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된 밥’ 동화약품 4세의 빛과 그림자

122년 기업 한입에 탈탈?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동화약품은 올해 초부터 ‘4세 승계’에 방점을 뒀다. 시선이 향하는 곳은 윤도준 회장의 장남 윤인호 상무. 윤 상무는 동화약품 입사 이후 ‘초고속 승진’을 했다. 지난 3월에는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윤 상무는 큰 잡음 없이 바통을 받아낼 수 있을까.
 

▲ 윤도준 동아약품 회장과 윤인호 상무

동화약품은 가스활명수와 후시딘, 판콜 등으로 유명한 국내 최장수 제약사다. 1897년 세워진 약방은 122년이 지난 오늘날 제약기업으로 우뚝 섰다.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은 오너 3세다. 윤 회장은 초대 회장 윤창식 선생의 손자고, 고 윤광열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큰 잡음 없이
경영 초읽기

윤 회장은 경희대학교 의대를 졸업했다. 그는 동대학서 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아 경희대와 경희대 병원서 약 20년을 교수와 의사로 지냈다. 회사 경영과는 멀찍이 떨어져 있는 듯했다. 윤 회장은 지난 2005년 부친의 제안을 받아 동화약품 부회장으로 입사했다.

동화약품은 윤도준·윤길준 형제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였다. 동화약품은 2008년 ‘오너-전문 경영인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윤 회장은 지난 3월 임기를 약 1년 앞둔 채 대표이사 자리서 내려왔다. 동화약품은 20년 만에 ‘전문경영인 단독대표 체제’로 재전환됐다.

동화약품은 지난 3월21일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장남 윤인호 상무는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사내이사로 선임된 윤 상무는 윤 회장과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 승계 수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 상무는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해 지난 2013년 재경·IT실 과장으로 동화약품에 입사했다. 매년 승진을 거듭했던 윤 상무는 2014년 CNS(중추신경계)팀 차장, 2015년 전략기획실 부장 등을 거쳐 2016년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이사, 지난해 생활건강사업부와 OTC(일반의약품) 총괄사업부 상무가 됐다.

윤 상무의 누나 윤현경 상무는 2008년부터 광고홍보실 주임으로 먼저 회사에 들어왔다. 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윤 상무는 2016년 커뮤니케이션실 상무로 승진했다. 지난해부터는 화장품 더마 사업부를 총괄담당하고 있다. 장녀가 장남보다 앞서 입사했지만, 이사회 멤버로는 장남이 더 빨랐다.

윤도준 회장 장남 승계 궤도 안착
고속 승진 거듭…사내이사로 선임

동화약품은 여러 계열사와 함께한다. 언뜻 동화약품이 가장 꼭대기에 위치할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른바 ‘동화약품그룹’에는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 회사가 있다. ‘동화지앤피’라는 비상장사다. 동화지앤피는 동화약품의 최대주주다. 윤 상무는 바로 이곳의 대표이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화약품의 최대주주는 동화지앤피(15.22%)다. 이어 가송재단(6.39%), 윤 회장(5.13%), 윤길준 부회장(1.89%), 장남 윤 상무(0.88%), 장녀 윤 상무(0.06%), 그리고 계열사 동화개발(0.77%) 순으로 특수관계인 등이 총 32.36%의 지분을 갖고 있다.

동화지앤피의 최대주주는 동화개발(19.81%)이다. 뒤이어 동화약품(9.91%), 윤 회장(8.86%), 가송재단(10.00%), 주식회사 테스(11.60%) 등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 지배구조가 ‘동화지앤피-동화약품-동화개발-동화지앤피’인 순환출자 구조다.

동화지앤피는 지난 1970년에 설립됐다. 주요 사업은 유리병 제조로 가스활명수 등을 담는 유리병을 만든다. 동화지앤피의 지난해 매출은 253억원이다. 영업이익은 8억4000만원으로 당기순이익 20억원 정도다.
 


눈길이 가는 곳은 동화지앤피의 매출처. 동화지앤피 매출의 절반 이상은 동화약품서 비롯됐다. 최근 5년간 동화지앤피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2014년 67.35%(107억5000만원/159억5000만원), 2015년 51.09%(114억9000만원/224억8000만원), 2016년 49.41%(117억6000만원/237억9900만원), 2017년 48.61%(116억2000만원/239억1000만원), 2018년 50.45%(128억1000만원/253억9000만원) 등이다. 5년 평균 약 53.38%에 달하는 비중이다.

동화지앤피의 재무 건전성은 나쁘지 않다. 동화지앤피는 2014년 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2015년 5.4%, 2016년 14.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9.9%, 3.2%였다.

그대로 바통?
부담도 있다

동화지앤피는 2014년 6억7000만원 당기순손실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5% 이상의 당기순이익률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2015년 8.37%, 2016년 15.6%, 2017년 11.7%, 2018년 8.0%다.

부채비율은 매년 감소했다. 2014년 부채비율은 12.5%였지만 2015년 11.0%, 2016년 7.3%, 2017년 6.6%, 2018년 5.9%로 매년 줄었다.

일각에선 동화지앤피가 승계 과정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본다. 현재 윤 상무의 동화약품 지분은 1%가 채 되지 않는 0.88%다. 안정적 승계를 위해 동화약품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다만 상장사인 동화약품 지분 매입은 부담이다.
 

동화지앤피는 비상장사이면서 동화약품 최대주주다. 동화지앤피 지분을 매입해 동화약품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비상장사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분석이다.

동화지앤피가 승계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경우 눈에 밟히는 곳이 있다. 하나는 앞서 언급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다. 최근 5년간 동화지앤피의 매출 절반은 동화약품으로부터 나왔다. 2014년 이전 동화약품은 동화지앤피 매출을 60∼70%까지 담당했다. 2015년에 들어서야 50% 정도로 줄어든 것이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감시는 계속될 공산이 크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은 지난 10일 취임식을 통해 “대기업 집단뿐만 아니라 자산총액 5조원 이하의 중견집단 부당 거래 행태도 꾸준히 감시하고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국세청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일감 몰아주기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김상조 전 위원장의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공정위 사정권 
중견기업 유지

동화지앤피는 해당 매출을 바탕으로 배당금을 지급했다. 동화지앤피의 배당금과 배당성향은 2015년 1억8000만원/10%, 2016년 3억원/8.1%, 2017년  3억원/10.71%, 2018년 3억원/14.73%, 등이었다.


눈길이 가는 것은 지난 2014년. 동화지앤피는 2014년 6억7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주주들에게 총 1억8000만원의 배당금이 손에 쥐어졌다.

동화약품과 동화지앤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부채표 가송재단에도 눈길이 간다. 가송재단은 윤광열 명예회장의 호 ‘가송’서 따온 재단이다. 윤 명예회장과 부인 김순녀 여사는 사재출연으로 지난 2008년 재단을 설립했다.
 

가송재단은 ‘기업 이윤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학술연구 지원, 장학생 선발, 전통문화 지원을 골자로 활동하고 있다. 가송재단은 최근까지 활명수약학상, 가송의학상, 가송예술상, 윤광열 치과의료봉사상 등을 각계 인사들에게 수여하고 있다.

그간 공익법인은 본래 취지와 달리 경영권 승계를 위한 수단으로 비판받았다. 그 단적인 예로 오너 일가가 이사장으로 있는 공익법인이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할 시 지배력이 간접적으로 강화되기 때문이다.

가송재단은 동화약품(6.39%)과 동화지앤피(10.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가송재단 이사장과 이사는 윤 회장과 윤 상무다. 윤 회장 등이 가송재단 지분을 통해 동화약품 등에 지배력을 우회적으로 행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인호 회사 ‘내부거래 50%’
공익재단, 승계 디딤돌 역할?


윤 회장은 동화약품 지분 5.13%을 갖고 있다. 그러나 윤 회장은 가송재단의 이사장인 만큼 사실상 가송재단 보유 지분을 더한 11.52%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가송재단을 제외한 동화약품 우호지분은 동화지앤피와 동화개발,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한 25.97%다. 그러나 가송재단 지분 6.39%로 인해 총 지분은 32.36%까지 상승한다.

가송재단은 동화지앤피 지분도 10.00% 갖고 있다. 동화지앤피 최대주주는 동화개발(19.81%)이다. 가송재단과(10.00%) 동화약품(9.91%)이 그 뒤를 잇고 있는데 윤 회장의 지분은 8.86%에 그친다. 다만 가송재단의 지분을 포함했을 때, 윤 회장이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18.86%로 늘어난다. 최대주주인 동화개발과 0.95%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가송재단은 증여세와 관련해 몇 차례 언급된 바 있다. 가송재단은 성실공익법인으로 지분율 10%까지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윤 명예회장 부부는 지난 2008년 동화약품 지분 3%를 출연해 재단을 설립했다. 윤 명예회장은 2010년 추가로 동화약품 지분 전량(3.03%)을 추가로 출연했다.

현재 가송재단의 이사장은 윤 회장이다. 윤 명예회장 부부가 윤 회장에게 지분을 직접 물려줬다면 증여세를 피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가송재단의 세금 면제 한도를 활용, 증여세 부담을 해소했다는 해석이다. 결국 세금 없는 상속이 가능하다는 비판이었다.

주목되는 기지
재단의 역할은?

동화약품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동화지앤피 내부거래에 대해 “처음에는 자사 제품과 관련된 제조가 많았지만 다른 회사 제품들도 다루고 있다”며 “타사 매출이 늘어나면 (내부거래는)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송재단에 대해선 “윤 명예회장께서 사재로 출연한 재단이고, 현재 공익적인 측면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오너 일가 지배력이나 증여세 부담 해소 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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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