오피스텔의 단점으로 거론되는 환금성에서도 비교적 유리하다”며 “호피스텔의 경우는 치열해지는 오피스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차별화 전략의 하나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 분양(예정) 중인 주요 아파텔과 호피스텔.


넉넉한 공간 확보
수요 쏠림 현상도

 

▲수원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 금호건설이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고색2지구 B1-1블록과 B1-2블록에서 서수원 일대를 대표할 주거용 오피스텔 ‘수원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 806실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15층 12개 동 규모이다. B1-1블록 전용면적 84㎡ 513실, B1-2블록 전용면적 84㎡ 293실 등 806실 모두 84㎡ 단일 면적 오피스텔로 꾸며진다.

많지 않아
희소가치↑

4베이 위주로 설계해 오피스텔의 단점을 극복한 맞통풍 구조(일부 호실 제외)로 통풍과 환기가 좋다. 계절용품 등을 보관할 수 있는 팬트리, 옷과 다양한 물품을 수납할 수 있는 드레스룸도 있다. 가변형 벽체 설계로 가족구성원이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필요에 따라 공간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15만5000여㎡ 규모의 고색2지구는 의료지원시설, 상업·업무시설, 판매시설, 공원 등이 조성돼 들어설 계획이다. 인접한 고색1지구까지 합치면 주거시설도 약 4000가구의 미니 신도시 급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고색2지구에는 지하 4층~지상 10층 706병상 규모의 덕산의료재단 종합병원이 착공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높다. 대형판매시설용지가 있어 대형마트도 들어설 예정이다.

수인분당선 고색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수원역도 가깝다. 수원역은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개통될 계획이어서 삼성역까지 약 20분이면 닿는다. 호매실IC, 금곡IC, 북수원IC 등을 통한 평택파주고속도로 및 영동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등으로 접근도 쉬워 서울은 물론 수도권 내·외곽으로 이동도 빠르다.

호텔급 서비스
높은 선호도

사업지 바로 옆에 권선구청, 권선구보건소, 수원서부경찰서 등 공공기관이 있는 권선행정타운이 형성돼 있고 고색초, 고색중, 고색고교도 도보로 갈 수 있다. 또한 롯데몰(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시네마), AK플라자, CGV, KCC몰 등이 주변에 있다. 가까운 거리에 약 35만㎡ 규모의 수원 스타필드(2023년 예정)가 조성되고 8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 수원 델타플렉스가 가까운 것도 강점이다.

 

▲힐스테이트 더 운정= 현대건설이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 운정역 일대 중심상업지역(파주시 와동동 1471-2·3번지, F1-P1·P2블록)에서 ‘힐스테이트 더 운정’을 분양한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문화 및 집회시설, 근린생활시설, 판매시설 등이 모두 어우러진 매머드급 주거복합단지로 개발된다. 지하 5층~지상 49층, 13개 동, 연면적 약 82만8000㎡, 총 3413세대(아파트 744세대, 주거형 오피스텔 2669실)규모로 지어진다. 이중 주거형 오피스텔 2669실(전용면적 84㎡, 147㎡)을 분양할 계획이다.

단지 내에 대규모 상업·문화시설이 마련될 예정으로 입주민들은 향후 멀리 나가지 않고도 각종 편의를 쉽게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입지적으로도 탁월하다. 경의중앙선 운정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다. 해당 사업 시행사인 하율디앤씨는 운정역과 파주운정신도시와 연결된 공중보행덱을 추가 연장하고 브리지(가교)를 통해 단지와 직접 연결시킬 계획이다. 추가 연장·증설되는 공중보행덱이 모두 완공되면 해당 단지 입주민들은 단지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곧바로 운정역까지 안전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서울문산고속도로와 제2자유로 이용이 수월하며 운정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광역급행버스(BRT)도 다수 갖추고 있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요지역으로 이동도 수월하다. 사업지 남단에 위치한 운정호수공원은 대지면적 72만여㎡ 규모에 달하는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단지 바로 동쪽에 생태 하천인 소리천이 있어 여유롭게 산책도 가능하다.

와동초교와 지산초교를 모두 걸어서 통학할 수 있으며 지산중·한가람중도 근거리에 있다. 가람도서관이 단지 바로 옆에 있어 자녀들의 방과 후 학습도 수월할 전망이다.

 


▲마포 뉴매드= 서울 한복판 마포구에서 고급 주거 상품 ‘마포 뉴매드 오피스텔’이 분양된다. 한토플러스㈜와 ㈜하나자산신탁이 시행하고, ㈜범양건영이 시공하는 단지는 서울 마포구 마포동 195-1번지 일대에 1개동 지하 7층~지상 20층, 오피스텔 294실 전용면적 25~79㎡로 조성된다.

여유로운 공간 활용을 위한 복층형 설계를 도입했다. 일부세대는 전용 테라스까지 갖추고 있으며 전 타입이 티피·요트·카라반 등의 테마를 주제로 한 독특한 컨셉튜얼 유니트로 제작된다. 단지에는 유명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초호화 커뮤니티도 조성된다. 우선 단지 내부에는 실내 수영장, 입주민 전용 고급라운지, 피트니스가 마련돼 입주민의 수준 높은 워라블 라이프를 지원한다. 주기적으로 집을 청소해주는 룸 클리닝 서비스를 시작으로 발레, 리무진,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조식 제공, 렌털, 장보기 서비스 등 주거 전반에 걸친 다양한 리빙 서비스도 제공된다.

단지가 조성되는 마포동 195번지 일대는 한강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단지로 중층 이상 호실의 경우 한강 조망권을 가질 수 있다.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진입도 쉬워 서울 및 수도권 전역으로의 이동도 편리하다. 바로 주변으로는 마포를 대표하는 상업지구가 위치해 주거 편의성도 좋다. 지하철 5호선 마포역과 직결된 초역세권 단지로 서울 3대 업무지구인 여의도와 종로 업무지구로의 신속한 접근이 가능하다.

 

▲건대 트레비앙= 은일종합건설㈜에서 시공, 아시아신탁㈜에서 신탁을 수행하는 ‘건대 트레비앙’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지하 4층부터 지상 18층으로, 오피스텔은 387세대이며 타입은 총 4가지로 갖추고 있다. 입주민을 위한 개인금고도 설치되어 있으며 카셰어링&방문 건식 세차 서비스, 휘트니스 센터, 짐 보관 서비스, 조식 딜리버리 서비스, 건강검진 서비스, 라이프케어 서비스 등 호텔식 서비스도 제공된다.

주변에 지하철 2,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이 100m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7분 거리에 강남과 잠실 생활권을 모두 누릴 수 있다. 또한 강변북로, 동부간선도로, 올림픽대로 등을 활용할 수 있어 강남 및 강북 주요업무지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조식, 검진에
개인금고까지


건물 자체가 상업지역에 있어 이마트, 롯데백화점, CGV, 스타시티몰, 로데오거리, 건국대병원 등 편의시설을 활용하기 좋다. 이외에도 양꼬치거리, 뚝도시장, 광진문화예술회관과 가까우며 동서울 우편집중국 등 관공서도 가깝다. 어린이대공원, 서울숲, 뚝섬한간공원 등의 숲세권 역시 활용하기 좋다.

인근에 화양초, 성수초, 자양초, 성자초, 신자초, 경수초, 경수중, 자양고, 건국사대부속고 등의 초중고교가 있어 자녀 통학에 유리하다. 세종대, 건국대, 한양대 트리플 학세권 캠퍼스타운이 갖춰져 수요층이 두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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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