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활기 띠는 수익형 부동산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과 거래액이 급증했고, 상업용지 거래도 활발했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오피스텔을 제외한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4만7733건에 달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4만1096건보다 16%가량 증가한 것이다. 거래량 증가 1위는 경기도로, 지난해보다 18%(2467건)가량 늘어난 1만6381건을 기록했다. 서울도 전년 동기보다 1289건, 부산도 1050건 늘었다.

단기간
완판행렬

올해 중대형 상업 용지(일반 상업지역, 근린 상업지역 토지) 거래량도 4월 말까지 2370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1868건) 대비 약 26.9% 증가한 것이다. 경기도가 296건, 강원 273건, 충남 250건, 전남 195건, 서울 193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상업 용지 거래는 지방 도시가 전체 거래량의 약 54.6%(1295건)를 차지했다.

오피스텔을 포함한 1분기 서울 상업·업무용 부동산 매매 거래총액은 9조1874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분기 6조2023억 원과 비교해 3조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상가들의 휴·폐업 속출로 판매 시설의 거래 총액은 3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8102억원에 비해 대폭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거래된 수익형 부동산은 오피스텔 16만1642건 등 총 33만5556건으로 나타났다. 2019년 30만3515건보다 10.56% 늘어난 것이다. 수익형 부동산이 정부 고강도 규제로 반사이익을 얻으며 그야말로 성수기를 맞이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수익형 부동산 역시 순차적으로 대출 규제 적용 방침을 발표하자 매물 선점 움직임도 나타나는 추세다.


최근 수익형 부동산 신규 부동산 시장은 상가나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내 기숙사 등 구분 없이 단기간 완판행렬을 이어가면서 아파트 못지않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이 지난 4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분양한 단지 내 상가 ‘힐스테이트 에비뉴 장안 센트럴’은 분양 이틀 만에 85개 점포가 모두 팔렸다.

상업·업무용 거래량·거래액 급증
정부 고강도 규제로 반사이익 얻어

반도건설이 지난해 10월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분양한 지식산업센터 ‘가산역 반도 아이비밸리’도 분양 15일 만에 모두 주인을 찾았다. 올 1월 경기 과천시 지식정보타운에서 분양한 ‘과천 상상 자이타워’역시 분양 하루 만에 완판된 바 있다.

오피스텔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보광종합건설이 올 4월 대구 동구 신암동에서 선보인 ‘동대구역 골드클래스’주거용 오피스텔은 정당계약 첫날 모두 팔렸다. 3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분양한 ‘더 오키드 청담’역시 분양 당일 완판 됐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점차 거래도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상업업무용 거래량은 전분기(8만6097건)대비 238건 늘어난 총 8만6335건이다. 이와 달리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4분기(42만4062건)와 비교해 9만8208건 감소한 32만5854건이 거래됐다.

수익형 부동산이 상승세를 이어가자 곳곳에서 공급이 활발하다. 그중에서도 항아리 상권 단지 내 상가, 지방세 시가표준액 1억원 미만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내 기숙사, 도심 생활(형)숙박시설 등이 특히 수요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먼저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가 위축되고 공실이 늘어나고 있는 기존의 인기 상권보다는 항아리 상권에 단지 내 고정 수요를 확보한 곳이 상가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대규모 주거시설이나 업무시설 인근에 위치해 풍부한 배후 수요를 꽉 움켜잡는 상권을 형성함으로써 지속적이고 충성도 높은 수요층을 기대할 수 있는데다, 외부 충격에도 흔들림이 없어 알짜배기 투자처로 각광 받아서다.


항아리 상권은 항아리에 물을 부은 듯 확대되지는 않지만, 일대 수요를 품어 꾸준히 유지되는 상권을 일컫는다. 유동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인 상권과는 달리 특정지역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중소형 마트나 편의점 등 생활밀착형 업종부터 이용률 높은 커피숍, 식당 등의 업종으로 주로 구성된다. 대표적인 항아리 상권으로는 지역 골목상권부터 중심상권과 이격된 먹자골목, 신도시 내 상권 등을 들 수 있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입주세대라는 고정수요를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거리두기 등으로 원거리 소비 보다는 동네상권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대단지 내 상가의 장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지방세법상 시가표준액이 1억을 넘지 않는 소형 오피스텔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가 심해지면서 주거용 오피스텔이 규제의 범주에 들어가게 됐지만, 시가표준액 1억원을 넘지 않는 오피스텔은 규제를 피하면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비 위축
공실 늘어나

실제로 ‘지방세법 개정안’ 시행으로 다주택자의 세금이 크게 늘자 투자자들은 무주택 상품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모습이다. 지방세법 시행령 28조에 따르면 지난해 8월12일 이후 계약된 시가표준액 1억원 이하의 오피스텔은 주거용이라도 취득세 산정 주택 수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청약 당첨 후에도 아파트 청약 시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또 시가표준액 1억원 이하의 오피스텔은 주택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최근 크게 오른 취득세 중과에서 배제된다. 기존 세법에서 아파트의 취득세는 규제 지역과 관계없이 최대가 4%였다. 그러나 지난해 7월10일 대책의 영향으로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8%, 3주택자 이상과 법인은 12%까지 취득세율이 인상됐다. 비 조정대상지역이라도 3주택자는 8%, 4주택자 이상과 법인은 12%가 부과된다.

지식산업센터 내 기숙형 오피스텔도 인기다. 인근 동일 면적의 오피스텔보다 저렴한 분양가가 책정돼 초기 자금 부담이 적고, 종부세 합산 배제, 취득세나 양도세 중과 배제, 대출 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임대수익

마지막으로 도심 생활(형)숙박시설도 마찬가지다. 도심에 입지한 경우가 유리한데 교통환경 및 생활 인프라, 관광 시설 등을 갖추고 있어 고객 유치에 수월하다. 생활숙박시설은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오피스텔로 해석할 수 있는데, 객실 이용료가 호텔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오피스텔 보다 높은 객실 이용료로 같은 지역 내 오피스텔 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생활숙박시설은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자유롭게 분양 받을 수 있다. 또한 전매제한 대상도 아니며, 주택으로 분류하지 않아 다주택자 규제에서도 자유로워 종합부동산세가 면제되고, 양도세 중과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수익형 부동산 거래와 상업용지 매매가 증가했다”며 “양적 완화와 저금리 기조 지속, 주택시장 규제 강화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권에 분양 중인 주요 수익형 부동산.

 

▲보라매자이 상업시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355-30번지 일대 초역세권에 입지한 ‘보라매자이’상업시설이 100% 분양 완료된 가운데 회사보유분을 전매 임대 공급한다. GS건설이 시공하는 보라매자이 상업시설은 지하철 7호선 신대방삼거리역 3번 출구 바로 앞 초역세권 상가다.


총 959세대 최고 38층인 고층 아파트의 상업시설로 지역적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 점포는 최고6m(4.4~6.0m)의 높은 층고를 적용해 보다 쾌적하고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가시성이 뛰어난 1층 스트리트형 설계로 입점 테넌트와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지상 1층부터 2층까지 총 154개 점포로 구성돼 있다. 입점 예정일은 2021년 10월.

 

▲이대역 에스엠케이타워= 원조 골드라인 2호선 이대역 도보 5분 거리에 ‘이대 에스엠케이타워’ 오피스텔이 선시공·후분양 방식으로 공급 중이다. 신촌, 이대역 일원에서 분양가 1억대부터 시작하는 착한 공급가로 책정됐다. 분양가 2억2000만원(전세 2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실투자금 2000만원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서울을 대표하는 대학가인 지하철 2호선 이대역과 신촌역 인근으로 규모는 최고 높이 10층, 1개 동이다. 전용면적 14.77㎡(약 4.5평)~19.79㎡(약 6평), 오피스텔 48실로 지상 3~10층으로 구성된다.

분양 관계자는 “신혼부부와 인근 직장인 수요, 대학생 자녀가 있는 부모 등의 문의가 많다”며 “지구대가 바로 인접해 안정성이 보장되며 신촌과 이대 초역세권의 이점과 공간 프리미엄을 선사하는 오피스텔로, 전 연령대 수요자들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산 모비우스 타워= 피데스개발이 서울 금천구 가산동 G밸리에 첨단 지식산업센터 ‘가산 모비우스 타워’를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20층 연면적 약 4만3400㎡ 규모로 들어선다. 지식산업센터와 함께 독립된 동선을 갖춘 기숙사(391실)도 분양한다. 입주 고객의 최적 비즈니스, 휴식, 주거 여건 마련을 위해 다양한 특화 설계를 선보일 계획이다.

호텔식 드롭존, 퍼스널 모빌리티존, 옥상정원과 스카이라운지, 관리비 절감을 위한 태양광발전 시스템도 설치될 예정이다. 스마트게이트, 엘리베이터 제균 시스템 등 방역관리 및 안심시스템도 적용된다. 특화 로비 라운지와 함께 실내 자전거 보관실, 전동킥보드 거치대 등 밀레니얼 세대 트렌드를 반영한 특화 설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가산 모비우스 타워는 지식산업센터와 라이프스타일센터형 코리빙하우스 기숙사(391실)를 함께 분양한다. 가산 모비우스 타워 내 기숙사의 경우 일반 아파트 2.3m보다 높은 3.35~3.72m로 높여 쾌적성과 개방감을 높인 층고 및 복층 설계(382실 적용)를 했다. 공유 키친&다이닝과 루프톱 라운지 등 풍부한 커뮤니티 시설을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방 계열사 우주에서 8년임대 5% 수익 확정 보장한다. 시공은 대림건설이 맡았다.

대출 규제 적용 방침
매물 선점 움직임도

 

▲더 솔라고 세운= 동부건설이 서울 중구 충무로 역세권에서 공급하는 생활형 숙박시설 ‘더 솔라고 세운’을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14층, 전체 559실 규모로 들어서는 이 단지는 생활형 숙박시설 외에도 지하 2층 12실 규모의 스크린골프장(근생시설), 지하 1층 12레인의 볼링장(근생시설)과 피트니스센터, 지상 1·2층 상가로 구성된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전용 21.01㎡ 원룸부터 57.48㎡ 투룸까지 다양하게 구성된다.

세대 반영
특화 설계

단지 계약자에게는 시행 위탁사가 운영하고 있는 솔라고CC(36홀 골프장) 60만원 그린피 상품권 지급과 3년간 그린피 10% 할인권 혜택, 2021년 7월 준공예정인 솔라고 콘도(가칭) 3년간 20% 숙박료 할인, 더 솔라고 세운 3년간 연 1회 무료 숙박권 지급, 임대차 서비스, 세무대행, 시설관리 서비스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숙박객에겐 볼링장과 스크린골프 운영요금의 20% 할인, 조식 서비스(단기 숙박 시 무료제공, 장기 렌털 시 할인 제공)와 피트니스 무료 이용, 레스토랑 10% 식·음료 할인과 발레파킹 서비스, 객실 클리닝 서비스, 세탁 서비스 등이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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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