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마스터’ 연상호의 아포칼립스

좀비로 만든 ‘절망의 세계’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연상호 감독은 국내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꼽힌다. 주로 으스스하고 을씨년스러운 배경을 바탕으로 한 그의 이야기는 대부분 어둡고 음울하다. 그 안에서 인간의 양면성과 계급으로 인한 부조리, 인간의 본능적인 악 등 인간 본질을 파고든다. 단편 애니메이션인 <지옥:두 개의 삶>부터 웹툰 <지옥>까지, 그의 작품 세계는 크고 작은 아포칼립스로 연결된다. 
 

▲ ▲ 연상호 감독 ⓒNEW

연상호 영화감독의 이력은 독특하다.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사이비> 등을 연출해 이름값을 높인 뒤 국내서 최초나 다름 없는 좀비 장르 영화 <부산행>으로 입봉했다. 실사영화 데뷔작을 통해 무려 10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것. ‘데뷔작 1000만 관객’은 국내서 <변호인> 양우석 감독과 함께 단 둘뿐이다. 그러다 오컬트 스릴러 장르인 tvN <방법>을 집필했고, 오랜 벗인 최규석 작가와 연재 중인 웹툰 <지옥>은 평점 9.74의 호평를 받고 있다. 

그리고 <부산행>의 바통을 이어받은 영화 <반도>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매체를 막론하고 언제나 새롭고 기막힌 이야기로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끄는 연상호 감독.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문명의 멸망’을 일컫는 아포칼립스다.

죽음 앞 군중

연 감독의 작품은 시작부터 괴기스러웠다. 살아온 삶에 등급이 매겨지고 이에 따라 천국과 지옥으로 나뉘는 세계. 하수구서 쥐를 잡아먹는 한 남자로 문을 여는 애니메이션 <지옥: 헬>이 연 감독의 출발점이다. 지극히 평범한 회사원 앞에 천사가 나타나 죽음을 맞이하고 지옥에 갈 것을 예고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이어 part2에 해당하는 <지옥: 두 개의 삶>도 같은 세계관이 이어진다. 천사로부터 “5일 뒤 천국으로 가게 될 것”을 예고 받은 재영이 지옥으로 가게 되는 여정을 그린다.


천국과 지옥을 선고받은 두 남녀의 모순된 삶을 통해 죽음 앞에서의 인간의 복잡한 심경을 풀어낸다. 두 사람 모두 죽음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고 살고 싶은 욕망 때문에 허우적댄다. 신의 섭리를 거스르려다 더욱 절망적인 결과를 받게 된다. 
 

▲ ▲▲ ⓒ네이버

두 영화를 통해 사후세계를 인정하는 사람들의 심경 변화를 돋보기처럼 보여주려 했다는 연 감독이 구현한 세상은 가히 충격적이다.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그릇된 선택을 하거나, 인간에 대한 조금의 연민도 없이 이기심에 사로잡혀 사는 인물도 있다.

이 세계관을 장편으로 이어나가고자 했던 연 감독의 의지는 무려 10여년이 지나 웹툰으로 완성된다. 오랜 친구인 웹툰 <송곳> 최규석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연 감독이 이야기를 쓴 <지옥>이 포털사이트 네이버서 연재 중이다. <지옥>은 앞선 애니메이션의 세계관을 따왔다.

웹툰에선 천사 대신 정체불명의 존재가 사람들에게 나타나 죽음을 맞이하는 시간을 알려준다. 죽음까지의 기간은 짧으면 30초, 길면 20년이다. 예고한 시간이 되면 또 다른 정체불명의 존재가 나타나 사람을 갈기갈기 찢어 죽인다. 

2부 16화까지 연재된 <지옥>은 이 재난과 같은 죽음이 방송국을 통해 생중계되면서, 공포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는 과정을 그린다. 

충격적인 상황을 목격한 사회는 급속도로 혼란에 사로잡힌다.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죄를 고하라’며 비난을 일삼거나, 이 죽음을 이용해 사람들을 현혹하면서 새로운 이득을 취하기도 하며, 죄인을 먼저 가혹하게 처벌하면서 자신의 죄를 씻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예측을 벗어나는 상황서 인간의 악이 그려진다. <지옥> 시리즈는 인간의 그 추악함을 노골적으로 직면시킨다. 
 

▲ ⓒ&lt;돼지의왕&gt; &lt;사이비&gt; &lt;창&gt; 포스터

계급사회 폭력

연상호 감독은 학교를 배경으로 한 <돼지의 왕>과 종교를 다룬 <사이비>, 군대에서의 <창>, 용산 철거 사태를 모티브로 한 <염력>으로 구조화된 폭력을 다룬다. 그는 예리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계급의 차이서 벌어지는 폭력을 매우 디테일하게 구현한다. 

계급이 규정지어진 학교서, 권력을 가진 돼지들 사이서 왕이 된 폭력적인 철이의 이야기를 담은 <돼지의 왕>은 인간의 양면성을 다룬다. 오랜만에 만난 종석(양익준 분)과 경민(오정세 분)의 대화 사이서 과거 같은 반 친구였던 철이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이 밝혀지면서, 나약한 인간의 잔인함이 그려진다. 

<사이비>는 선한 얼굴을 띠고 거짓말을 하는 자들과 악한 얼굴로 진실을 말하는 자의 대립을 통해 인간의 모순을 설파한다. 평소 해악을 저질러온 민철은 마을 사람들을 현혹해 돈을 뜯어내는 종교인들의 부조리를 말하지만, 그를 믿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악한 자의 진실과 선한 성품을 가진 사람들이 저지르는 거짓의 대립을 통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인간의 아이러니를 예리하게 꼬집는다.

군대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리얼리즘에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창>은 상병이 막내인 한 부대에 고문관 신병이 들어오면서 군생활이 꼬여버리는 병장 철민의 이야기를 통해, 폭력적인 시스템을 안고 있는 현실을 고발한다. 폭력적인 시스템 안에서 ‘남 탓’만을 하는 약자들을 통해 사회의 모순을 한눈에 비춘다. 

죽음, 계급…인간의 추악함이란∼
내면세계 드러낸 예리한 통찰력

내쫓으려는 자와 쫓겨나지 않으려는 자들의 싸움을 판타지로 그려낸 <염력>은 경제적 차이서 오는 폭력을 그린다. 가진 자들의 금권 폭력과 이에 맥없이 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2019년 이슈였던 ‘용산 철거 사건’과 맥을 같이 한다. 비록 영화는 ‘용산 철거 사태’에 대한 깊은 고민이 보이지 않아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계급의 폭력이라는 점에서 앞선 작품과 통하는 대목은 있다.
 

▲ ▲ 방법 ⓒtvN

혐오의 사회

연 감독의 가장 독특한 이력 중 하나가 드라마 집필이다. 국내에서는 영화 연출과 드라마를 집필한 유명인은 장항준 감독 뿐이었다. 연 감독이 두 번째인 것. 드라마 집필 첫 도전서 오컬트 장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내 드라마계서 매우 의미있는 작품을 내놨다. 

12부작 tvN <방법>은 요즘 우리 주변서 볼 수 있는 각종 혐오를 확대한 작품이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SNS에 올리면, IT기업이 저주를 내려준다는 발상서 출발한다. 

사회부 기자 진희(엄지원 분)와 선한 마음을 가진 방법술사 소진(정지소 분)이 사회의 숨은 거대악 종현(성동일 분)과의 대립을 통해 우리 사회 전반의 혐오를 다룬다. 

포털사이트 연예면 댓글란이 없어질 정도로, 온라인상을 비롯해 혐오로 점철된 한국 사회의 단면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구현한다. 인간 내면의 악을 다루는 데 일가견이 있는 연 감독은 오컬트 장르의 <방법>을 통해 기존과 다른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 ⓒNEW

K-좀비의 매력

애니메이션 <서울역>과 실사 영화 <부산행>, 그리고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룬 <반도>는 ‘연니버스’라고도 불린다. 늙고 병든 한 할아버지로부터 시작해 좀비가 급격히 확산된 서울역 인근을 다룬 <서울역>과 부산으로 가는 KTX에 탄 좀비로 인해 혼란에 빠지는 <부산행>, 이후 4년 뒤의 한국을 그리는 <반도>가, 연니버스의 줄기다. 

<서울역>은 좀비보다 무서운 인간의 잔인함을 다뤘다. 죽은 사람 앞에서 “내 돈은 갚고 죽어”라고 흐느껴대는 ‘석규’(류승룡 분)를 보고 있자면, 차라리 좀비가 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좀비보다 무서운 인간의 더러운 내면을 강렬하게 담아낸다. 

정치색으로 나뉜 이데올로기 세대와 경제 호황을 누린 성장 중심의 세대를 몰락시키고, 다음 세대에게 새로운 희망을 부여하는 <부산행> 역시 인간의 악을 다룬다. 

특히 15번 칸 대립 신을 통해 ‘용석’(김의성 분)이 평범한 이들의 침묵으로 권력을 갖게 된 뒤, 힘들게 다른 칸에서 넘어온 ‘석우’(공유 분)를 내쫓는 장면은 ‘악의 일상성’의 민낯을 드러낸다. “악은 평범한 사람들로부터 파생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연 감독의 의도가 뚜렷하게 보인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반도>는 올해 최대 기대작이다. “안정된 서사 속에서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는 연 감독의 발언으로 봐서, 어쩌면 깊이 있는 주제 의식이 분명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언제나 인간 본성을 보기 쉽게 구현한 그이기에, <반도>를 향한 기다림은 뜨거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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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