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손님처럼…럭셔리 서비스

수도권 분양시장에 고급화·차별화·특별화 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인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까다로워지면서 ‘하이엔드’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1960~1980년대 주택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시기에 정부는 정책적으로 주택의 ‘질’을 높이기보다 ‘양’을 늘리는 데 주안점을 뒀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부동산 상품은 주철처럼 일정 형틀에서 동일 형태로 한꺼번에 찍어내는 구조로 지어졌다. 현대인들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주택 보급률마저 100%를 넘어서면서 평준화되고 획일적인 상품의 인기가 점점 시들해지고 있다.

양보다 질
주택의 변신

지금은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품질이 우수한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제공받기를 원한다. 개인별 취향이나 개성을 중요시 하면서 ‘고급화’를 비롯해 ‘차별화’‘특별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가격보다 품질이 우선시 되는 ‘하이엔드’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 부동산시장에선 가격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품질과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한다면 초고가라도 팔린다.

2019년 당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초호화 단지인 ‘한남더힐(전용면적 244㎡)’은 84억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구 단국대 부지에 지은 아파트로 최고급 자재를 사용한데다가 고가의 조경시설과 수준 높은 커뮤니티시설, 최첨단 보안설비 등을 갖춰 용산 최고가 아파트로 등극했다.


하이엔드 열풍은 분양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에 짓는 ‘래미안 원베일리’는 1순위 청약접수를 한 결과 161.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은 세계적인 설계업체인 ‘S MDP’와의 협업을 통해 차별화를 둔 외관 디자인을 적용키로 했다.

고급화·차별화·특별함 추구
수도권 ‘하이엔드’ 단지 인기

하이엔드 상품의 인기는 아파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수익형 부동산도 하이엔드 상품의 희소성을 지니며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짓는 하이엔드 오피스텔 ‘루카831’의 경우 지난 5월 청약접수 결과 평균 12.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남권 도심을 한눈에 누릴 수 있는 ‘인피니티 풀’이 설치되는 등 하이엔드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건영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생활숙박시설인 ‘라포르테 블랑 여의도’의 청약접수를 한 결과 하루 만에 모두 완판 됐다. 평균 경쟁률이 25.7 대 1에 달했다. 비즈니스 이용객들을 위한 맞춤형 공간인 ‘미팅룸’, 여의도의 야경을 누릴 수 있는 ‘루프탑 가든’등이 도입되면서 관심을 끌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고객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주거용 부동산은 물론 생활숙박시설 등 수익형 부동산 또한 하이엔드 열풍이 불고 있다”며 “향후에도 고객 눈높이를 충족하는 고급화, 차별화, 특별함 바람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 등장한 하이엔드 상품.

 

▲브릴란테 남산(오피스텔)= 남산과 명동 사이 첫 번째 시그니처 하우스 ‘브릴란테 남산’이 분양 중이다. 서울 중구 필동1가 3-5·6·7번지에 지하 2층~지상 13층, 전용 18~39㎡, 총 156실 규모로 조성된다.

12개 타입을 구성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높였다. 전 호실의 약 69%를 희소성 높은 투룸으로 설계해 고급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12개 타입으로 수요자 라이프스타일과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맞춤형 평면 설계가 적용돼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른 서울 아파트를 대체할 상품으로 주목된다.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던 팬트리나 드레스룸 등 수납공간뿐 아니라 고급 마감재를 사용하고 월패드 시스템을 도입해 생활 편리성을 높일 계획이다. 3구 하이브리드 쿡탑, 월패드, 전자레인지 겸용 오븐, 시스템에어컨, 세탁기, 건조기, 빌트인 냉장고 등 풀퍼니시드시스템은 물론 VIP를 대상으로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업체와 제휴해 룸 클리닝, 세차, 런드리, 공항 및 골프장 의전, 명품 수선 및 보관 대행 등 입주민을 위한 럭셔리 특화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가격보다
품질 먼저

 

▲DK밸리뷰 용산= 용산구 한강로 3가에 전매 가능한 투룸 오피스텔과 소형 아파트 복합 단지인 ‘DK밸리뷰 용산’이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664.50㎡, 연면적 6201.40㎡, 지하 2층~지상 20층 규모다. 오피스텔 83실, 소형 아파트인 도시형 생활주택 24세대로 구성된다. 오피스텔 전용면적 기준 29.58~33.92㎡(5개 타입, 투룸) 83실, 도시형 생활주택 전용면적 기준 24.22~ 26.81㎡(5개 타입, 투룸) 24세대로 전세대 투룸, 3베이(Bay)구조다.

하이엔드 이태리 주방가구, 고품격 인테리어, 최적의 내부구조 설계의 주거 공간을 구성했다. 품격가치를 높이는 풀옵션 빌트인, loT 시스템 설치, 주차호출(발렛서비스)를 이용한 품격 있고 편리한 생활환경을 조성했다. 총주차 대수는 73대(법정 67대). 시행과 시공은 각각 ㈜DK밸리뷰와 ㈜DK건설이, 자금관리는 교보자산신탁㈜이 맡았다. 2022년 10월 준공 예정.

최고급
최첨단

 

▲더 솔라고 세운= 동부건설이 서울시 중구 충무로 역세권에 ‘더 솔라고 세운’을 선보인다. 지하 5층~지상 14층에 총 559실 규모의 생활형 숙박시설. 지하 2층에 12실 규모의 스크린골프장(근생시설), 지하 1층에 12레인의 볼링장(근생시설)과 피트니스센터, 지상 1·2층 상가로 구성된다.

계약자에게 시행 위탁사가 운영하고 있는 솔라고CC(36홀 골프장) 60만원 그린피 상품권이 지급되고 3년간 그린피 10% 할인권 혜택, 2021년 7월 준공 예정인 솔라고 콘도(가칭)의 숙박료를 3년간 20% 할인한다. 또한 3년간 연 1회 더 솔라고 세운 무료 숙박권 지급, 임대차 서비스, 세무대행, 시설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숙박객에게도 볼링장과 스크린골프 운영요금의 20% 할인, 조식 서비스(단기 숙박 시 무료제공, 장기 렌털 시 할인 제공), 피트니스 무료 이용, 레스토랑 10% 식음료 할인, 발렛파킹 서비스, 객실 클리닝 서비스, 세탁 서비스 등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전용 21.01  ㎡ 원룸부터 57.48㎡ 투룸까지 구성돼 있다. 시행 위탁사인 솔라고 개발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볼링장과 스크린골프, 피트니스센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많은 비용 들어도 좋다!
개인 취향·개성 중요시

 

▲구리 수아주 퍼스트= 수도권 동북부 교통 중심지역인 경기도 구리시 지역에 역세권 오피스텔인 ‘구리 수아주 퍼스트’가 분양한다. 전세대 1.5룸, 투룸 구조를 적용해 소형가구가 넓게 살 수 있도록 공간활용도를 높였다. 3m 높은 층고로 높은 개방감을 준다.

별도의 수납공간을 제공해 오피스텔의 부족한 수납공간을 보완했다. 1~4층 근린생활시설의 층고를 높게 설계해 오피스텔 기준 층인 5층이 일반 아파트의 8층 정도로 높아 탁 트인 전망을 갖췄다.

 


▲다산역 데시앙= 경기도 남양주 다산동 6056번지 일대에 주거용 오피스텔 단지인 ‘다산 데시앙’이 분양한다. 대지면적 84 00.90㎡, 연면적 9만4420.82㎡,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다. 주거시설 총 531실 및 상가(판매시설) 2만8764.09㎡(약 8700평)가 공급될 예정이다. 지하 1~5층은 주차장·편의시설, 지상 1~3층은 판매시설, 4층은 판매·편의시설, 5~15층은 주거용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주거시설은 전용면적 기준 36.36~82.64㎡(11~25평형)로 공급될 예정이다. 탑층은 복층형 테라스 특화(일부 호실)를 적용했다. 공급물량의 83.5%가 투룸 이상의 주거시설로 구성돼 있다. 판매시설인 상업시설 역시 다산신도시(다산1동 기준) 상업용지 중 최대 규모로, 다산역세권 주거복합 랜드마크 단지로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맞춤형 설계
특화 서비스

주차는 875대 중 531대가 주거공간에 배정돼 호실당 1 대1 주차가 가능하다. 다산신도시(다산1동 기준) 최초 전 호실 주거형 상품으로 희소성과 주거 선호도가 높은 투룸 이상의 평형으로 구성된다. 탑층에는 복층 구조의 테라스가 특화된 호실이 적용, 소형 평수가 부족한 다산신도시의 주거시설로 인기 있는 531실이 공급될 예정이다.

아파트와 달리 다산역 데시앙은 주거용 오피스텔이라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 주택소유 여부, 거주 지역과 무관하게 청약이 가능하다. 재당첨 제한과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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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