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G’ 이효리, 롱런의 비결

가고 싶은 길 걷는 ‘마싸’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을 휘어잡은 가수 이효리가 다시 한 번 대중문화계를 뒤집어 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MBC <놀면 뭐하니?>서 유재석, 비와 함께 혼성그룹 SSAK3(싹스리)를 결성, 신곡 무대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대중은 이효리의 무대 복귀에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는 중. 예나 지금이나 그의 활활 타는 인기 비결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 가수 이효리 ⓒMBC

연예인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잊혀지는 것’이라고 한다. 일부 연예인 중 인기가 없어질까 두려운 마음에 이미지를 소모하는 악수를 두기도 한다. 잊혀지는 것과 인기 사이서 갈팡질팡하다 방송가서 사라진 스타들이 적지 않다. 

마이 싸이더

이 같은 측면서 이효리는 상당히 전략적이다. 인싸와 아싸 사이의 의미로 생겨난 마싸(My Sider)의 대표적인 주자로서 아무도 걷지 않은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다. “더 높은 점프를 위해 잠시 쉼을 택한 것”이라는 과거 발언이 점차 실제로 다가오고 있는 모양새다.

1998년 핑클 데뷔 이후 2012년까지 쉼 없이 질주했던 이효리는 2013년 결혼 후 연예인으로서 브레이크를 건다. 2014년 약 4개월여 동안 메인 MC를 맡은 SBS <매직아이>를 끝으로 그는 연예계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 각 방송사, 그리고 영화 및 가요 분야에 따라 담당 출입 기자가 있는 스포츠·연예 신문사에 ‘이효리 담당’ 기자가 따로 있었던 때였다.

당시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가 갑자기 사라진 것은 국내 연예계서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서 친근했던 이효리였기에, 그의 활동 중단은 더욱 생경하게 전달됐다. 가끔씩 MBC <무한도전>이나 <라디오스타> 등 유명 프로그램에 이벤트성으로 출연하기는 했으나, 고정 예능을 맡기까지는 무려 3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2017년과 2018년 tvN <효리네  민박> 시즌1과 시즌2를 맡으며, 그간 ‘섹시의 아이콘’으로서 화려했던 이미지 대신 제주도서 소탈하게 살고 있는 ‘소길댁 이효리’를 보여줬다. 

지금껏 알고 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그의 새로운 모습에 대중의 관심은 집중됐다. 이효리가 입고 있었던 의상이나 먹는 것, 그가 오가는 곳 모두 대중의 관심사가 됐다. 제주도 관공서가 ‘이효리 집’을 묻는 관광객 때문에 애를 먹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 인기는 가늠하기 힘들다. 잊히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내린 결단은 결과적으로 더 큰 보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 전략적인 선택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나는 단타로 치고 빠질 거야”라고 쉼 없이 말하는 이효리는 실제로 매년 한 번 정도의 예능 출연을 하며 치고 빠지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JTBC <캠핑클럽>이었다. 이효리와 함께 가요계를 평정한 핑클의 멤버들과 캠핑을 떠나는 여정서 과거의 추억을 소환했다. 그간의 소회를 밝히는 멤버들의 모습은 세대를 풍미한 아이돌이 아닌, 엄청난 파도를 지나 이제 겨우 여유를 찾은 한 인간으로 비춰졌다. 

힘들었던 시기에 서로에게 할퀴고 상처 냈던 과거를 적극적으로 반성하는 이효리의 눈빛서 대중은 위로를 받았다. <캠핑클럽>의 모습 역시 그동안 그에게서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얼굴이었다. 

‘섹시 아이콘’ ‘소길댁’ 넘나드는 변신
대중의 니즈 건드린 존중 섞인 솔직함

그간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보여왔던 이효리는 2020년 올여름, 또 다른 새로운 모습 ‘린다G’로 대중과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린다G는 미국서 자수성가해 약 200여개의 미용실 체인점을 둔 스토리가 있는 그의 부캐다. 그의 양옆에는 비슷한 시기에 성공해, 월드스타라는 칭호를 획득한 비의 부캐 ‘비룡’과 수십년간 왕좌의 자리에 있는 유재석의 새로운 부캐 ‘유두래곤’이 있다. 


‘싹 쓸어버리겠다’라는 의지로 SSAK3를 결성했다. 이제는 사라진 혼성그룹을 만들어보겠다는 기획 아래 이효리가 입성한다. 이 혼성그룹은 90년대 감성과 2020년의 세련미를 녹여낸 곡을 통해 모든 아이돌이 복귀하는 여름 시장에 몸을 불사를 전망이다. 이 과정서 그의 진솔한 입담과 뼈 때리는 일침에 대중은 환호했다. 지금 대중의 니즈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언제나 솔직했고 정확했던 이효리는 더욱 날카로운 언변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오랜 기간 대중으로부터 놀림당하다가 ‘1일3깡’으로 화려하게 재기한 비를 만나 “너 정말 괜찮니?”라는 짧은 말은, 대중이 최근 밈 현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조명된 비에게 가장 묻고 싶은 질문이기도 했다. 

“왜 남자만 꼬X를 잡냐” “오랜만에 다리 보여주려고, 치마 입었는데 왜 담요를 덮냐” 등의 멘트는 걸크러쉬로 다가왔고, 이제는 방송서 금기된 성적 농담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에도 충분했다.
 

▲ ⓒMBC

TV 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놀면 뭐하니?>는 6월 1주 토요일 비드라마 부문서 26%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2주 연속 동영상 화제성 1위도 기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도 <놀면 뭐하니?>가 잠식했다. 이토록 대중을 열광시킨 건 이효리의 활약이 7할 이상이다. 그만큼 이효리의 활약상은 대단했다. 

춤 실력은 이전의 그것과 다를 바 없었고, 노래는 고음을 제외하고는 안정적이었으며, 랩 실력은 더 발전돼있었다. 적재적소의 유머 감각, 맞는 건 맞고 아닌 건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말하는 솔직함, 자신의 치부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것도 자유로운 영혼 이효리만의 매력이었다.

여러 논란에 치이고 치여, 자기검열을 하다 자신의 매력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일부 예능인들 사이서 이효리의 행보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존중을 바탕으로 한 솔직함이 무엇인지 단 4회차 만에 완벽히 보여줬다. 

진짜 매력

그동안 이효리는 대중과 적정선의 거리를 두고 있다가 언제나 신선한 얼굴로 방송에 나타났다. 보여줄 때는 화끈했고, 떠날 때는 시원하게 사라질 줄 아는 욕심 없는 태도도 드러냈다. 탁월한 재능을 바탕으로 휴식과 일을 적절히 분배하며, 누구도 걸으려 하지 않았던 길을 걷는 이효리. 아주 오랫동안 꾸준히 뜨거운 사랑을 받는 비결 또한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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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