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인터뷰> ‘국민 변강쇠’ 조지환, 다시 배우를 꿈꾸다

“하룻밤 4번 오르가즘…나는 강하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예능인 조혜련의 동생으로 잘 알려진 배우 조지환과 그의 아내 박혜민이 “잠자리 도중 네 번 느꼈다”고 밝혔을 때 채널A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 부부> 고정 패널 홍진경이 입이 딱 벌어졌다. “저 부부 정말 대박이다”고 생각한 건 비단 홍진경만은 아닐 것. 부부만이 아는 속 얘기를 모두 토해낸 두 커플을 향한 관심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단숨에 ‘국민 변강쇠’로 떠오른 배우 조지환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금도 창피하고 부끄럽다”는 그의 인생은, 육체적 대화를 나눌 때처럼 진폭이 컸다. 
 

▲ 배우 조지환 ⓒ고성준 기자

인터뷰를 장소는 서울 상암동 한 커피숍, 오후 2시였다. 사진 촬영을 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메이크업이나 의상을 준비하지 않고 땀에 젖은 채 나타났다. 배우로 알려진 조지환은 배달 대행 이사이기도 하다. 점심 피크가 지나고 잠시 비어있는 시간에 안양서 달려왔던 것이다. 

하루 메시지
500통 셀럽

“기록에 남는 것인데, 이렇게 사진을 찍어도 괜찮냐”는 물음에 조지환은 쿨하게 “괜찮다”고 했다. 눈에 띄는 건 오른팔을 휘감은 깁스였다. 채널A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이하 <애로부부>) 촬영 전인 5월 말경, 배달 업무를 하다 큰 사고를 겪으며 팔이 부러졌었다. 현재 회복 중이라는 그는 개의치 않은 듯 웃어보였다.

조지환과 그의 아내 박혜민이 털어놓은 이야기는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32시간마다 잠자리를 요구하는 것부터 시작해 조지환의 어머니가 있는 상황서도 잠자리를 가질 뿐 아니라, 관계 도중 괴성을 질러 경비실서 호출이 있었던 사연, <소녀경>과 <카마수트라> <킨제이보고서> 등을 독파했다는 조지환의 학구열과 그로 인해 관계 중 네 번의 오르가즘을 느꼈다는 것 등을 털어놓은 두 부부는 국내서 가장 흥미로운 셀럽으로 떠올랐다. 

이른바 ‘멀티 오르가즘’을 느낀다는 박혜민은 대다수 여자의 시기심을 불러일으켰고, 40대임에도 자는 시간 포함 ‘32시간 쿨타임’을 가진 조지환은 남자들의 존경심을 샀다.


“안 그래도 어제 아는 형님이랑 술 한잔했는데, 욕하더라고요. 너가 그래 버리면 나는 뭐가 되냐고요. 하하.”

지난달 31일 방송 후 며칠동안 화제였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서 <애로 부부>와 조지환, 조지환 아내, 박혜민 등이 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됐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32시간마다 요구하는 남자’ ‘네 번 느끼게 하는 남자’라는 제목으로 두 부부의 캡처 이미지가 퍼졌다. 

“아직도 부끄러워요. 뭐 그렇게까지 얘기를 하게 됐나 싶기도 하고요. 근데 뭐 부부끼리 그러는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사랑하는 사이인데. 전 개인적으로 진짜 재밌었으면 좋겠어요. 서로 얘기도 많이 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지도 털어놓고요.”

시작은 조지환의 엔터 업계에 종사하는 매형으로부터 시작됐다. SBS <기적의 오디션>서 연을 맺은 <애로부부> 김진 PD가 갑자기 조지환이 생각이 났고, 그의 번호를 수소문하던 중 조혜련의 남편과 연락이 닿았다. 대화를 나누던 중 조지환의 아내에게 스트레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32시간마다 잠자리” 아내 인터뷰 화제
소녀경·카마수트라·킨제이보고서 독파

“매형이 PD님께 말을 한 거예요. 지환이 와이프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요. 그래서 직접 혜민이를 설득했어요. 혜민이도 고민하다 용기를 낸 거고요. 혜민이가 ‘ 점점 말라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하더라고요. 사전 인터뷰 때부터 빵빵 터졌었어요. 근데 방송 때는 사전 인터뷰서 하지 않았던 말도 해서 진짜 깜짝 놀랐어요.”

방송 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조지환을 알아보는 사람도 늘어났고, 박혜민은 수술 후에 나오면 카카오톡 메시지가 무려 5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난 가운데, 두 부부는 각방을 쓰기 시작했다고. 


“제가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방송할 때 와이프가 그렇게까지 말할 줄은 몰랐어요. 저는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됐어요. 거실서 자면서 생각을 했어요. ‘내가 왜 저렇게 괴롭혔지?’라고요. 스스로 ‘너무 짐승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자아성찰의 시간을 이어가고 있어요. 벌써 일주일 넘게 안 했을 거예요.”

부부간의 대화는 더 많아졌고, 서로 신뢰도 높아졌다. 다만 가족들과는 좀 멀어진 느낌이라고 한다. 아무도 이 부분에 말을 꺼내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가족 단톡방이 있어요. 원래 대화가 많은 가족인데, 아무도 이 방송에 대해 언급을 안 해요. 혜련이 누나하고만 통화했죠. 누나는 제가 창피하대요. 뭐하러 자기 집에서 한 것까지 말하냐고. 하하. 엄마도 그렇고 아무도 말을 안해요.”

평소 잠자리에 특별히 관심이 많은 그는 아내와의 잠자리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고민한다. 서로 잘 느끼기 위해 타협을 보기도 하고, 도구를 사용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것이 삶의 질을 풍성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부부간에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기에, 더욱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그다. 또 본인보다 아내가 느끼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는 조지환 ⓒ고성준 기자

“친구 중에도 한 번도 느낀 적이 없대요. 남편과의 관계가 악수하는 기분이래요. 괜히 제가 슬프더라고요. 그게 뭐예요. 사실 아내도 관계를 좋아해요. 그래야 되는 거 아닌가요. 시작하면 서로 즐겨요. 시작하는 게 두려워서 그렇지. 저도 저만 하고 끝내는 타입은 아니어서 최선을 다해요. 근데 아내도 오르가즘에 도달하려면 집중을 해야 하잖아요. 그것도 컨디션이 좋아야 해요. 피곤해 죽겠으면 그렇게 네 번씩 못 느껴요. 이게 <소녀경>에 나오는 이야긴데, 결국 혈액에 관한 내용이에요. 남자도 피가 몰리면 커지듯이, 여자도 마찬가지예요. 클리토리스 쪽으로 혈액이 많이 모이면, 나중에는 건드리기만 해도 오르가즘이 와요.”

괴성 질러 
경비실 호출

가히 ‘국민 변강쇠’다웠다. 엄청난 학식이 짧은 발언으로부터 고스란히 전달됐다. 자신의 발언에 확신이 있었다. 쉽게 넘볼 수 없는 권위자의 풍모가 느껴졌다. 그가 이 영역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중고등학교 때부터였다. 위로 누나만 일곱 명, 막내 아들로 태어난 그다.

귀한 아들인 그는 어머니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공부를 곧잘 하던 중학교 당시, 어머니 일을 돕다 우연히 어머니의 속사정을 듣게 된다. “나 한 번도 느낀적이 없다”는 발언이었다. 이제 겨우 10대 중반의 어린 아들에게 50대의 어머니가 전하기엔 너무 강한 내용이었다.

“엄마도 사실 본인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몰랐던 거죠. 선을 세게 넘은 거죠. 하하. 당시에는 그 얘기가 사실 저한테 큰 충격이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부터인가 <소녀경>이랑 <카마수트라> <킨제이보고서>를 독파해요. 여자친구도 없었고, 섹스할 수 없고 그래서 <카마수트라>는 일찍 집어던지고, <킨제이보고서>랑 <소녀경>을 많이 읽었어요.”

국어와 영어, 수학 대신 어른들의 은밀한 이야기를 먼저 접한 데에는 아버지와의 불화가 작용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와 심하게 다투는 일이 있었고, 그 이후로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27세까지 관계는 회복되지 않았다. 어린 조지환에게 아버지는 상처와 트라우마로 남았다. 대인기피증도 있었고, 우울증 증세도 있었다. 

“그전에는 안 그랬는데, 아버지와 불화 이후로 내성적이고 대인기피증도 생겼고, 공부도 포기해요. 그리고 그런 책들만 읽은 거예요. 그때 혜련이 누나가 완전히 스타가 돼요. 심리적으로 안 좋았는데 연극영화과를 가겠다고 해요. 혜련이 누나를 업고 방송을 할까라는 생각을 했던 거죠. 동아방송대학을 갔어요. 근데 적응을 못 했어요. 사람들이랑 어울리지도 못했고요. 바로 입대했다가, 제대하고 복학해서 영화 <실미도>를 찍게 돼요.”

강우석 감독의 유일한 천만 영화인 <실미도>는 한국 영화의 바람을 일으킨 작품이다. 배우 설경구와 안성기, 정재영 등이 출연했으며, 여전히 회자되는 명작이다. 


“하루는 제 타이트 컷을 찍는다고 하더라고요. 임원희 배우가 묶여있고, 한 대씩 맞는 장면이었어요. 맞고 참아야 하는데,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지 몰라서 데굴데굴 굴러요. 촬영장 분위기가 싸해지는 거예요. 강우석 감독님이 ‘임마, 684 부대원이 이거 맞고 구르면 되겠냐’고 했고, 전 많이 혼났죠. 다행히 다시 찍었어요. 10개월을 촬영했는데 7초 나오더라고요. 엄마는 콜라 마시다가 제가 나오는 장면을 못 봤대요.”

이후 조지환은 깊은 상심에 빠졌다. 자신의 연기력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한 것. 그리고 극단을 선택한다. 배우 오달수가 소속했던 극단으로도 잘 알려진 ‘신기루 만화경’이다. 하지만 그곳서도 조지환의 우울증이 발목을 잡는다. 

어른들의 
은밀한 이야기

“삐에로 알바를 하고, 집에서 지원을 받으면서 극단 생활을 해요. 사실 조혜련이 동생이다 보니 사람들이 저에 대해 그려놓는 이미지가 있었어요. 재밌고, 활기찬 그런 느낌이요. 저도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심리적인 문제가 극복되지 않아서, 진짜 즐거운 모습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2년 동안 음향‧조명 스태프만 해요. 누구나 하는 시간이기도 한데, 저는 작은 역할도 못 받았어요. 그러다 우연히 연극 <달토끼가 말했어>서 큰 역할을 맡아요. 실직자였는데,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이야기였고, 그 작품은 꽤 잘했어요. 열정적으로 했어요. 그 작품은 문제가 없었는데, 그래도 두려움은 계속 있었어요. 연기에 대한 깊이도 없는 것 같았고, 재미도 없고, 노는 방법도 몰랐죠.”

33세까지 6년 넘게 극단 생활을 한 그는 발전이 없는 자신의 모습에 한계를 느낀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SBS <기적의 오디션> 포스터를 발견한다. 힘겹게 간 오디션장, 이미 부서져 버린 멘탈을 부여잡으면서 자신의 차례가 오길 기다렸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지원자가 왔는지, 3시간이 지나도 줄이 안 줄더라고요. 몇 번을 집에 가려다 포기하고 했어요. 그렇게 기다리다 오디션을 봤는데, 발연기를 했죠. 조혜련도 팔면서, 붙어보겠다고. 절박했지만, 실력은 전혀 없었어요. 다행히도 곽경택 감독님이 선택해 주셔서 최종 30명까지는 갔어요. 그리고 영화 <미운 오리 새끼> 주조연도 맡았고, 영화 <친구2>도 했죠. 그러니까 드라마도 들어오더라고요.”
 

▲ ▲배우 조지환 ⓒ고성준 기자

연기만 할 때면 언제나 두려움이 찾아왔다. 어릴 적 트라우마로 생긴 상처가 조금도 아물지 않았다. 그토록 원하던 배우의 기회를 얻었는데, 현장서 그는 늘 위축돼있었다. 

“스태프들이 쫙 있는데, 누군가 날 싫어하는 느낌이 있으면, 연기가 안 됐어요. 혼자 신경쓰이는 거예요. 그 사람이 저를 안 싫어했는지도 몰라요. 혼자 자격지심이 있었고, 불안장애도 있었어요. 즐겁지 않게 연기를 하니까 티가 났겠죠. 드라마도 결국 깡패만 하게 됐고, 결국 0으로 수렴하더라고요. 소속사서도 정리를 당했어요. 소속사도 할 만큼 했는데, 제가 안 되니까 어쩔 수 없었겠죠.”

아버지와 불화, 평생 두려움에 떨다
죽음 앞서 얻은 깨달음, 다시 배우로

배우로서 선택받지 못할 때 현재의 아내 박혜민과 결혼을 한 상태였다. 뭐라도 먹고 살아야했기에 지인과 떡볶이 집도 차렸다. 그것마저 실패했다. 조지환의 불안함은 날로 커졌고, 우울증도 심하게 찾아왔다. 감당을 못할 정도였다는 게 그의 말이다. 불안함이 극도로 커지자, 조혜련은 조지환에게 ‘예수 전도단’을 추천한다. 약 8개월가량 하와이 등 외국에서 선교 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이다. 기독교 신자인 아내와 딸도 동행했다. 

“가긴 갔는데 가서 엄청나게 싸웠어요. 전 준비가 안 됐었거든요. 술 담배를 하지 말래요. 전 아직 각오가 안 됐는데. 몰래 17세 애를 꾀어서 담배 피우고 왔다가 걸리기도 하고 그랬죠. 하하. 그렇게 아내와 싸우다가, 담배를 들고 산에 올라가요. ‘내가 한국서 인생은 실패했지만 저 산은 올라간다’면서요. 7시간을 가도 정상이 안 보이는 거예요. 거기서 우연히 교회 같은 집을 발견하고 물을 한 잔 얻어먹어요. 그때 깨달음을 느껴요. 결국 신앙이라는 게 이렇게 남을 도와주면서 사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죠. 내려와서 화해했어요. 이후에도 많이 싸우고 했지만. 거기서 사람들 다 함께 자는 곳인데, 몰래 입 막고 하기도 했어요. 하하.”

그의 남다른 정욕은 신도 억제하지는 못한 듯했다. 하지만 약 8개월의 선교 여행 이후로 조지환은 두려움을 떨쳐낸다. 그리고 배달 대행을 시작했고, 얼마 뒤 이사로 승진한다. 영업을 시작하고 능력을 꽤 입증한 덕분이다. 성격도 밝아지고, 안정감을 찾는다. 
“혜민이도 걱정했대요. 제가 주눅 들어 할까 봐. 근데 제가 두려움도 없고 얘기를 잘하니까, 본인이 완전히 기분이 좋아진 거예요. 그러니까 안 해도 될 이야기까지 한 거죠.”

정신이 건강해지는 사이 육체가 고통을 받는다. 그 사이에 무려 네 번의 교통사고를 당한 것. 그가 보여준 사고 당시 엑스레이 사진은 끔찍했다. 뼈가 완전히 떨어져 있었다. 

“다시 배우로
 돌아갈 것”

“제가 네 번 죽을 뻔했는데, 이번 사고가 제일 컸어요. 팔이 부러졌어요. 병원서 부러진 걸 맞춰야 한다고, 뼈가 으스러진 걸 힘으로 맞추더라고요. 그렇게 아프다 보니까 깨달음이 오더라고요. 결국, 죽음이라는 게 가장 큰 두려움인데, 연기할 때 나는 왜 그 두려움을 이기지 못 했을까라는 질문이 들더라고요.” 다시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커지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다시 기회를 잡는다면 혼신의 힘을 다해 인물에 빠져보겠다는 열의가 생겼다고. 

“매형 회사에 들어가기로 했고, 배우의 꿈도 꾸기 시작했어요. 다시 배우가 되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다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이제는 깊이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장서 즐기고 놀면서요. 다음에는 연기자 조지환으로 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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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80억 먹은 노량진 조합장, 그 후···

[단독] 180억 먹은 노량진 조합장, 그 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한강을 바라보는 노른자 입지인 노량진본동 주택건설사업이 20년째 얼어붙은 상태다. 앞서 2013년 수백억대 조합비를 횡령한 조합장이 구속되면서 노량진본동 지역주택조합은 암초를 만났다. 남은 지주택 조합원 일부는 구역 내에 자리한 빌라 한 채에 최대 55명씩 가등기를 설정하면서 사업주체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달 초 주식회사 로쿠스는 서울 동작구본동 일대에 주택건설사업을 추진하는 회사의 자격으로 노량진 본동 지역주택조합원 재산보호연대(이하 재보연) 일부를 고소했다. 고소 취지는 ‘재보연이 허위가등기를 이용한 위계를 행사해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고소인의 사업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꿈의 한강뷰 악몽 현실로 노량진 본동 지주택은 2007년 본동 441일대에 368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기 위해 토지 매입비 목적으로 총 1400억원을 모아 조합을 결성하고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어 대우건설의 보증으로 금융권서 자금을 빌려 사업을 진행했다. 이듬해인 2008년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2010년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지만, 서울시와 동작구가 재개발사업 기준을 강화하면서 사업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결국 2012년 3월 PF 대출금 2700억원을 갚지 못한 조합은 파산했다. 당시 조합 측은 공사를 맡은 대우건설이 사업승인과 착공서 늑장을 부렸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우건설은 지급보증으로 빚을 대신 갚았기에 피해자 입장이라고 주장해 왔다. 대우건설 측은 언론과 인터뷰서 “PF 대출을 갚지 못해 대위변제로 2700억원의 빚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우건설은 “토지 소유권을 얻는다고 해도 600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전 조합장 최모씨가 분담금 가운데 18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조합원 40여명에게 프리미엄 명목으로 웃돈 20억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결국 투자금 4100억원을 허공에 날리게 되면서 지주택 사업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손꼽힌다. 앞서 2012년 10월12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전 조합장 최씨가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서울 영등포구 소재 재단법인 사무실과 지방 거주지 등 2~3곳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서 검찰은 최씨가 수백억원을 횡령한 단서를 잡았다. 재산보호연대 일부 허위 가등기 의혹 부동산실권리자명의법 위반·업무방해 특히 최씨가 빼돌린 돈의 사용처를 확인하는 과정서 일부가 동작구 공무원과 시공사인 대우건설 임원, 경찰 간부 등에게 흘러들어갔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당시 최씨는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자 잠적했다. 이에 법무부는 3000만원의 현상금을 걸고 최씨를 공개수배한 끝에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노량진 재개발 조합비 1500여억원 중 18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씨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파헤치다가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의 전직 비서관에게 흘러간 정황도 포착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박찬호)는 최씨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이모 전 비서관도 구속 기소했다. 전 조합장 최씨가 2012년 3월10일 구속 수감되면서 기존 지주택 조합원 중 156명은 조합에 대한 반환금 채권+변호사비+기타 비용 명목으로 조합과 860억원의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그대로 인정한다면 조합원 1인당 평균 2억5000만원의 부담하게 된다. 결국, 대우건설도 2012년 3월24일 PF 연장을 포기했다. 조합 부도 이후 대우건설은 2012년 4월10일까지 2700억원을 대위변제하고 처분권 취득한 사업부지는 공매하겠다고 코람코자산신탁을 통해 조합에 통지했다. 그러면서 로쿠스 시행사로 소유권이전 등기되는 동시에 하나자산신탁으로 신탁등기(공매대금 2100억, 신탁등기비 100억)가 이뤄졌다. 당시 로쿠스 측은 채권자 지위를 가진 지주택 조합원 156명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해 3차례 총회를 거쳐 156명 중 34명은 조합원 지위를 회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머지 122명에 대해서는 제명 조치했다. 최종 388명이 현재 유효한 조합원이고, 조합 이사 A씨를 포함한 122명은 2012년 말 제명되면서 재보연을 꾸렸다. 한마음 55명 누군가 보니… 현재 재보연은 법적 토지 소유권을 놓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로쿠스와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재보연 관계자들은 2013년 7월부터 사업구역 내에 위치한 B 빌라와 C 빌라 각각 한 채에 가등기 및 공유지분 관계를 설정해 로쿠스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로쿠스 측이 확보한 주택건설 대지면적은 95% 이상이며, 이 중 B와 C 빌라는 1% 미만에 해당한다. 그러나 B 빌라 502호는 55명, C 빌라 202호는 11명의 가등기권자 등으로 설정돼있다. 로쿠스 측은 “수십명에게 각각 가등기말소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경우 사전 협의기간만 3개월 이상이 걸리고 과도한 금융비용이 발생한다”며 가등기권자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한 이유를 밝혔다. 현재 주택법 제22조에 따라 주택건설 대지면적의 95% 이상의 사용권원을 확보한 경우, 사용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의 모든 소유자에게 매도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가등기말소 또는 근저당권 말소 등을 강제로 청구할 수 있는 법률 규정은 없다. 이에 따라 등기 또는 근저당권이 말소되지 않는 이상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로쿠스 측은 재보연이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해서는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가등기권자들이)재산보호연대의 비용 9억6000만원으로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등기권자들이)이 사건 사업 진행을 방해할 목적으로 사업 부지 내의 서울 동작구 본동 2필지에 허위의 가등기를 설정했다”며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고소인 회사의 이 사건 사업업무를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재보연 일부가 지분 쪼개기를 통해 소유자를 늘려 사업주체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주택공급 지연과 공사 현장 방치로 인한 슬럼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총회를 거쳐 조합원 지위를 회복한 이들은 재보연 일부의 지분 쪼개기 등으로 착공이 지연되면서 보상이 지연되는 등의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지인들에게 정비사업 구역 내 토지 및 건축물의 지분을 작게 나누어 소유권을 넘겨주는 ‘지분 쪼개기’는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분 쪼개기 알박기 의혹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11일 대법원 2부는 서울 성북구 장위3동 일대(장위3구역) 토지 등 소유자 D씨 등이 성북구청을 상대로 낸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설립인가 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지분 쪼개기는 도시정비법 적용을 배제하거나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지분 쪼개기에 해당하는 토지등소유자들은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동의정족수 산정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도시정비법상 재개발정비사업 추진위원회는 조합설립을 위해 토지등소유자 4분의 3 이상 및 토지면적의 2분의 1 이상의 토지소유자 동의를 받아 지자체에 제출해야 한다. 조합설립 인가를 마치면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2003년 말부터 장위3구역 일대 부동산을 매입해 온 대명종합건설은 이곳에 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657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대명종합건설은 2008년 7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장위3구역서 보유한 토지 및 건축물의 지분을 임직원과 지인 등 총 209명에게 매매·증여했다. 이 중 194명이 취득한 토지의 지분은 모두 1㎡ 이하였다. 대명종합건설로부터 넘겨받은 건축물 지분이 0.4㎡ 이하인 사람도 40여명에 달했다. 대명종합건설은 2019년 5월 장위3구역 토지등소유자 512명 중 391명의 동의(동의율 76.37%)를 받아 성북구청의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냈다. 이에 원고들은 “토지등소유자 4분의 3 이상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1심 재판부는 “대명종합건설이 지분 쪼개기 방식을 사용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2심서 판결이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대명종합건설이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토지등소유자 수를 인위적으로 늘렸고, 그들에게 조합설립에 동의하는 의사표시를 하도록 했다고 봤다. 속 타는 시공사 진땀 1400억 날린 조합원들 항소심 재판부는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늘어난 토지등소유자들은 재개발사업에 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토지등소유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그 토지등소유자들은 재개발조합설립에 관한 동의율 요건을 산정하면서 전체 토지등소유자의 수 및 동의자 수에서 각각 제외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된 이후로도 토지 및 건축물의 지분 양도체가 법적으로 막혀 있진 않다”며 “하지만 대법원은 이번 사건서 지분 쪼개기는 탈법행위고,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정족수 산정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을 최초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한편, 재보연은 2017년 집회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노량진 본동 재보연 측은 2020년 6월 동작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동작구청의 잘못으로 대우건설에 재산 1400억원을 빼앗기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1년 조합이 채무를 갚지 못할 시 사업부지 처분권을 대우건설에 넘겨주기로 결정한 총회를 열었을 때 조합장 최씨에게 조합원 자격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가중됐다. 지주택 조합원은 조합설립인가 신청일부터 해당 조합주택 입주일까지 소유한 주택이 없거나 전유면적 기준 60㎡ 이하의 주택 1채를 소유한 경우에만 그 자격이 있다. 그러나 최씨는 2008년 6월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한 뒤 10개월 뒤인 2009년 4월 전유면적 67.75㎡인 빌라를 구매해 조합원 자격을 잃었다. 하지만 2011년 9월 동작구청이 법령과 국토부 회신을 이용해 최씨가 구입한 빌라의 전유면적을 67.75㎡서 57.03㎡로 건축물대장에 축소 표시해주면서 최씨는 조합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해당 빌라의 전유면적이 축소된 다음 날 열린 총회서 최씨와 조합은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시 대우건설에 사업부지 처분권을 넘겨주기로 결정한다. 2012년 조합은 채무를 갚지 못했고 대우건설은 조합으로부터 넘겨받은 처분권을 바탕으로 사업부지를 대우건설 전 직원이 세운 시행사 로쿠스에 매매할 수 있었다. 계속되는 진흙탕 싸움 일부 조합원은 빌라 건축물 변경 민원을 제기한 사람이 대우건설 북부사업소장의 부인 김씨라는 것과 동작구청이 편법으로 최씨가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도록 도와준 사실을 바탕으로 최씨와 대우건설, 동작구청이 서로 유리하게 입장을 맞춘 게 아닌가 의심했다. 결과적으로 동작구청이 최씨의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지 않게 했다면 조합원들이 1400억원을 날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