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여행 ①안동 월영교·낙동강음악분수

열대야 날려줄 달빛 야행

▲ 은은한 야경과 분수가 월영교 야행의 재미를 더한다.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도시’ 안동의 여름밤을 마주한 적 있는가? 뜨거운 햇볕이 가시고 시원한 달빛이 찾아드는 여름밤에 안동은 빛난다. 달이 비치는 월영교의 은은한 야경과 역동적인 낙동강음악분수의 화려한 야경이 안동을 수놓는다. 월영교는 올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간 관광 10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 상아동과 성곡동을 잇는 월영교

안동의 대표 관광 명소인 ‘월영교’는 길이 387m, 너비 3.6m 목책 인도교로 2003년 개통했다. 월영교는 안동호를 가로지르며 월영공원이 위치한 상아동과 안동민속촌이 들어선 성곡동을 잇는다. 물길로 나뉜 두 동네를 연결할 뿐만 아니라, 다리 자체가 명소다. 미투리를 형상화한 다리 모양이 특별하고, 가운데 자리한 월영정이 운치 있다.

▲ 숭고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원이엄마테마길

월영교는 조선판 〈사랑과 영혼〉이라 불리는 원이 엄마의 숭고한 이야기를 품었다. 원이 엄마는 젊은 나이에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며 애절한 편지를 쓰고, 본인의 머리카락을 엮어 미투리를 만들었다.

야간 산책

1998년 정상동 택지 개발 공사 당시, 한 묘에서 건장한 남자의 유골과 함께 원이 엄마의 편지와 미투리가 발굴되면서 부부의 애틋한 사랑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를 기리는 뜻에서 미투리를 모티프로 월영교를 만들고, 다리 인근에 ‘원이엄마테마길’을 조성했다.

호반에 이어지는 길에는 사랑의 자물쇠를 거는 공간이 있고, 원이 엄마의 편지 내용, 원이 엄마와 월영교 이야기 등을 전시한다.

▲ 산과 호수, 황포돛배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월영교의 형상을 전체적으로 눈에 담으려면 다리 입구 안동물문화관 전망대에 올라가자. 물 위로 매끈하게 뻗은 월영교가 시원하다. 산과 호수, 다리가 어울려 한 폭의 수채화를 완성한다. 물 위를 유영하는 황포돛배나 유람선이 풍경에 포인트가 된다.

▲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월영교 야경

어둠이 내리고 월영교에 조명이 들어오면 풍경은 사뭇 달라진다. 분명 같은 위치에서 바라보는 장면인데,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붉은빛과 보랏빛으로 물든 월영교는 몽환적인 느낌을 발산한다. 어둠이 집어삼킨 산과 호수 대신 조명이 비추는 호반 산책로와 언덕 위 선성현객사(경북유형문화재 29호)가 근사한 배경이 된다.

▲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간 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린 월영교

월영교 야경은 밖에서 봐도, 안에서 봐도 근사하다. 다리 내부에 조명이 들어와 밖에서 보는 풍경과 분위기가 다르다. 포근한 조명과 시원한 강바람이 여름밤 산책의 즐거움을 더한다. 다리에서 분수가 뿜어져 나오는 오후 8시30분, 야경의 아름다움과 시원함이 극에 달한다.

월영교 분수는 10월 말까지 주말에 하루 3회(오후 12시30분, 6시30분, 8시30분) 각 20분간 가동한다.

▲ 올여름 문보트가 월영교 야행에 색다른 재미를 줄 예정이다.

월영교 야행에 재미를 주는 요소가 또 있다. 황포돛배를 타고 옛사람처럼 유유자적하게 강바람 맞으며 시원하게 유람하는 방법이다. 올여름에는 초승달 모양 문보트도 운항할 예정이다. 문보트는 월영교에 달이 떠다닌다는 상상력에서 탄생했다.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도시
‘야간 관광 100선’에 올라

어둠이 내리고 선체 LED 조명이 불을 밝히면, 실제로 물 위에 초승달이 떠다니는 듯한 장면이 연출된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탑승자가 선체 색을 선택하고, 블루투스로 음악도 들을 수 있다. 문보트 운항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으니 방문 전에 문의해야 한다.

▲ 안동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만든 유등

뱃놀이한 뒤에는 야간 산책을 즐겨보자. 월영교 양쪽으로 경관 조명 시설을 갖춘 산책로가 이어진다. 은은한 조명을 받고 걸으며 아기자기한 설치물을 감상할 수 있다. 월영교에서 안동민속촌으로 가는 길에는 알록달록 유등이 반긴다. 하회탈, 각시탈, 엄마 까투리 등 안동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물 위에서 환하게 빛난다.

▲ 화려한 조명과 레이저, 음악이 어우러진 낙동강음악분수

월영교 야경이 전통미를 책임진다면, ‘낙동강음악분수’는 현대미를 담당한다. 월영교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낙동강음악분수는 화려한 조명과 레이저, 음악이 어우러져 웅장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음악의 비트에 따라 솟구치듯, 잔잔하게 춤추는 물줄기가 여름밤을 시원하게 장식한다. 분수는 10월 말까지 평일 1회(오후 8시), 주말 2회(오후 2시, 8시) 각 20분간 가동한다.

▲ 안동댐을 조성하며 수몰된 지역의 고택을 옮겨 온 안동민속촌

월영교에 갔다면 인근 ‘안동민속촌’에 들러보자. 안동댐을 조성하며 수몰된 지역의 고택을 옮겨 온 야외 박물관으로, 언덕배기에 초가집과 돌담집, 기와집 등 다양한 전통 가옥이 들어섰다. 경북 지역에 많이 분포된 까치구멍집도 보인다. 까치구멍집은 악취와 연기를 내보내기 위해 지붕에 까치집을 닮은 구멍을 뚫었다. 박분섭 까치구멍집에 들어서면 그 구멍을 볼 수 있다.

▲ 무더위를 피해 쉬기 좋은 영호루

뜨거운 더위를 피해 잠시 쉴 곳을 찾는다면 ‘영호루’를 추천한다. 낙동강변에 자리한 영호루는 창건에 대한 문헌이 남아 있지 않아 언제, 누가 건립했는지 모른다. 다만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에 머물 때 영호루를 종종 찾았다는 기록에 따라 역사가 오래된 누각임을 알 수 있다.

환궁한 공민왕이 직접 쓴 현판을 보냈다고도 전한다. 이후 여러 차례 유실과 중수가 반복됐고, 지금의 누각은 1970년 강 건너편에 새로 지은 것이다. 영호루에 오르면 낙동강과 안동 시가지가 훤히 내다보인다.

▲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심찬양 작가의 벽화로 이름난 신세동벽화마을

‘신세동벽화마을’은 안동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조용하던 옛 동네는 마을 미술 프로젝트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벽화와 조형물로 꾸며졌고, 안동 원도심의 관광 명소가 됐다. 안동동부초등학교에서 성진길을 따라 올라가며 벽화를 감상해보자. 마을 위쪽 전망대에 오르면 탁 트인 조망이 펼쳐진다.

신세동벽화마을

신세동벽화마을에서 꼭 봐야 할 작품이 있다. 지난해 안동동부초등학교 본관에 심찬양 작가가 그린 ‘한복 입은 흑인 소녀’ 벽화다. 한복 입은 흑인 여성을 소재로 한 그래피티 작업으로, 극찬을 받은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작품을 여행지에서 만나는 기회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영호루→신세동벽화마을→안동민속촌→월영교→낙동강음악분수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유교랜드→안동민속촌→월영교→낙동강음악분수 
둘째 날: 영호루→신세동벽화마을→안동하회마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안동관광 www.tourandong.com 

문의 전화
- 안동축제관광재단 054)856-3013
- 월영교(안동민속박물관) 054) 821-0649


대중교통
기차: 청량리역-안동역, 무궁화호 하루 7회(06:40~21:03) 운행, 약 3시간30분 소요. 안동역 정류장에서 3번·3-1번 일반버스 이용, 월영교 정류장 하차, 약 10분 소요. 월영교까지 도보 약 150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안동시버스정보시스템 http://bus.andong.go.kr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서안동 IC→안동 방면 우회전→안동댐·민속박물관·대구 방면 고가차도 오른쪽 옆길→월영교 

숙박 정보
- 구름에(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안동시 민속촌길, 054)823-9001, www.gurume-andong.com
- 죽헌고택(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서후면 태장죽헌길, 010-5217-2174, https://andongtour.modoo.at
- 온계종택 삼백당(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도산면 온혜중마길, 010-2988-3435, www.온계종택.한국
- 행복전통마을(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성곡동 민속촌길, 053-823-9001
- 스테이게스트하우스: 안동시 강남9길, 010-8586-5902, http://andongstay.com

식당 정보
- 헛제사밥까치구멍집(헛제삿밥) 안동시 석주로, 054)855-1056 
- 진성식당(돈가스): 안동시 태사길, 054)852-6880 
- 땡큐커피(케이크·스콘): 남후면 암산길, 054)854-7006 
- 일직식당(안동간고등어구이정식): 안동시 경동로, 054)859-6012

주변 볼거리
안동민속박물관, 안동 도산서원,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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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