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야구 대표팀 ‘안방마님’ 강민호에 대해 알아야 할 다섯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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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1.07.20 11:21:15
  • 호수 13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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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뉴스] 오는 28일 막을 올릴 도쿄올림픽 야구 경기에서 대한민국 남자 야구 대표팀은 2008년 베이징 금메달의 영광을 다시 한 번 노린다. 13년 전 그 영광의 순간에 있었으며, 이제는 베테랑 포수로서 올림픽에 나설 강민호 선수에 대해 알아야 할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강민호는 1985년 8월18일 제주시에서 태어났다. 제주 신광초에 다니던 시절, 제주도에는 3개 초등학교에 야구부가 있었다. 야구부 경기가 있을 때마다 학생들은 시합을 찾아가 응원했다. 

포수에 반하다

야구부가 아닌 일반 학생으로 응원을 하던 강민호는 포수 장비를 착용하고 야수들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고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이를 계기로 야구 선수의 길, 그중에서도 포수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야구부가 있는 포항제철중학교, 포항제철고등학교로 진학했다. 당시 포항제철고등학교의 경우 유혜정, 권혁과 함께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들이 졸업한 이후에는 최약체 팀으로 전락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제철고등학교를 공수 양면으로 이끈 선수가 바로 강민호였다.

2학년 때 이미 고교 정상급 포수로 인정받았고, 3학년 땐 고교야구 포수 랭킹 1위로 평가받으며 청소년 야구 대표팀의 주전 포수로 낙점됐다. 2004년 발간된 아마야구사랑 스카우팅 리포트는 강민호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올해 랭킹 1위의 포수. 지난해에는 팀 전력이 약해 빛을 보지 못했으나 올해는 청룡기, 무등기, 황금사자기에 출전해 기량을 선보였다. 어깨가 강해 앉아서도 2루 송구가 가능하고 팀의 리더로서 공수를 잘 조율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량을 인정받은 강민호는 200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지명(전체 17번)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2017년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기 전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만 뛰었으며, 롯데 자이언츠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갖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

롯데 자이언츠에 있을 당시 최고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활약했다. 국가대표 포수 최다 차출인 8회를 기록하며 국가대표 주전 포수로 이름을 떨쳤다. 이대호의 해외 진출 이후 강민호 하면 롯데, 롯데 하면 강민호라는 인식이 있을 만큼 부산 출신이 아니지만 부산의 아이돌이자 롯데 자이언츠 간판선수로 활약했다.

대구에서 이승엽이 대구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 안내방송에 나오듯, 부산 도시철도 3호선 사직역 안내방송은 강민호의 몫이었다.

입단 초기에는 프로입단 첫해인 2004년엔 겨우 3경기만 출전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주전 포수였던 최기문이 병역 문제로 2005년 스프링캠프를 참가하지 못하게 되면서 강민호에게 기회가 왔다.

응원만 하던 초등학생
프로야구 선수의 길로


2006년 포수로서 역대 3번째로 전 경기 출전의 위업을 일궈냈다. 포수로서 아직 설익은 기량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플레이하는 모습과 투고타저 시즌임에도 0.251의 타율과 9홈런, 53타점을 기록하며 타자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2008년은 강민호에게 최고의 한 해였다.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해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기여했고, 소속팀에서도 시즌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19위, 홈런 공동 5위, 타점 6위를 기록해 팀이 8년 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 팀 내 포수 최초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강민호는 2011, 2012, 2013년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13년에는 FA 자격을 얻어 롯데 자이언츠와 총 4년간 보장액 총 75억원(계약금 35억, 연봉 10억)이라는 계약을 체결하며 당시 역대 포수 최고액을 기록했다.

FA 계약 이후에도 2015년 KBO 리그 역사상 포수 최초로 3할 30홈런을 달성했다. 역대 포수 OPS 1위를 기록하는 등 KBO 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16년에는 팀의 주장을 맡았으며 다시 한 번 호성적을 거두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17년 역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개인 통산 5번째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적의 뒷말

강민호는 2017년 시즌 후 FA 자격을 재취득했고, 11월21일 계약금 40억원, 연봉 총액 40억원 등 4년 총액 80억원의 조건으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이는 2014년 당시 본인이 기록했던 역대 포수 최고액(4년 75억)을 다시 한 번 갱신한 금액이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프런트와 팬들 모두 2차 FA고, 선수 역시 팀에 대한 애정이 넘쳤기에 롯데에 남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터라 삼성 라이온즈로의 이적은 충격적이었다.

롯데와 삼성이 같은 금액인 80억원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으로 이적하자 이와 관련해 수많은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면 계약설’ ‘계약 축소 발표설’ ‘추가 옵션설’ 등이 난무했다. 

강민호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계약 이후 “15년 동안 뛰었던 팀에서 변화를 준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삼성에서 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줬다. 다가오는 그 모습에 마음이 흔들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에서 나를 필요로 한다는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협상을 대하는 진정성에서 차이가 좀 있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드릴 수 없지만, 돈 때문에 결정한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추후 보장 금액인 80억원 이외의 추가 옵션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옵션을 포함하면 총액이 최대 90억원에 달했다.

이후 KBO는 구단과 선수간의 FA 계약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계약과 연봉에 해당하지 않은 옵션 내용도 의무적으로 보고토록 하고, 계약과 관련된 증빙 서류 제출도 요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부진과 부활

강민호는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 후 2월21일 니혼햄과의 첫 번째 실전 연습경기에서 첫 타석부터 비거리 110m 홈런을 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첫 번째 시즌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2018년 시즌 강민호는 타율 0.269, 출루율 0.331, 장타율 0.457, OPS 0.788, WAR 1.97, WRC+ 90.2, 22홈런, 71타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홈런과 타점은 예년과 비슷한 기록이었고, 오히려 타점은 지난 2년보다 더 증가했다.

하지만 OPS와 WRC+, WAR이 지난 3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물론 포수라는 포지션을 감안했을 때는 준수한 성적이었지만, 4년 총액 80억원이라는 거액을 주고 데려온 선수로서는 아쉬운 기록이었다. 


2019년 시즌 강민호는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 투표에서 최고 득표 수로 주장으로 선임됐다. 선수협 회장 투표에서는 이대호에 이어 득표수 2위를 차지하며 리더십을 인정받는 등 기대를 모았다.

이도 잠시. 2019년 시즌 역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초반에는 타격 페이스가 나쁘지 않았으나 6월부터 잦은 부상과 타격 부진이 심해졌다. 9월3일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전에서는 상대팀 선수인 신본기와 잡담을 하다 견제사를 당했다.

이 사건 이후로 많은 팬들과 언론의 질책을 받았으며 구단 자체 벌금도 냈다.

2019년 부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강민호가 다시 기량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예년과 달리 시즌 전 근황 기사도 없는 등 팬들의 관심과 기대 역시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이듬해 좋은 성적을 거두며 부활의 가능성을 보였다.

시즌 초반에는 1할대 타율을 오가며 부진했으며 부상까지 당했다. 부상 복귀 이후에는 리그에서 손꼽힐 정도로 엄청난 타격감을 보이며 기록을 끌어올렸다. 타율 0.287, 출루율 0.349, 장타율 0.487, OPS 0.836, WAR 3.15, WRC+ 112.6으로 양의지의 뒤를 이어 2020 시즌 KBO리그 포수 WAR 2위를 기록했다.

비록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10개 구단 주전 포수 중에서 양의지의 뒤를 이어 OPS 2위, WRC+ 2위를 차지했다. 이는 롯데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17시즌을 넘어서는 성적이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베테랑 포수의 모습을 선보이며 투수진을 이끌었다. 용병들의 KBO 정착에 힘을 보태며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끝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이 겹치며 정상적인 팀 가동이 힘들었던 삼성 라이온즈였지만 강민호만큼은 부상에서 빠르게 복귀하며 묵묵히 주전의 중심을 지켰다.

제2의 전성기

1985년생 소띠 야구 선수인 강민호는 소의 해인 2021년 맞으면서 “소처럼 일하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현재 그 다짐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6월23일 기준 총 56경기에서 타율 0.330, 7홈런, 36타점, OPS 0.887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 부문에서는 특히 리그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6년 롯데 자이언츠 시절 타율 0.323을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다시 3할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수비에서도 팀에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에이스로 떠오른 원태인은 강민호의 조언 속에서 성장하는 중이다. 원태인은 8승으로 다승 2위, 평균자책점 2.59로 이 부문 리그 8위에 자리하고 있다. 투수 WAR은 2.56으로 리그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뷰캐넌 역시 강민호의 리드와 함께 9승으로 리그 다승 1위, 평균자책점 2.35로 리그 3위, 투수 WAR은 무려 3.69로 리그 1위를 기록 중이다. 

자타공인 한국 주전포수
도쿄서 베이징 영광 재현 

강민호는 마무리 투수 오승환과도 호흡을 맞춰 이번 시즌 21세이브를 합작했다. 오승환은 이 부문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오승환은 “강민호 선수는 내가 해외에서 뛰다 와서 처음 접해보는 선수들이 많아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안타를 맞거나 홈런을 맞은 뒤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상대 타자의 장단점을 공유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공수에서 활약이 돋보이면서 강민호는 대한민국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최종명단 24인에 선발됐다. 강민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전승 우승 신화를 창조한 멤버였으며, 이후에도 국가대표팀 단골 멤버로 이름을 올렸지만 최근 몇 번의 대회에서는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무릎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에서도 최종 엔트리에 발탁되지 못했다. 대표팀 내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상황에서 김경문 감독은 베테랑 강민호의 리드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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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