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수무책’ 국회 코로나 대소동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9.14 10:18:56
  • 호수 1288호
  • 댓글 0개

국감 땐 어쩌려고…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한 번 뚫리니 속수무책이다. 코로나19로 국회에서는 총 네 번의 폐쇄와 방역, 업무 재개가 이뤄졌다. 근무자의 불안함은 이 횟수와 비례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근무자 전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들려온다.
 

긴박했다. “확진 기자가 국회 본청 일부 상임위원회와 본관 소통관을 다녔기 때문에 꼭 문자를 확인해주시길 바랍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본회의 도중 국회 출입 기자의 양성 판정 사실을 직접 알렸다. 국회 출입 기자들의 소셜네트워크 방에도 이 같은 소식이 빠르게 전파됐다. “당분간 국회를 폐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곳곳서 제기됐다.

불안감↑

지난 7일 방역을 위해 국회를 부분 폐쇄했다. 올해 들어 네 번째 ‘셧다운’이다. 시작은 지난 2월이었다. 국회 의원회관서 개최된 행사에 코로나 확진자가 참석해서다. 국회는 당일 저녁 6시부터 24시간 동안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 국회도서관 및 부속기관인 어린이집 등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최근 3주 사이 세 번의 셧다운이 추가됐다. 지난달 26일 국회 출입 기자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국회 일정이 전면 중단됐다. 국회에 상주하는 인원 중 코로나 확진 사례가 나온 첫 사례였다. 

확진자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최고위원회를 취재,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대부분이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민주당뿐 아니라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과 국민의당, 정의당도 당일 예정된 회의 일정을 전면 취소하는 등 소동이 일어났다.


불안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세 번째 셧다운이 일어났다. 이번에는 국회서 근무하는 국민의힘 당직자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충격을 더했다. 지난달 26일에 이어 8일만, 국회 문을 다시 연 지 4일만이었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재택 근무체제로 전환했으며, 다른 정당의 일정도 줄줄이 연기됐다.

국회 출입 기자가 지난 7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국회 본청 일부 공간과 소통관 등이 또다시 폐쇄됐다. 네 번째 셧다운이다. 이번 확진자는 지난달 26일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도 자택 대기에 들어갔다. 당 지도부 중 한 명인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확진 판정을 받은 출입 기자와 접촉한 데 따른 조치였다. 이낙연 대표는 한 의장과 함께 고위당정청협의회에 참석해 귀가했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은 문자 공지를 통해 “자체 파악한 바로는 확진자 동선이 매우 광범위하고 취재현장에서 다른 기자들과 접촉이 많았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모든 언론사는 보건 당국의 역학조사 및 접촉자 분류가 완료될 때까지 재택근무로 국회 출입을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3주 동안 셧다운 세 차례
“전수조사 해야” 목소리도

국회는 불안에 떨고 있다. 일각에서는 특단의 조치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국회를 폐쇄하고 근무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그 중 하나다. 잠복기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지난 7일 확진자는 지난달 2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취재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확진자와 같은 장소에 머물러 능동 감시자로 분류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27일과 30일, 두 차례의 선별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대상서 제외돼 국회서 정상 근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6일 몸에 이상을 느껴 영등포보건소서 재차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모 의원실 보좌진은 지난 8일 “접촉자들이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아직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며 “전수조사를 한 차례 하면 국회 근무자들이 코로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지 않겠나. 당 지도부서 제안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밀접접촉자 분류 통보를 받은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지난 7일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당장 국정감사(이하 국감) 기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증인·감정인·참고인으로 결정된 정부부처와 기업 관계자들은 이 기간 국회를 찾는다. 복도는 인산인해가 되고, 각 회의실마다 사람들로 북적인다. 코로나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또 다른 의원실 보좌진은 지난 8일 “국감 때 통상 의원 곁에 적어도 한 명의 보좌진이 배석한다. 취재진도 몰릴 것이고, 장관과 기업 임원들도 보좌 직원을 국회로 데려올 것인데, 아무리 인원을 최소화한다고 해도 사람이 밀집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본청 회의실 공간과 복도는 거리두기를 지킬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넓지 않다. 혹시나 코로나 확진자가 국감 기간에 나온다면 그 파장은 엄청날 수 있다. 국회가 국민의 지탄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도 고심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국감 기간을 현행 2주서 1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이동주 의원은 국회 증인이나 감정인, 참고인 등이 온라인으로 회의에 출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 사무처는 원격 출석·표결 등 비대면 안건 처리를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화상회의 시스템 구축 작업은 이르면 10월 중에는 구축될 전망이지만, 원격 출석·표결은 법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 국회 회의는 의원들의 출석이 원칙이다. 본회의의 경우만 해도 재적의원 과반 이상이 출석해야 법안을 표결할 수 있다.

여야 이견

원격 국감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여야의 합의가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화상회의에는 동의하지만, 비대면 표결에는 주저하는 모습이다. 당초 민주당, 국민의힘 원내대표 간 국회법 개정이 논의될 예정이었지만, 국민의힘 측의 반발로 무산됐다. 의석수서 열세인 국민의힘은 원격 표결을 허용했을 시 176석의 민주당을 막을 방도가 없다고 우려한다. 비대면 표결 논의는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비대면 국회, 해외 국회는?

몇몇 국가서 ‘비대면 국회’를 운영 중이다. 영국은 지난 3월 말 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상·하원에 원격회의 체계를 마련했다.

미국은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의회가 적극 나서고 있다. 원격회의뿐 아니라 필요하면 일부는 회의장서, 일부는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혼합형 회의’를 진행 중이다. 


하원의회는 의원이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 본회의 대리투표를 할 수 있도록 처리했다.

단,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의회는 가능한 한 코로나 확산 이전과 같은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