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송은미술대상전 신이피·오종·전현선·조영주

‘4인4색’ 전시 한눈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송은문화재단이 제20회 송은미술대상전을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연다. 대상 후보 4인의 작품을 전시해 그들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보는, 일종의 심사 차원의 전시회다. 대상 발표는 내년 1월로 예정돼있다.  
 

▲ 신이피_4FA 설치 전경

송은미술대상은 고 유성연 송은문화재단 명예회장이 생전의 깊은 애정으로 추진했던 한국 미술 문화 발전의 뜻을 기리기 위해, 유상덕 이사장이 2001년에 제정한 상이다. 한국의 재능 있는 젊은 미술작가들을 육성하기 위해 매년 심사를 통해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다. 

최종 4인

송은미술대상은 2011년부터 수상 작가 수를 축소하는 대신 경쟁력을 높이고자 선정과 수상 방식을 리뉴얼했다. 온라인 포트폴리오 예선과 본선 실물 작품 1점의 심사 단계를 거쳐 최종 4인의 수상자를 선발한 이후 대상 수상자 선정을 위한 전시 형식의 심사 단계를 추가해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심층적으로 검토한다. 

지난 1월 진행된 예선에 총 251명이 지원했다. 이 중 온라인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선정된 총 29명의 작가가 신작 1점 출품을 통한 본선 심사를 받았다. 그 결과 신이피, 오종, 전현선, 조영주가 최종 4인의 송은미술대상 후보자로 낙점됐다. 

▲신이피= 집단의 규칙 속에서 발견되는 개별 구성원들의 관계를 미시적으로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스스로의 작업을 ‘실험실’로 표방하며 과학자의 전지적 시점을 모티브로 대상을 관찰하고 영상을 기반으로 한 작업을 통해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김포 한강신도시의 이상과 실태를 변화하는 생태에 적응하지 못한 새들에 비유해 나타낸 ‘죽은 산의 냉철한 새 #01’을 소개한다. 영상은 하늘을 나는 새의 시선으로 조감도와 같이 높은 고도에서 해당 지역을 조망하는 카메라 앵글로 시작된다.

이후 국립생물자원관 수장고의 새 박제 표본을 근접 촬영한 장면을 번갈아가며 보여준다. 

대상 선정 위한 전시회
작가들의 작품세계 심사

두 번째 영상 ‘죽은 산의 냉철한 새 #02’는 행정명령으로 도살된 돼지들의 예비 살처분 기준과 살처분 매립지에 관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작업이다. 화면에 느린 속도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텍스트는 추상적 표현의 시적 내러티브가 주를 이룬다.

이런 영상 화법에서 서술의 주체는 ‘젠더, 외모, 직업’ 등에서 벗어난 외부 시각을 유지하는 실험실의 주인이자 관찰자, 즉 작가의 존재가 투영된 가상의 화자로 기능한다. 

▲오종=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낚싯줄이나 실과 같은 물리적인 재료로 점·선·면의 조형 요소를 이용해 주어진 공간을 작가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균형감과 긴장감이 공존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설치작업을 진행해왔다.
 

▲ 오종_3FB 설치 전경

즉흥적인 설치 과정에서 실, 낚싯줄, 쇠막대와 같은 선적인 매체와 아크릴판과 추 등 면과 점을 이루는 재료들은 기존 공간에 존재하는 모서리, 창문, 벽과 같은 건축 요소들에 반응해 주어진 공간에 섬세하게 개입한다. 


오종은 이번 전시에서 ‘Room Drawing’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Room Drawing(Folding Walls) #1’을 선보인다. 전시장 가운데에 위치한 목재 구조물의 내부 공간에서부터 전시장이라는 외부 공간까지 확장되는 허공 위의 드로잉은 관람객의 시선에 따라 1차원의 선, 2차원의 면, 3차원의 입체라는 다양한 형태를 선보인다.

각자의 위치와 동선에 따라 상대적인 방식으로 공간을 인지하고 체험하는 유일무이한 경험을 선사한다. 

▲전현선= 수집한 이미지와 개인적인 경험,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 등을 수채물감으로 자유롭게 캔버스에 그려내는 작업을 선보였다. 화면에 배치되는 인물이나 사물의 형태는 반복되거나 서로 관계하면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전현선은 투명하고 채도 높은 수채로 내러티브에 종속되지 않은 채 평평하게 떠도는 형상들의 풍경을 그린다. 이미지와 텍스트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가는 의미를 단절하고 형상들이 교차하며 공존하는 상태, 이전 작업의 요소들이 다시 출현하거나 거기에서 시작하는 또 다른 관계들을 만드는 방식으로 부유하는 존재와 관계의 목록을 써나간다. 

1등에게는 상금과 전시기회
델피나 재단 레지던시 자격

원뿔 주위로 모여든 인물들이 어떤 서사의 징후를 보여준 ‘뿔과 대화들’에서부터 뿔이라는 전조로 시작한 그의 화면에는 중심과 주변으로 구분되지 않는 형상들이 위계 없이 등장하고, 동등하고 나란한 상태에서 드러나는 미묘한 차이들로 상대적 관계를 발생시킨다. 20개의 화면이 둔각을 이루며 펼쳐져 있는 신작 ‘안개와 지평선’도 이번 전시에서 소개한다. 

▲조영주= 퍼포먼스, 설치, 사진, 비디오, 사운드, 무용 등의 작업을 다양한 전시와 프로젝트를 소개해왔다. 최근 작업들은 그가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출산과 육아의 과정을 겪으며 작가로서의 역할과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의 역할을 아우르는 현실적인 고민을 다뤘다. 
 

▲ 전현선_2F 설치 전경

‘입술 위의 깃털’은 흰 공간을 배경으로 여성 4명이 벌이는 움직임을 고요하지만 강렬하게 선보이는 영상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퍼포머들이 서로의 몸을 조이고, 마찰하며 신체 대결을 벌이는 화면과 거친 숨소리와 기합이나 몸과 몸이 서로 접촉하며 발생하는 사운드로 이뤄진 작품이다. 

이들의 동작은 레슬링이나 주짓수와 같은 격투 경기의 자세나 기술에서 착안했다. 대결하다가도 애무하는 듯한 몸짓에서는 아기와의 접촉에서 경험한 사적이면서 내밀한 감각들을 엿볼 수 있다. ‘세 개의 숨’은 조영주가 지난 30개월간 기록한 육아일지를 기반으로 작곡한 3악장의 관악 4중주로 이뤄진 작업이다.

1월 발표

송은미술대상 우수상 3명은 각각 1000만원씩, 대상은 2000만원의 상금과 향후 개인전 기회를 부여받는다. 또 수상자 모두는 송은문화재단과 단독 협약을 맺은 델피나 재단 레지던시 지원자격을 얻게 된다. 선정된 1명은 12주간 델피나 레지던시 활동을 지원받을 수 있다. 델피나 재단은 런던에서 가장 큰 국제 레지던시를 운영하는 비영리 기관이다. 전시는 내년 2월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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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