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대담>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20대 국회를 묻다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9.09 09:36:54
  • 호수 12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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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 국회? “끝까지 일하겠습니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민족 대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그간의 안부를 묻는 뜻깊은 시간이다. 추석이 있는 9월은 ‘국회의 달’이기도 하다. 지난 2일부터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시작됐다. 과연 역대 최악이라는 20대 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것인가.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을 실시했다. 내년 총선을 이끌 사령탑을 뽑는 중요한 선거였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 경선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당내서 비주류에 가깝다는 평을 들어왔던 그였기에 압도적인 표차는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친문(친 문재인)·비문(비 문재인)을 넘어 당내 통합을 강조한 점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이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서 당내 강력한 통합을 외침과 동시에 꼬여있는 정국은 민생을 명분으로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가 걸어온 지난 3개월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폭력사태 직후 취임한 그는 어수선한 정국을 수습하는 중책을 안았다. 이후에는 ‘2019년도 추가경정예산안’이라는 산이 기다리고 있었다. 산을 넘었더니 일본의 경제보복이라는 파도가 밀려왔다.

이런 가운데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지난 2일 시작됐다. 각종 민생·경제 법안과 일본 수출규제 대응 법안 등을 처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과연 민주당과 이 원내대표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내년 총선에 뛰어들 수 있을까. <일요시사>는 그 대답을 듣기 위해 이 원내대표와 대담을 가졌다.

다음은 이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 원내대표 취임 후 처음 맞는 추석입니다. 추석 연휴 때 계획하고 있는 일정은?
▲국민들께서 가족과 명절을 보내듯, 저도 추석은 가족과 함께 보낼 생각입니다. 지난 2일 정기국회가 시작됐으니, 내년도 예산안이나 민생법안 등 여러 현안에 대해 구상을 하는 시간도 가질 계획입니다. 

- 취임 100일 기자회견서 민주당의 과반 이상 승리를 예상하셨습니다.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뜻으로 말씀드렸습니다. 민주당이 소통이나 단결하는 측면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보다 상대적으로 괜찮고, 내년 총선까지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고 기본을 잘하면 그런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민생’ ‘혁신’ ‘단결’ 이 세 가지 기본을 잘 해나가려고 합니다.

-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약 3개월 만에 다시 장외투쟁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우선 국회 안에서 여야가 치열한 토론 및 협의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반복되는 장외투쟁을 국민들이 좋게 보시지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장외집회서 지역감정 발언을 하고,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로 세를 결집하려는 시도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 20대 국회 법안이 70% 이상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8월17일 기준). 이처럼 계류 중인 법안이 많은 이유는 무엇이라 진단하시는지?
▲국민들에게 송구스러운 일입니다. 패스트트랙과 한국당의 추경 볼모잡기 등으로 국회가 제대로 열리는 날이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2일 개회한 정기국회에선 민생과 경제 법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야당의 협력도 이 자리서 요청드립니다.

- 이대로 20대 국회가 끝난다면 역대 최악의 무노동 국회라는 오명을 안게 됩니다. 제1당 원내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낄 것이라 생각되는데...
▲말씀대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20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일하는 국회’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1대 총선서 과반 이상 예상해

-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시한 내 처리하는 모습을 기대해도 좋은지.
▲내년도 예산안은 민생과 경제, 그리고 본격화하는 한일 경제전과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에 대비한다는 큰 방향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 같은 방향성에 대해 야당도 큰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정시한 내 처리를 위해 야당과도 이런 부분을 잘 설득하고 협의하겠습니다.


- 말씀해주신 것처럼 한국인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둘러싸고 촉발된 한일 갈등이 장기전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라 예상하시는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결국 시행됐습니다. 한일 경제전이 현재는 수면 아래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본의 추가적인 조치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지금이라도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철회하고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 아베정권이 외교문제를 경제로 끌어들이는 이유가 무엇이라 판단하나요?
▲우리나라 소재·부품·장비산업서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알고 역사문제를 경제보복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본 언론 일각서조차 이런 부분을 지적하고 아베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을 아베정권도 되돌아봐야 할 대목입니다.

-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문재인정부의 맞대응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우리나라 역시 화이트리스트에서 일본을 배제하는 조치를 취하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이하 지소미아)을 종료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내릴만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독립으로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재·부품·장비산업에 대한 정부 대책과 함께 국회 차원의 ‘한일 경제전 입법지원추진단’ 활동으로 국내 기업들에게 입법,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당 차원 불매운동? “계획 없어”
‘평화경제’로 8000만 시장 구축
“일본이 먼저 손 내밀어야!”

- 보수정당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를 두고 총선을 겨냥한 국내용 외교라고 주장합니다.
▲현 시점서 문정부의 성과를 판단하기 이르지만, 촛불정신으로 세워진 문정부는 우리 사회 곳곳을 한 단계 더 민주주의로 나아가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동북아 평화를 위한 외교서도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과거 이명박, 박근혜정부와 비교하면 적대적인 관계서 평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은 우리 국민들도 공감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민주당이 주도하는 불매운동을 향후 실행할 계획이 있는지?
▲불매운동은 순수하게 민간 차원서 진행하는 것으로, 민주당 차원서 불매운동에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민간이 해야 할 불매운동을 당 차원서 실행할 계획은 없습니다.

-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의 성과는?
▲말씀하신 특위는 지소미아 파기 전후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서 한국을 배제했을 경우를 염두에 두고 활동했습니다. 특위는 원내에 한일 경제전 입법지원추진단을 두어 이번 일본의 경제침략에 따른 여파를 분석하는 동시에 일본 수입에 의존해온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 촉진과 각 상임위별 입법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부터 시작된 20대 정기국회서 소재·부품·장비 산업특별법이 핵심 법안으로, 여야 합의를 통해 원만하게 통과되길 기대합니다.
 

- 민주당 내 일본 관련 특위가 너무 많고, 활동 범위가 중복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당은 이번 일본 경제침략에 대해 중차대함을 느끼고 당 지도부뿐만 아니라 당 전체가 사태의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최재성 의원의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는 일본 여론에 대응함과 동시에 현황 파악에 중점을 두고, 정세균 의원의 ‘소재·부품·장비·인력 발전 특위’는 기업들의 어려움을 듣고 피해 대책 등 정책 사안에 집중하는 특위입니다.

원내의 ‘한일경제전 예산입법지원단’은 법·제도·예산 지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제침략에 의해 구성된 특위기에 일정부분 공통점이 있을 수 있으나, 각각의 특위마다 저마다의 역할과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소미아 파기…내릴만한 결정

- 일본의 경제보복은 북한과의 ‘평화경제’의 필요성을 불러오는 계기가 됐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광복 74주년 행사서 이를 강조한 바 있는데요. 평화경제 구축의 의미와 필요성을 말씀해주신다면?
▲문정부의 평화경제는 대통령이 말씀하셨다시피 ‘한반도의 운명을 바꾸는 일’ 입니다. 8000만 단일 시장 구축을 위해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남에서 북으로 이어지는 철도 개설을 주축으로 동북아와 유럽을 잇는 경제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남북의 평화체제가 전제돼야 합니다. 

평화를 통한 안보의 확증은 남북한 유관산업의 활성화와 외국인 주식투자의 긍정적 평가로 나타날 것입니다. 당장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와 같은 경제 침략에 장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평화경제 구축이 필연적입니다. 당정 간 협력을 통해 평화경제 실현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 추석을 맞은 <일요시사> 독자들에게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요시사>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입니다. 추석을 맞아 가족과 함께하시는 분들도, 혹여 그렇지 못하시는 분들도 모두 편안하고 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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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