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를 만나다> 전 세계 강타 '오징어 게임' 이기적 동물 박해수

“넷플릭스는 운명입니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 박해수에게는 ‘최고령 신인상’이라는 특별한 타이틀이 있다. 주로 연극 무대 위에서 활약한 그는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눈도장을 찍은 뒤 영화 <양자물리학> <사냥의 시간>에 출연했다. 선과 악을 오고 감에도 언제나 색감이 짙은 연기를 소화한다. 남자다운 인상에 강력한 피지컬을 가졌을 뿐 아니라, 출중한 연기력이 뒷받침되는 그는 많은 제작 관계자들이 선호하는 배우다.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에서도 그의 존재감이 빛난다. 

국내 콘텐츠가 이토록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적은 없었다. 넷플릭스 좀비물 <킹덤> 시리즈나 일본을 강타한 <사랑의 불시착>, 최근 전 세계 군인들의 가슴을 적신 <D.P.>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사라진 죄의식

전 세계인이 하나같이 <오징어 게임> 속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으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즐긴다. 동아시아는 물론 유럽, 북미에서도 난리다. 추석 연휴 전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국내보다 세계에서 더 특별히 사랑을 받고 있다. 박해수는 이러한 인기를 이미 예측했단다. 

“작품에 만족도가 있어서 저는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어요. 물론 예상한 것 이상으로 반응이 있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또 제가 그 자리에 있어서 더 감사해요.”

이 드라마에서 서울대 출신으로 여의도 증권가에서 주식을 하다 수십억원의 빚을 지고 ‘죽느냐 사느냐’를 고민하는 상우를 박해수가 연기했다. 인간적인 성품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고통조차 외면하는 인물이다.


선보다는 악에 가까운 포지션의 상우를 박해수가 연기하자 입체적인 인물로 변모했다. 

사람을 죽이고도 당당한 태도를 보이는 그에게 어쩌면 더욱 현실감이 느껴졌던 건 인물의 내면을 고심한 박해수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 아닐까. 서울대를 다녀본 적 없는 박해수는 서울대 출신의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며 엘리트의 내면을 살펴보는 등 상우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다각도로 연구했다. 

“상우를 질투심이나 박탈감, 자격지심이 있는 인물로 해석했어요. 서울대 출신 분들을 만나면서, 그들이나 저에게나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박탈감을 발견하기도 했어요. 여러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하다 보니, 대다수 사람이 보편적인 박탈감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면을 연기하면서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겉만 보면 매우 스마트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상우는 매우 이기적인 동물에 가깝다. 처음에는 인간적인 듯 보이나 점차 상금과 가까워지면서 본색이 드러난다. 자신이 죽을 것 같은 순간에 타인을 죽이고 승리를 쟁취한다.

심지어 자신을 잘 따르고 좋아하던 동생을 속이고 생존한다. 그 행동에 죄의식 따윈 없다. 인생을 살아가는 가치관이 ‘승자 독식’이다. 

상우의 동네 형이자 모두 함께 같이 살아나가고자 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비교되면서 그의 악함은 더욱 도드라진다. 기훈에게 감정을 이입한 관객은 대체로 상우를 비난한다. 반대로 찰나의 순간, 그릇된 판단으로 목숨을 잃는 서바이벌 속에서 상우의 모습이 오히려 기훈보다 더 현실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나락으로 떨어진 서울대 출신 증권맨 역
“상우를 욕 한다는 건 사실 고마운 거죠”


“많은 분이 상우에 대해 욕을 하시더라고요. 이런 인간 군상에 욕을 해준다는 건 그 역할을 연기한 배우에게는 고마운 점인 것 같아요. 욕 먹으라고 만들어진 캐릭터는 아니지만, 욕하는 분들을 충분히 이해하죠. 어떤 분들은 ‘나 같아도 저렇게 하겠다’면서 상우를 가장 현실적인 인물로 평가해주신 분들도 있었어요. 그렇게 공감해주시는 분들 보면 힘이 돼요.”

<오징어 게임>은 일본 영화 <신이 말하는 대로> <배틀로얄>, 할리우드 영화 <헝거게임>과 비슷한 데스게임 장르다. 목숨을 건 생존 대결 후 최후의 1인이 살아남는 구조다. 다만 특별한 점은 다른 작품이 생존에 초점을 맞춘다면 <오징어 게임>은 인간 본연의 감성에 렌즈를 댄다.

대다수 인물이 시시각각 극도의 감정 변화를 일으킨다. 상우 역시 점층적으로 생존을 위해 변해간다. 비교적 선의 위치에서 극단의 악으로 돌진하는 상우를 연기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촬영 기간 내내 어딘가 편하지가 않았어요. 편하게 쉬려고 해도, 쉽지가 않았어요. 계속 ‘왜 그럴 수 있는가’ ‘과연 합리적인가’ ‘사람이 이럴 수 있나?’와 같은 질문을 하게 됐어요. 때로는 ‘그럴수도 있겠구나’라는 공감을 하게 될 때도 있었어요. 특히 상우의 마음에 공감이 될 때는 무섭기도 했어요. 힘들다기보다는 배우가 해야 하는 거죠. 나도 누군가에게 상당히 냉철할 수 있구나라는 걸 느끼면서 촬영했어요.”

어떻게 보면 매우 지적인 이미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깡패처럼 강한 악다구니가 느껴지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박해수의 매력을 두고 ‘퇴폐미’라고도 한다. 

“저에게 ‘섹시한 미중년’이라고 남긴 댓글이 기억이 나네요. 사실 퇴폐미가 있을 거라곤 예상 못하고 연기했어요. 퇴폐미가 어떤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조상우의 냉혈한 부분들을 그렇게 봐주신 것 같아요. 저도 그런 반응이 재밌기도 했고, 제게서 여러 가지 면을 발견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요.”

박해수는 <수리남> <종이의 집>에도 출연한다. 두 작품 모두 넷플릭스 작품이다. 이외에도 영화 <유령>과 <야차>, OCN 드라마 <키마이라>도 대기 중이다. 무려 다섯 작품이나 준비돼있다. 소처럼 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요 넷플릭스 작품에 출연하는 것을 두고 ‘넷플릭스의 아들’이라고도 한다. 앞서 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냥의 시간>에도 등장했다.

퇴폐미 미중년

“좋은 감독님께서 좋은 작품을 주시는데, 저는 거절할 이유가 없어요. 작품으로 제 에너지를 펼치고 싶습니다. 작품 욕심이 강하게 있어요. 그래서 소처럼 일하는 것 같긴 합니다. 운좋게 넷플릭스가 가는 길에 함께하고 있는 건 운명 같아요. 앞으로도 이 운명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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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우리나라는 개발이 제한돼있는 토지가 있다. 해당 토지들의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장의 승인이나 대통령령 승인이 있어야 한다. 부동의 가구 1위 기업인 한샘이 개발제한구역을 마음대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상은 시흥 제1공장 부지 주변 필지다. 행정조치가 완료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다. 한샘은 주방·인테리어가구를 판매·제조하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 가구 업체다. 1970년 9월 한샘으로 창립한 뒤 1977년 국내 최초로 주방가구를 수출해 1979년에 수출 100만달러 돌파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샘의 2023년도 기준 매출액은 1조9669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9억4660만원이다. 최초의 공장 성장 시발점 한샘의 성장은 시흥 공장과 함께했다. 조창걸 명예회장이 자본금 200만원으로 은평구 대조동에 23.1㎡의 매장으로 시작했던 한샘은 1976년 시흥시 조남동에 최초의 공장다운 공장을 설립했다. 제1공장을 통해 한샘은 생산 체계를 크게 개선하며 큰 실적 향상을 이뤘다. 한샘은 현재 시흥과 안산 등에 4개의 물류센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한샘 시흥 공장은 조남동 ▲594-1번지 ▲91-144번지 ▲91-145번지 세 곳의 필지, 약 1만4610㎡의 면적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한샘은 91-117번지 매수해 총 1만8429.8㎡의 면적을 공장 부지로 사용 중이다. 등기사항전부증면서 확인 결과 한샘은 해당 부지 외 시흥 공장과 인접한 4개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2076㎡ ▲조남동 91-165번지, 207㎡ ▲조남동 91-166번지, 109㎡ ▲조남동 산 57-1번지, 3273㎡도 소유하고 있다. 항공지도에 따르면, 한샘 시흥 공장의 정문 바로 앞을 3개의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조남동 91-165번지 ▲조남동 91-166번지가 둘러싸고 있으며 산 57-1번지는 공장 뒤편 산과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형세를 나타낸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2008년 항공사진부터 지금까지 해당 필지를 야외주차장 및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해당 필지의 지목이 모두 ‘임야’라는 것이다. 임야는 산림과 원야로 구성된 토지로, 공간정보관리법에서는 죽림지, 수림지, 암석지, 모래땅, 습지, 황무지, 자갈땅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임야는 대부분 산림자원보호법에 따라 산림보호구역 또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다. 즉, 산림청의 허가 없이는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간혹 산림보호구역이나 지역이 아닌 임야도 있지만 이 역시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가능하다. 시흥 제1공장 주변 4필지 무단 개발 개발제한지역·공익용 산지에 해당 한샘이 야외주차장과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한 필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있다. 한샘이 산림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제한구역 땅을 개발해 무단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사안이다. 실제로 시흥시 도시정책과는 해당 필지와 관련해 많은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은 해당 필지들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 위반이 주된 내용이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적재) 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제한구역의 건축물로서 제15조에 따라 지정된 취락지구로의 이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된 건축물을 이축하기 위한 이주단지의 조성 ▲건축물의 건축을 수반하지 않는 토지의 형질변경으로서 영농을 위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토지의 형질변경 등 9가지의 경우만 예외로 하고 있다. 이렇듯 한샘의 4 필지 사용은 예외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림청장 허가받았나 민원을 접수한 시흥시 건축과 개발제한구역지도팀은 2020년에 해당 필지에 관한 현장조사 이후 한샘에 원상회복 행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한샘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감행했다. 재판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한샘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이행강제금 일부를 한샘에 돌려주도록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시흥시의 행정조치가 잘못됐다는 판결이 아니었다. 법적 싸움 끝에 시흥시의 원상복구 행정조치는 진행됐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에 따르면, 한샘은 행정소송 이후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원상복구를 완료했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 관계자는 “행정조치 이후 원상복구까지 불법으로 개발한 것을 모두 해체하고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일이 걸린다”며 “해당 필지(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는 지난해 11월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한샘이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했던 땅으로 불법 점용한 적이 없으며, 해당 부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과 동일한 상태로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샘은 여전히 해당 필지들을 불법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가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한 필지는 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다. 하는 척 얼렁뚱땅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91-166번지는 도로와 인접한 부분의 절반의 울타리만 철거됐으며 여전히 4~5대의 차량이 주차돼있는 상태였다. 해당 필지는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역‧지구로는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로 구분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4층 이하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지만, 개발제한구역이므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등이 불가능하다. 시장 혹은 도지사·군수 등의 허가를 받을 경우 가능하지만, 시흥시에서는 해당 부지의 주차장 사용을 허가해주지 않았다. 행정조치 이후에도 계속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셈이다. 산 57-1번지도 마찬가지다. 항공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해당 필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는 2013년에 사라졌지만 자재가 적재돼있었다. 이후 2020년에 다시 콘크리트가 덮였다가 2022년 흙밭으로 복구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재는 적재돼있다. 게다가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산 57-1번지와 조남동 산 57-5번지가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공익용 산지로 지정돼있어 보전산지로 분류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 57-5번지가 산지 그대로 있는 것과 다르게, 산 57-1번지는 콘트리트가 지반을 받치고 있으며 경계선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다. 행정조치 완료? 완전 복구 안돼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공익용 산지를 마음대로 개발하면 산지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부지 명의가 한샘이더라도 시장 등 지자체의 허가 없이 개발하면 안되는 곳으로 구조물을 통해 공장부지와 평행을 맞추는 지반을 만드는 것도 허가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행정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 문제가 되는 필지를 매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샘은 조남동 91-163번지의 필지를 1985년 매입했다. 이후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해당 필지를 2022년 11월4일 갑자기 팔아버렸다. 2022년은 한샘과 시흥시의 행정소송이 끝나고 행정조치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현재 해당 필지는 ㈜효경개발이 매수해 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상복구에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토지를 매매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토지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토지를 원상복구하는 데 많은 금액이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필지는 공익용 산지로 산지 조성까지 해야 해 상황이 다르다”며 “산지 조성에 들어가는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토지를 매매한 것은 이중으로 이익을 얻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샘 관계자는 “크레인 등 장비가 있는 부지는 한샘의 소유가 아니므로 저희가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제의 필지 매매한 정황 한샘 측은 이번 불법 점용 의혹에 관해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공장 설립보다 늦게 이뤄져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개발로 분류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필지들은 지난 1976년 12월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시기상 한샘의 공장 설립 이후에 묶인 셈이다. 하지만 산 57-1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필지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인 1985년 매입한 땅이라 불법임을 알고도 마음대로 개발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