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3주년 특집> 23인 총수들의 불황 타개책

언뜻 보기엔 달라도 결국엔 같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재계는 이전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신년부터 재계는 불확실한 전망과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변화와 혁신을 내세워 선제대응하기로 했다.
 

▲ (사진 왼쪽부터)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봉빈 롯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예상대로 상황은 그리 만만치 않다. 저성장 국면이 이어지면서 재계는 저마다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일요시사>는 창립 23주년을 맞아 기업 오너들의 불황 타개책을 짚어봤다.

▲이재용 = 올해 창립 81주년을 맞은 삼성그룹은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할 모양새다. 삼성은 ‘4대 미래성장사업’으로 반도체와 인공지능, 5G와 바이오를 선정해 25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그룹이 계획한 미래 먹거리를 통해 ‘초일류·초격차 100년 기업’에 다가서겠다는 것이다. 

▲정몽구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총수직을 유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시무식서 ‘혁신적 아이디어’와 ‘게임 체인저’를 언급하며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나갈 것을 천명했다. 그룹은 친환경차 시장 주도 계획과 ‘수소사회’를 주도해나갈 방침이다. 

▲최태원 = 최태원 SK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도 더 큰 행복을 만들어 사회와 함께하자”고 밝혔다. SK는 지난해 사회적 기업 전용 민간 펀드를 구축하고, 신성장 동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SK는 통신과 바이오 관련 계열사를 늘리면서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신동빈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신 회장은 미국 현지에 대형 공장을 건설하는 등 적극적이다. 최근 신 회장은 대기업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면담을 나눴다.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대내외적 불안 요소를 혁파하겠다는 것이다.


▲최정우 =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주력산업과 신성장 부문을 강화해 도약을 꿈꾸고 있다. 포스코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와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을 강화,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김승연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서 “단언하건데 앞으로 10년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혁명적 변화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룹은 이전부터 신성장동력으로 결정한 태양광 산업에 집중, 방산과 석유화학 그리고 항공엔진 등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개척하고 있다.

▲구광모 = 총수로 인정받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연구개발(R&D)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 R&D사업을 통해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LG화학은 최근 최대 10조원으로 추정되는 볼보자동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새 환경 색다른 차원, 탈출구 찾는 재계 
신성장 동력·미래 먹거리 확보에 총력

▲조원태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총수로 지정됐다. 한진그룹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따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바 있다. 다만 총수 지정을 두고도 잡음이 이어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그룹은 신성장 동력 발굴이나 대규모 투자에 앞서 조직 쇄신을 우선에 둘 것으로 보인다.   

▲박정원 = 두산그룹은 젊은 새 총수로 거듭난 박정원 회장 아래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그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기존 사업 영역의 디지털 전환과 함께 연료전지와 협동로봇 등으로 체질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박 회장은 신년사에서도 신산업 역량 강화를 강조한 바 있다.

▲김범수 = 카카오는 최근 대기업으로 분류됐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다각도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페이 등 신산업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적극적인 사업 확장으로 꾸준한 신성장에 나설 전망이다.

▲정몽규 = HDC(구 현대산업개발)도 최근 대기업으로 올라섰다. HDC는 최근 사내 벤처 육성으로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섰다. 신규 사업모델을 발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HDC의 성장을 견인하는 국내 주택사업이 견조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 (사진 왼쪽부터)구광모 LG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정몽규 HDC 회장

▲허창수 = 허창수 GS 회장은 지난 15일 GS 밸류 크리에이션 포럼서 도전과 혁신의 DNA를 조직 전반에 주문했다. 그룹은 기술 혁신을 통해 시장 선도에 나설 계획이다. 실제로 GS칼텍스와 GS리테일 등에서 혁신 관련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재현 = CJ는 IT(정보기술) 사업 부문을 신성장 첨병으로 삼았다. IT산업 발전에 따른 산업구조 및 시장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CJ는 그 일환으로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등을 신사업으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구자홍 =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은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구 회장은 IT시스템을 고도화, 스마트워크를 통한 업무 효율성 강화를 강조했다. 구 회장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박현주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적극적인 해외투자로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은 해외 여러 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법인과 사무소를 통해 해외법인 세전이익을 톡톡히 챙겼다. 그룹은 해외자산 확대에 꾸준히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정지선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올해 시무식서 “변화하지 못하면 쇠퇴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 회장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 방침을 주문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사업 중심서 벗어나 온라인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감성의 시대, 고객과의 소통·접촉 강조
이구동성 ‘디지털 전환’ 영역 확보 눈길

▲김홍국 = 하림그룹은 미래성장동력으로 가정 간편식과 펫푸드를 꼽았다. 변화하는 식품 소비 환경을 선점, 사업 확장에 나서겠다는 의중이다. 식품업계의 생존전략 중 하나로 차별화가 꼽히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신창재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디지털 혁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교보생명은 오는 8월 차세대 전산 시스템을 오픈, 보험 영업의 전 업무를 지원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작년 교보생명의 스마트 보험 청구 서비스 등을 잇는 기대작으로 꼽힌다.

▲이우현 = 이우현 오씨아이 부회장은 태양광과 바이오 산업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 중이다. 오씨아이는 독일 태양광발전 관련 업체 영업 양수에 성공했고,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에 투자하면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존 사업 구조에 고부가가치 사업을 추가하겠다는 의지다.

▲정몽진 = 정몽진 KCC 회장은 미래 신사업으로 실리콘을 택했다. 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KCC의 미래는 기술력에 달려 있다. 모멘티브 인수합병이 끝나면 KCC는 글로벌 초정밀화학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KCC는 고부가가치 실리콘 시장에 진입할 전망이다.

▲서정진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투자와 고용창출을 통해 도약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지난 16일 ‘비전 20320’을 발표, 중장기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서 회장은 신약 개발과 설비 확충 등을 비롯해 원격의료, 인공지능과 같은 U-헬스케어 사업에도 진출한다.

▲서경배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6개 중점 추진 전략’을 선언하며 성장을 이끌고 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추진 전략 중 하나인 혁신상품 개발을 중점으로 초격차 상품(경쟁회사에서 모방하기 어려운 상품)의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상열 =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은 레저 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특히 호반건설은 리조트와 골프장 등을 인수하면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는 등 건설 경기가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새로운 탈출구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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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