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새내기 릴레이 인터뷰⑫> 기복소득당 용혜인 “윤희숙 연설 본 뒤 하고 싶은 말 많았다”

1억2000만원 전세 사는 ‘진짜’ 임차인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21대 국회에는 151명의 정치 신인들이 여의도에 입성했다. <일요시사>는 여의도 새내기들의 이야기를 담는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열두 번째 주자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함께했다.
 

▲ 인터뷰 갖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고성준 기자

“나는 임차인이다. 결혼 3년차, 신혼부부 전세 대출을 받아 은평에 있는 한 빌라에 신랑과 함께 살고 있다. 대출이 끊기면 어떻게 목돈을 마련해야 하나 걱정하고, 나가라고 하면 어디서 이런 집을 구해야 하나 걱정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강남 3구의 국민들만 걱정할 것이 아니라, 네 평짜리 최저기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국민들의 대표자가 되어달라.”

진짜 임차인

이는 지난 4일 본회의서 열렸던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연설의 주요 발언이다. 초선인 용 의원은 21대 국회 데뷔 무대와 같은 자리서 차분하고 야무지게 연설을 이어나갔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의 연설과 도입부는 같았지만, 결은 완전히 달랐다. 용 의원은 연설 이후 ‘사이다’라는 찬사를 받으며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큰 화제가 됐다. 그는 신혼부부 전세 대출을 받아 1억2000만원 전세집에 살고 있는 ‘진짜 ’임차인이라는 점에서 진실성이 돋보였다.

“이 정도의 반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연설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윤희숙 의원님이 발언하는 걸 보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임차인이라고 하셨는데, 임대인 걱정만 하셨다. 윤 의원님이 걱정한 임대인들은 이번 개정안으로 이윤이 줄어드는 분들이다. 이는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효과다.”

“우리가 지켜야 하는 사람들은 불평등과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이다. 이번 법안이 집값을 잡을 수 있는 확실한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 수준서 투기하는 사람을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집값을 잡을 수 있는 출발이 될 수 있기에 찬성 의견을 냈다.”


용 의원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겪은 후 ‘가만히 있으라’는 이름의 추모 침묵 행진을 이끌면서 화제가 됐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직접 정치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그로부터 6년 후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국회의원이 됐다. 만으로 갓 서른, 21대 국회서 3명 뿐인 90년대생이다. 젊지만 여의도 ‘재수생’이다. 20대 총선서 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지난해 용 의원은 기본소득당을 창당해 21대 총선서 플랫폼 정당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했고, 비례대표 후보 5순위를 받아 제도권 정치에 입성했다.

“윤희숙  연설 본 뒤 하고 싶은 말 많았다”
‘차분하고 야무지게’ 국회 데뷔 연설 화제

“어리다고 해서 어려운 건 없다. 다만 소수정당으로서 겪는 어려운 점들은 많다. 큰 정당에선 정책, 정무, 당무 역할이 다 나눠져 있다. 우리 당도 그럴 수 있게 3석만 있었으면 좋겠다. 국회 의사 일정은 교섭단체 협의를 통해서 결정된다. 협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안정적인 일정을 짜거나 예측하는 게 쉽지 않다. 기자 분들이 일정을 먼저 알려주시기도 한다.(웃음) 법안 발의를 위해서는 의원 10명을 모아야 하는데 이 역시도 쉽지 않다. 당 대표조차도 국회 출입증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기본소득당은 ‘모두의 것을 모두에게’라는 슬로건을 걸고, 정부가 모든 국민에게 월 60만원의 현금을 조건 없이 지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60만원은 지난해 정부가 고시한 기초생활수급자 1인 가구의 생계 급여 52만8000원을 기준으로 책정한 금액이다.

국민들이 최소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국가와 정치 공동체가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자리가 사라지는 사회서 기본소득은 새로운 소득의 원천이 될 수 있고, 경제적으로 가부장에게 종속된 여성은 무기력한 상태서 벗어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란 게 용 의원의 생각이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서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세월호 참사는 안전 비용을 줄이다가 발생한 참사다. 돈보다는 사람이 중요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안이 기본소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국민이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았는데, 이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국가가 개인들에게 조건 없이 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경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전 국민이 다함께 느낀 것이다.”
 

▲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고성준 기자

용 의원에 따르면 기본소득을 실현하기 위해 한 해 360조원의 재원이 투입되지만, 순증세 규모는 108조 정도다. 하위 70% 국민은 내는 세금보다 받는 기본소득이 많아지는 셈이다. 그는 탄소배출량 절감을 위한 탄소세, 토지 보유세 도입, 모든 국민이 모든 소득의 15%를 기여금으로 내는 시민재분배 기여금 등을 통해 기본소득을 위한 목적세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소 급진적인 정책인 만큼 반대도 만만찮다.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보편적 복지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경제 부처의 수장이 이제 막 시작된 논의에 대해 차단하는 듯한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국민들이 기본소득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야 할 상황으로, 논의는 새로운 사회개혁의 수준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요한 소수의 사람들만 선별해서 지급한다면 오히려 조세 저항이 커지면서 재분배 규모 자체가 줄어든다. 적극적인 증세는 필요하고, 증세 없는 기본소득은 가능하지 않다. 증세를 불가능하다고 못 박고, 기본소득이 불가능하다고 하는 건 이야기의 본질을 피해가는 것이다.”

당원 80% 1020세대
세대교체 과제 숙명

기본소득당은 당명에 당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가 아닌 정책을 담았다. 당원들의 80%는 1020세대로, 대부분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비정규직 청년들이다. 용 의원은 ‘기본소득공론화위원회’를 설치해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임기 내에 기본소득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아울러 여성·환경·노동·청년·주거 등 다양한 진보적 아젠다도 함께 다루고 있다.

보편의 핵심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당의 철학이 반영됐다.

월 60만원

“결과적으로 당에 모인 사람들은 청년과 같은 약자였다. 지금 시대에 기본소득이 필요하고, 가장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청년이었기 때문이다. 약자들이 겪는 사회적 폭력, 임금차별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건 기본소득당의 과제다. 직설적으로 우리는 이거(기본소득) 하려고 당 만들었다. 21대 국회서 기본소득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이를 실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1석뿐인 기본소득당이 국회에 있어서 참 좋다는 점을 국민 분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정치 세력들이 '세대교체'를 주장한다. 한국정치의 ‘세대교체’라는 시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에 기본소득당이 앞장서겠다.”


<sangmi@ilyosisa.co.kr>
 

[용혜인 의원은?]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 수료
▲알바노조 경희대학교분회 집행위원장
▲4·16연대 운영위원
▲노동당 공동대표
▲기본소득당 원내대표
▲제21대 국회의원(비례대표/기본소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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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