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인터뷰> 신일고 야구부 정재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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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8.01.29 11:17:48
  • 호수 11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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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정예 최고의 팀 기대하세요”

부상으로 조기 은퇴한 정 감독은 서울 중앙중 야구부 코치로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백운초 야구부 감독, 야탑고 야구부 코치, 청원중 야구부의 수석코치를 거쳐 자신의 모교인 신일고 야구부 감독에 취임했다. 정 감독을 신일고의 올 겨울 동계전지훈련지 강원도 횡성 횡성 베이스볼파크서 만나봤다.
 

모든 각급 학교의 감독과 코치들, 야구 현장의 관계자들, 그리고 그가 배출한 수많은 제자들과 학부모들에게까지 훌륭한 품성과 인격으로 회자된다.

-감독 부임 첫 번째 동계전지훈련지로 해외가 아닌 국내, 그것도 강원도 횡성을 선택했다.

▲첫 번째로는 신병철 교장님의 방침이기 때문이다. 신일고등학교 야구부는 해외전지훈련을 지양하고 동계 중에는 국내에 남아 훈련을 한다. 강원도 횡성을 선택한 이유는 기후와 훈련의 조건 때문이다. 나는 청원중학교 수석코치 시절부터 횡성으로 동계전지훈련을 왔었다. 

이곳이 오히려 겨울철에 훈련하기 적합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날씨도 의외로 따뜻하지만 무엇보다도 훈련장(횡성 베이스볼파크)의 지리적인 위치가 사방에서의 바람을 막아주고 있다. 겨울바람은 야구라는 종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감독 부임 석 달째다. 감독이 바라보는 올 시즌 신일고 야구부의 장점과 단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점이 신일고 야구부에 존재한다. 바로 선수의 인원수와 관계된 문제이다. 현재 신일고등학교는 학년별 선수 인원수가 각 열 명이다. 이렇듯 선수들의 수가 적다보니 선수들은 저학년 때부터 시합에 출전해 경기의 경험을 쌓는다. 

그게 장점인 요소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롭게 투입해야 하는 선수들은 또 너무 경기 경험이 없는 채로 투입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점의 요소고, 이 두 가지 장단점이 언제나 신일고의 경기에 중복되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청원중 야구부의 수석코치 시절 중학교 야구의 넘버원으로 꼽히던 왼손 투수 2명을 지도해 키워냈다. 좋은 투수는 어떠한 투수라고 생각하는가?

▲단지 투구의 스피드만이 좋다고 훌륭한 투수는 아니다. 그러한 투수는 피칭머신에 불과하다. 좋은 투수는 디테일에 강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투수의 능력은 한 마디로 ‘경기운영’이다. 

나는 투구의 스피드에 절대적인 비중을 두지 않는다. 좋은 투수는 어떤 상황서도 컨디션 기복이 적어야 하고, 2점을 내줄 상황에서 1점으로 막거나, 아니면 점수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지난해 11월 부임…동계훈련 구슬땀
지도력·운영능력 겸비 지도자 평가

그러기 위해서는 타자와의 승부뿐만 아니라 주자가 있을 때 투수는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경기의 흐름을 읽는 투수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투구의 완급을 조절해야 하고 번트 수비에 능해야 하며, 타자와의 상대는 물론 주자의 견제에도 능해야 한다.


-이번 동계전지훈련 프로그램은?

▲야구에 있어서 나의 지론은 체력우선이다. 이는 초등학교 감독부터 중학교 코치에 이르기까지 유소년과 청소년야구 연령대의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경험한 바에 의한 것이다. ‘체격’이 아닌 ‘체력’이 좋은 선수들이 결국 야구를 잘하게 된다. 체력이 좋은 선수는 부상을 당할 확률도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나는 초등학교 감독 시절부터 동계훈련 때면 체력을 키우는 훈련을 위주로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체력훈련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런닝이다. 런닝은 전신운동이고 신체에 별 무리를 주지 않은 채로 상·하체의 근육과 관절들을 강하게 단련시킬 수 있는 훈련이다.
 

그런데 요즘은 거의 대부분의 학교 야구부들이 체력훈련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크다. 당장 시즌이 시작되면 성적을 올려야 하고 성적을 올리려면 체력훈련보다 기술훈련이 더 효과적인 프로그램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우리 신일고는 이번 동계전지훈련 중에도 체력훈련과 기술훈련을 병행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두 가지 프로그램을 수행해야 하는 선수들의 고생이 많겠지만 선수 본인과 팀의 시즌 운영을 위하여 강훈련을 버텨주기 바랄뿐이다.

-야구부 위상이 많이 위축됐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신일중 야구부 해체와 연관이 있나?

▲신일중 야구부의 해체가 신일고 야구부의 경기력과 성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신일중서 많은 선수들을 연계하여 선수 수급을 받았지만 언제나 실력이 최고인 선수들만 진학해 온 것은 아니었다. 

신일고가 전국대회 우승 등 훌륭한 성적을 올릴 때에도 선수단의 수가 언제나 타 학교와 비교해서 적었다. 당시 최재호 감독(현 강릉고 감독)등을 비롯한 전 감독들은 발품을 팔아가며 중학교 야구의 선수와 지도자들을 만나러 다녔다. 재질과 실력이 좋은 선수들을 신일고로 데리고 오기 위해서였다.

나는 신일고 감독 부임 직전까지 최근 5년 동안 청원중 야구부서 수석코치로 재직했었고, 현재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비롯한 중학교 야구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인적 현황을 많이 파악하고 있는 상태다. 얼마 전에도 프리시즌의 중학교 야구대회가 열렸던 강원도 속초와 동해지역을 찾아가 중학교 야구선수들을 열심히 파악하고 돌아왔다.

‘투수 조련사’ 명성이 자자∼
‘신일’ 브랜드 가치 더 높인다

-자사고 전환도 야구부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

▲자사고인 신일고는 선수선발서 오히려 강점이 있다. 진학 희망의 대상 선수 중에서 선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얼마나 좋은 선수들이 신일고로의 진학을 희망하느냐는 것인데, 그러한 선수들을 확보하는 것이 감독인 내가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선수 선발 인원이 적은 것은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타 학교의 팀으로 진학하는 것보다 신일고등학교 야구부로 진학하면 누구보다 더 먼저 경기에 나가 실전을 경험하며 선수 본인의 커리어를 일찍부터 쌓아갈 수 있다. 선수선발 과정서 이 점을 확실하게 어필하려 한다. 신일고의 특징을 살려 ‘소수정예’의 최고 팀을 구축할 것이다.

-야구부 운영에 어려움은 없나?

▲일단 신일고 출신인 나조차도 감독으로 부임한 후 야구부와 관련해 깜짝 놀란 것이 있었다. 바로 신일고 총동문회와 학교의 야구부에 대한 후원과 지원이었다. 올해 신일고 총동문회는 야구부 선수들에 대한 장학금을 2700만원이나 후원을 한다. 작년 1800만원서 상당한 액수가 증액된 것이다.

야구부에 대한 동문 선배들의 애정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를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동문 대선배이신 총동문회의 박용원 회장님(6회)과 박윤모 사무총장님(6회)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학교와 신병철 교장님의 후원도 정말 감사하다.

-신일고 선수에 돌아가는 혜택은?

▲신일고 야구선수들은 모든 등록금이 면제됨과 동시에 유니폼과 스파이크, 기본적인 장비 일체가 수량에 상관없이 모두 지원이 된다. 액수와 가치를 떠나서 신일고 야구부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동기 부여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일단 나는 신일고 야구부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나의 지도자 커리어로는 마지막 직책이라는 각오다. 실질적으로 나는 신일고 역대의 감독 중에 가장 낮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러한 나에게 감독이라는 직책을 맡긴 이유를 나는 두 가지로 생각하고 있다. 

한 가지는 내가 중·고교를 비롯한 아마야구의 현황과 생리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한 가지는 그러한 인식을 토대로 야구부를 잘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감독으로서 내가 수행해야 할 임무는 신일고 야구부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며 재학생 선수들의 실력과 경기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현장으로 발품을 팔아가며 재능과 실력이 훌륭한 선수들을 끌어 모아서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일고라는 브랜드 가치를 지키며 더 높여야만 한다. 올 시즌 우리의 목표는 전국대회 4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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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