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신당설 막전막후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11.26 11:16:24
  • 호수 11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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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박 모여 황교안 모실까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불안한 동거가 곧 막을 내릴지도 모를 일이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지도부는 ‘진박 청산’을 예고했다. 갈등은 이전보다 심각하게 흘러갈 공산이 크다. 21대 총선 공천이 걸렸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당협위원장 교체를 준비 중이다.

 

▲ (사진 왼쪽부터)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장관,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 중심으로 인적 쇄신이 사실상 시작되는 날이다. 조강특위가 어떤 외압이나 영향력에 흔들리지 말고 굳건히 그 활동을 해줬으면 좋겠다. 저도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비대위 회의를 통해 조강특위의 인적 쇄신에 힘을 실어줬다.

누가 갈까

조강특위가 밝힌 인적 쇄신 조건은 크게 7가지다. ▲대여투쟁에 미온적인 인사 ▲반시장적 입법 참여인사 ▲자유민주주의와 안보의식이 미진한 인사 ▲2016년 총선 당시 이른 바 ‘진박 공천’ 연루 인사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연관 인사 ▲당 분열 조장 인사 ▲존재감이 미약한 영남·다선 등이 그것이다.

특히 2016년 총선 당시 이른 바 진박 공천 연루 인사,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연관 인사, 존재감이 미약한 영남다선이 눈에 띈다. 조강특위는 20대 총선 당시 공천을 주도했던 소위 진박을 정조준했다. 

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은 “2016년 총선 공천 과정을 정확하게 살피고, 이에 핵심적으로 관여했던 분들에 대해서 상세하게 심사할 계획”이라며 “최순실 국정 농단을 방치하고 조장했던 분들, 대선 패배와 문재인정부 폭주의 계기가 되었던 당 분열의 책임이 있는 분들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심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박은 ‘진실한 친박’을 뜻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서 “국민 여러분이 국회가 진정 민생을 위하고, 국민과 직결된 문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나서달라”며 “앞으로 그렇게 국민을 위해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한 게 시작이다.
 

▲ 황교안 전 국무총리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은 공천 문제로 시끄러웠다. 당시 정권과 닿아있던 사람들은 친박인 반면, 당 지도부는 비박(비 박근혜)이 차지하면서 두 계파의 대결은 한 치 앞으로 내다볼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러던 중 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대구·경북을 찾아 ‘진박 감별사’를 자처하면서 두 계파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최 의원은 직접 대구·경북(TK)뿐 아니라 부산·경남(PK)까지 내려가 진박 예비후보들의 개소식을 순회했다.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대구 중·남구)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은 데 이어 이헌승 의원(부산 진을),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장관(부산 기장군) 개소식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장관(대구 동을),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대구 달서군) 개소식에도 참석했다.

21대 공천 앞두고 당협 교체 가시화
내년 2월 분기점…낙마자 헤쳐모여?

최 의원은 정종섭 전 장관에 대해 “대한민국 헌법학자인데, 대한민국 헌법 1조는 박근혜정부서 확실하게 지켜지고 있다”며 ‘헌법 가치 수호’를 강조한 유승민 의원을 저격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비박계였던 김무성 당시 대표가 공천장에 직인을 찍지 않고 자신의 지역구로 피신하는 ‘옥새 파문’을 일으켰지만, 결과적으로 진박 공천을 막지 못했다.


현 조강특위가 이때 당선된 진박 의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하고 나선 것이다. 당협위원장은 지역구의 책임자다. 따라서 이번 심사서 떨어진다는 것은 다음 총선서 공천을 받기 힘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총선 물갈이의 성격을 띄고 있는 셈이다. 당사자들의 반발이 당연하다.

친박계 일각에서는 신당 얘기까지 나온다. 진박과 마찬가지로 당협위원장 심사 기준에 걸리는 영남 다선 의원이 물꼬를 트고 친박계 초선·비례대표 의원들이 뒤따른다면 TK신당의 탄생도 꿈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 최경환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진박 감별 논란에 휩싸였던 바 있다.

시간이 갈수록 TK신당 이슈는 크게 불거질 공산이 크다. 한국당은 당협위원장 재임용·교체 지역을 12월 중순 결정하고, 1월 중순 공석이 된 지역에 대한 재임용·교체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당협위원장 물갈이가 이루어질 경우 계파 논리가 경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읽힌다.

한국당 전당대회가 끝나는 내년 2월이 분기점이다. 친박계가 당권을 잡지 못할 경우 집단탈당 러시가 예상된다. 친박계가 ‘탄핵 책임론’을 거론하며 군불을 지피는 게 그 증거다. 친박계 핵심 중 한 명인 홍문종 의원은 최근 “탄핵에 찬성하고 당을 나갔다가 들어온 사람들은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당파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선언이다.

그러나 TK신당이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홍준표 대표 체제 때도 친박계는 탈당 카드를 만지작거렸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바른정당을 곁에서 본 학습효과도 있다. 앞서 새누리당을 나온 비박계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중심으로 바른정당을 창당했지만, 반 전 총장이 귀국과 동시에 여러 논란에 휩싸여 중도하차하면서 힘을 잃은 바 있다.

TK신당을 창당했을 때 예상되는 어려움도 바른정당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구심점이 될만한 사람이 친박계에는 남아있지 않다. 이 때문에 친박계 일각에서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옹립’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구심점은?

황 전 총리가 현실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이 부담이다. 자칫 반 전 총장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친박계가 과거 한나라당을 나와 친박연대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박근혜라는 든든한 구심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협위원장 교체, 전당대회 등 굵직한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친박계의 고심은 나날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특활비로 피자를?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부인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지난 12일 열린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원장은 국가정보원의 예산 증액을 요청하는 대가로 최 의원에게 특수활동비(이하 특활비) 1억원을 건넨 부분을 해명하며 문 대통령이 기획재정부 공무원을 상대로 피자 350판을 돌린 사례를 언급했다.

피자 350판을 돌리는 데 든 비용 1000만원이 대통령 특활비서 나왔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2018년도 정부 예산안과 세제개편안 등을 준비하느라 격무에 시달린 기재부 공무원에게 피자 350판을 돌렸다고 전한 바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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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오픈런 관전 포인트 ‘셋’

22대 국회 오픈런 관전 포인트 ‘셋’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최근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돌지만 꽁꽁 얼어붙은 정국은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여야의 날 선 공방이 22대 국회를 겨냥하면서다. 21대에 이어 22대 국회도 첩첩산중이다. 개원과 동시에 300명의 숨 가쁜 레이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1대 국회가 결승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결국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은 끝내 벗지 못했다. 21대 국회 후반기부터 시작된 여야의 특검법 공방과 용산의 거부권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던 탓이다. 상임위 줄다리기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이하 채 상병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삼권분립에 따라 해당 법안은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9일,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서 밝힌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 절차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로 돌아간 채 상병 특검법은 오는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서 재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서 18표 이상의 이탈표가 필요한 만큼 여권 내에서는 가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1호 법안으로 재추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만큼 해당 법안은 다음 달 이내로 재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쌍특검’도 수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기존 법안에 포함됐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더해 22대 국회 개원 즉시 재발의하겠다고 예고해 왔다. 이 밖에도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특검법’ ‘한동훈 특검법’ 등을 쏟아내면서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서 “야당이 특검법을 밀어붙이고 있는데 끝까지 추진될 법안은 극소수일 것”이라며 “특검 하나를 위해 드는 돈과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실제 특검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그 단어만으로도 무게가 있기 때문에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특검 정국을 예고한 만큼 주요 상임위 배분이 앞으로의 정국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원구성 여부가 22대 국회의 첫 번째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검법-거부권 무한 도돌이표 야 ‘법사위·운영위’ 싹쓸이?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와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 위원장 자리를 싹쓸이하겠다며 강경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국민의힘이 견제에 나서면서 상임위 쟁탈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동안 법사위는 다수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원내 2당이 가져가는 게 관례였다. 운영위는 대통령실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하거나 예산안 등을 심사할 수 있어 여당의 몫으로 여겼다. 하지만 민주당은 21대 국회 후반기에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으면서부터 국회가 제대로 일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4·10 총선 민의를 받들어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기 위해 두 상임위를 민주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그동안 지켜온 여야 간의 견제와 균형을 깨트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원장은 1988년 13대 국회부터 집권당이 맡아왔다”며 “운영위와 법사위까지 독식하겠다는 민주당의 발상은 입법 독재를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 여야 원내대표가 오찬 회동을 통해 원 구성을 논의 테이블로 올렸지만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빈손으로 돌아섰다. 22대 국회 첫 본회의는 내달 5일 열릴 예정으로 원구성은 내달 7일까지 협상을 마쳐야 한다. 그러나 양당 모두 협상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해당 논의는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큰 걸음 내딛을까? 두 번째 쟁점은 개헌이다. 이전부터 정치권에선 37년째 그대로인 ‘87년 헌법’을 손보는 것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정부와 야당의 이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개헌 논의는 흐지부지 끝나기 일쑤였다.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향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22대 국회 전반기에 걸쳐 개헌 요구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4년 중임제에 불을 붙인 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이다. 대통령의 임기를 현행 5년서 4년으로 단축해 대선과 지방선거 시기를 맞춘다면 전국 단위 선거 횟수가 줄어들고, 이에 따른 국력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게 이유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포함한 세븐(7) 포인트 개헌을 제안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부마 민주항쟁,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의 헌법 전문 수록 ▲동일가치노동, 동일수준 임금 명문화 ▲검사 영장 신청권 삭제 ▲사회권 강화 일반 조항 신설 ▲‘수도는 법률로 정한다’ 조항 신설 ▲토지 공개념 강화 등을 요구했다. 개혁신당 역시 궤를 같이하며 4년 중임제에 군불을 때고 있지만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해당 문제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다만 혁신당이 앞서 주장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권한 남용 제한과 무(無)당적화를 겨냥한 원(one) 포인트 개헌에 집중했다.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입법부와 행정부의 건강한 관계를 제도화하고 정치와 국정에 헌법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 남용 제한과 무당적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부권 제안에 대해서는 채 상병 특검법을 언급하며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고 삼권분립의 헌정질서를 파괴하면서 남용되고 있는 무소불위의 대통령 권한은 이제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5·18 개헌에 공감대를 보이면서도 원 포인트 개헌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원 포인트가 아닌 포괄적 개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몸 푸는 한 수습하는 이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이 같은 민주당의 주장에 “헌법 전문은 선언적 성격인데 그것만 수정하는 것으로 아쉬움이 해소될까 이런 생각이 있다”며 “이왕 개헌을 한다면 범위를 잡고 근본적 문제를 함께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4년 중임제 등을 둘러싼 개헌 논의는 22대 국회 내내 거론된 것으로 예측된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범야권이 만장일치로 개헌안에 동의해도 총 192석에 그친다. 여당인 국민의힘서 8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하는 만큼 현실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지막은 여의도를 배경으로 한 이재명-한동훈의 파워게임이다.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서 민주당 이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앞날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온갖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우선, 한 전 비대위원장의 복귀 여부다. 총선 패배 이후 여의도를 떠났지만 사진 한 장, 말 한마디가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가 되면서 전당대회 초읽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윤정부의 정책을 꼬집는 글을 게재했다.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의 해외 직접구매 금지 정책에 대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돼야 한다”는 작심 발언을 한 것이다. 지난달 20일에는 ‘윤석열 배신론’이 불거지자 이를 의식한 듯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라며 친윤(친 윤석열)계를 겨냥했다. 용산에 들이닥친 개헌 요구 한동훈-이재명 벌써 기싸움 현재 국민의힘 상황을 종합해보면 전당대회 개최 시기는 7월 말에서 8월 초로 예상된다. 비윤(비 윤석열)계까지 목소리를 얹기 시작한 만큼 어수선한 분위기 속 당심이 어느 쪽으로 흐를지 이목이 쏠린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연임론을 굳히는 모양새다. 국회의장 선거로 인해 ‘명심불패’ 공식이 깨졌다는 평이 나왔지만 당의 주요 인사들이 여론의 흐름을 꺾으면서 연임론을 다시 한번 궤도에 올렸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당화라고 지적을 하는데, 당 대표란 당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는 이가 선출되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 의미서 이 대표의 연임론이 제기되는 건 어떠한 이유에서든 당이 다시 한번 이재명이란 리더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의장 선거의 여파로 강성 지지층이 대거 탈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민주당은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당원 권리 강화’를 내세웠다. 민주당 민형배 전략기획위원장은 당선인이 한데 모인 초선 워크숍서 당원권 강화를 골자로 한 ‘당원민주주의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주당이 당원 달래기에 나서자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이번 사태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승화시켰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권리당원 중 대다수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만큼 당원의 권리를 강화함으로써 당의 장악력을 높이고 자연스레 당 대표 단일 후보로 우뚝 섰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8월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고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22대 국회는 지난 총선에 이어 한-이 갈등 제2라운드로 들어서게 된다. 두 사람 모두 차기 대권주자로 주목받는 만큼 22대 국회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초반부터 군기 바짝 21대 정국을 집어삼킨 현안은 고스란히 22대 국회로 넘어왔다. 민주당이 1호 민생 법안으로 내놓은 ‘전국민 25만원 지원금’과 연금개혁 논란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숙제다. 결국 21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꼬리표를 잘라내지 못했다. 최근에는 민주당 초선을 중심으로 한 집단행동이 몸집을 키우면서 여권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22대 국회 역시 강대강으로 흘러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4·10총선 유세 현장서 여야가 한목소리로 외쳐대던 ‘일하는 국회’가 실현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