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사의 집’ 잡는 양지진흥개발 노림수

부자 회장님이 뭐가 부족해서?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국방부가 추진 중인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이 ‘양지진흥개발’과의 갈등으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현재 ‘용사의 집’이 있던 부지에는 국군 장병들이 이용할 수 있는 4성급 호텔을 짓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양지진흥개발 측은 공사 과정서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공사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국방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갈등의 골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2006년 낙후된 도심을 재개발하기 위해 용산역 주변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했다. 여기서 국방부가 ‘용사의 집’을 포함해 소유한 부지 면적은 2749m²로, 위치는 용산역 앞 제1-1구역이었다. 국방부는 2015년 국군 장병의 편의와 숙박을 위해 용사의 집을 허물고 지하 7층, 지상 30층 규모의 4성급 호텔로 다시 짓는 구상을 내놨다. 객실과 컨벤션홀, 연회장, 웨딩홀 등이 들어서는 계획이었다. 

국방부 추진
로드맵 보니…

2017년 2월 철거된 기존 용사의 집은 1969년 장병들의 숙박·복지시설의 필요성이 제기돼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지어진 건물이다. 군인들은 이곳에서 저렴하게 숙식을 하거나 PX서 물품을 싸게 구매하는 등의 편익을 얻었다. 웨딩홀도 있어 시중보다 적은 비용으로 결혼식도 올렸다.

하지만 용사의 집은 재건립 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비판에 직면했다. 당시 호텔 건립에 반대하는 민간인 재개발조합추진위원회(재개발추진위)는 “육군 호텔이 육군 장병 복지를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내놓은 ‘최근 5년간 휴양시설, 복지시설 간부·병 이용률 현황’에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콘도나 호텔 등 군 휴양시설을 이용한 사병은 전체 군인의 1.2%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또 재개발추진위는 “용사의 집 재건립은 2012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국책사업으로 지정됐다”며 “장병 복지가 아니라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육군 관계자는 “용산역은 장병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역으로, 육군 호텔은 군인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숙박·편의시설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건립 사업 시작 전부터 비판 세례
우여곡절 끝에 시작했지만…갈등 심화

이 관계자는 “간부들만을 위한 시설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육군 측은 160개 객실 중 3개 층 45개 객실을 병사 전용으로 만들고 1개 층은 PC방과 북카페 등으로 꾸며 병사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 시설이 들어서면 육군 뿐 아니라 국방부와 해군 공군 해병대 국가유공자 예비역등이 사용하는 국방 커뮤니티로서 품격있는 장병 복지 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접근성이 좋은 서울 도심에 숙식과 결혼식장, 국제회의장 등이 집결한 군 복지 및 비지니스 시설로 활용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은 우여곡절 끝에 2018년 7월27일 1-1구역에 대한 사업시행계획인가처분을 발급받았고 현재 착공신고 후 공사를 시작한 상태다. 하지만 이때부터 용산역 앞 제1-2구역을 소유하고 있는 양지진흥개발과의 갈등이 시작됐다. 
 

▲ 용사의 집

양지진흥개발은 용산의 명물로 통하는 ‘드래곤힐스파’를 소유하고 있다. 드래곤힐스파는 뉴욕타임즈 ‘36시간의 서울 여행’의 핫플레이스로 소개되고 CNN이 선정한 서울 관광명소 ‘서울이 대단한 이유 50’ 중 5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방송 오락 프로그램 <런닝맨>과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배경 촬영장으로 등장하는 등 인기가 높으며 국내외 여행객이 매년 100만명 이상 다녀가고 있다. 서울시 관광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특별시 문화상 관광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십건 민원
고소·고발도

양지진흥개발은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과 관련해 2017년에 7회, 2018년에는 54회 민원을 제기했다.

양지진흥개발은 ‘용사의 집 중복투자로 국가 재정낭비 중단 요망’ ‘용산역 전면 1-1구역 육군호텔 건축계획에 대한 제안의 건’ ‘용산역 입구에 육군호텔 건립이 웬말이냐?’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 계획 중단 요청의 건’ ‘육군호텔 건립 예상낭비 신고’ ‘국민과 외국 관광객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육군호텔 신축공사 중단 청원’ 등의 공문을 보냈다.

양지진흥개발 측은 2018년 9월 말부터 공사 중 발생한 진동으로 인해 붕괴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대통령비서실, 기획재정부, 외교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서울특별시, 용산구청, 국회 국방위원회 등에 전방위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의 진행상황을 검토해 보면 구 용사의 집을 철거하고 방음벽만을 설치했을 뿐 이제 막 굴착공사를 시작하려는 단계다. 그동안 건물이 붕괴될만한 수준의 진동이 발생할 여지가 전혀 없었다는 것. 

현재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 도급공사를 맡고 있는 금호산업과 양지진흥개발 사이에 수많은 고소·고발이 오갔다. 

양지진흥개발은 담장 철거 시 살수 미실시, 협의를 거치지 않은 벽돌경계벽 철거와 경계시설 손괴 및 훼손, 세륜 미실시, 구조굴토심의 허위자료 제출, CCTV 불법 설치, 소음 측정, JSP공사의 위험성, 공사 중 토사 낙하로 인한 상해, 유독가스 배출, 대지 경계 침범, 무단 침입, 토사 낙하, 명예 훼손, 기름띠 형성 등 수많은 고소·고발을 진행했다. 

용산의 명물
‘드래곤힐스파’

이에 금호산업 측은 직원 폭행 및 공사 방해, 무단 오수 방류, 오수 도로 방류, 무단천공 관련 건으로 양지진흥개발을 고소·고발했다. 양지진흥개발은 2018년 9월까지 직접적인 공사 중단 요청을 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방향을 선회해 경계가 확정되지 않았다거나 소유 건축물의 안전성을 보장하라는 주장을 하며 공사를 지연시키려는 목적의 민원들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금호사업 관계자에 따르면 경계 문제의 경우 2017년도부터 측량을 실시해 이미 경계가 확장돼있었음에도 경계가 불분명하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고 결과적으로 경계 복원 측량을 3회나 실시했음에도 아직까지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전문제의 경우 진동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 방음벽설치공사만 이뤄진 상태임에도 진동으로 인해 건물이 일부 붕괴했다고 주장하며 소유건물의 안전조치 및 안전점검을 해주겠다는 제의를 지속해서 했지만 기술적·법률적으로 건물의 안전성 검사와 아무 관련도 없는 공사 도면을 요구하며 안전조치 및 안전점검 관련 협조 요청을 거절하고 있다. 


또 사업시행계획인가의 취소를 요구하는 항고소송을 2018년 10월25일 제기했고 동일한 내용의 취소심판 2건을 같은 날 청구했으며 구역분할결정 및 사업시행계획인가의 효력정지를 구하는 진행정지를 2018년 11월20일 신청하기도 했다. 이런 행정소송, 행정심판, 집행정지는 모두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을 중단시킬 목적으로 이뤄졌다. 

해달라는 대로 해준대도 ‘말 돌리기’ 
양지 측 “민감한 사안이라 답변 못해”

양지진흥개발이 이처럼 수많은 민원과 소송, 행정심판 등으로 공사를 지연시킴으로써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금호산업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용사의 집 부지가 용산역서 바로 보이는 전면부지기 때문에 상업적 가치가 크다”며 “이를 이용한 양지진흥개발의 랜드마크 복합리조트형호텔 시설 건립 계획이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으로 인해 어려워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결국 공사 중지로 인한 통합개발이 목적이라는 것. 

이 관계자는 “만약 집행정지나 행정소송 또는 공사금지가처분신청이 인용될 경우 공사가 중단된다”며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이 기획재정부를 통한 캠코 위탁개발 방식의 도시환경정비사업이라는 복잡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관련 이해관계자가 많기 때문에 공사가 중단될 경우 사후 처리 문제가 매우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이 위법한 인허가를 토대로 이뤄진 것이거나 위법하게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라면 당연히 그 인허가를 취소하고 공사를 중단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인허가 절차는 적법하게 단계적으로 거쳤고 안전시공에 힘쓰고 있다는 것을 빤히 알고 있는데도 양지진흥개발 측에서 소송, 언론, 민원 등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사를 중단시키고자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4억원 요구
돈 때문에?

금호산업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양지진흥건설은 용산구 주재로 열린 회의서 보상금으로 40억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양지진흥개발 측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고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후 “위에 다시 한 번 보고한 뒤 연락을 주겠다”고 했지만 더 이상의 연락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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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