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바른정당 연대 시그널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10.16 10:23:44
  • 호수 11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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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연대 넘어 선거연대로?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정치권에 각종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쏟아지는 가운데 국민의당-바른정당의 연대설이 주목받고 있다. 양당은 ‘정책연대’에 시동을 걸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연대’로 까지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현 다당제 구조의 양대 축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연대 가능성을 점쳐봤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지난 10일 선거제도 개편을 주제로 공동 토론회를 개최해 정책연대에 시동을 걸었다. 양당 의원들이 주축이 된 국민통합포럼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서 ‘선거제도 개편의 바람직한 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김동철 원내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유승민 의원 등 양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군불 땐 정책연대

이날 안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결선투표제는 선거서 일정 득표율 이상이 당선조건일 때 이를 만족하는 후보가 없을 시 득표수 순 상위 후보 몇 명만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실시해 당선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안 대표는 “소중한 다당제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선거제도를 제대로 바꿔 국민의 민심을 그대로 의석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 대표는 “기득권 양당 시절 두 당이 있으니 경쟁할 거라 생각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양당제의 반사이익을 얻어 서로 권력 주고받기만 했다”고 말했다. 즉 안 대표는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 우리나라에 다당제가 뿌리내려야 함을 강조한 셈이다. 


바른정당 주 원내대표도 안 대표의 의견에 동참했다. 그는 “4당 체제 하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힘을 합치면 캐스팅 보트로서 한국정치를 주도하고 양당제의 폐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정치가 양극단을 배제하고 중도가 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정치적) 공간을 넓혀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도 “중·대선거구제나 비례대표 선출 방법에 있어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지만 번번히 안 됐다”며 “선거제도는 국민 선택의 결과다. 이렇게 하면 국민의 뜻을 결과에 반영하는 장치를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당은 다당제를 제도화하기 위해 선거구제 개편에 동의하고 있지만 각론에선 차이를 보인다.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의원이 많은 만큼 ‘정당득표율에 따라 각 정당의 총의석 수를 먼저 정하고 지역구 당선자 수를 뺀 의석을 비례대표 의원으로 채워 넣는 방식’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지역구 중심인 바른정당은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한다. 

양당의 연대 움직임에 야권 핵심 관계자는 “안보 이슈 등 이념적 부분까진 어렵겠지만 나머지 정책에선 연대 가능성이 일부 열렸다”며 “두 전 대선후보들도 동의한 만큼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 양당 공동의 선거제도 개편 움직임이 먼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권은 이번 야당의 선거구제 개편 논의를 정치연대 시그널로 인식하고 있다. 정책연대를 넘어 선거연대까지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양당이 선거연대까지 도달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바른정당은 내부적으로토 ‘통합파’와 ‘자강파’의 이견이 존재한다. 지난 대선 이후 양당의 연대·통합론이 수면위에 오르자 ‘자강파’를 중심으로 반발이 일기도 했다. 

국민-바른, 선거제도 개편 논의 활발
서로 러브콜…지방선거 뭉칠 가능성?

국민의당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었다. 대선 직후 양당 통합논의가 있던 당시 원내지도부는 바른정당과 연대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서 넘어온 당내 동교동계 인사들이 반기를 들면서 무산된 바 있다. 

국민의당, 바른정당 각각 ‘동교동계’ ‘자강파’가 연대에 각을 세우는 가운데 최근에는 바른정당 자강파 내에서도 국민의당과의 연대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바른정당의 대표적 자강론자로 꼽히는 유 의원은 지난 10일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나라를 위해 좋은 정치와 바른 정치를 추국하는 가치가 맞다면 협력할 준비가 언제든 돼있다”고 밝혔다. 

또 유 의원은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주장하고 나선 당내 통합론자로 불리는 김무성 의원과 결을 달리했다.   

현재 정치권에선 각종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진보통합’이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해당연대는 민주당이 원내 1당 입지를 잃을 위기를 대비해 국민의당에 ‘러브콜’을 부르는 모양새다. 

이와 반대로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통합’도 한 축을 맡고 있다. 해당 연대는 한국당 이철우 최고위원과 바른정당 김영우 최고위원을 중심으로한 양당 3선 의원들이 중심을 이뤄 추진하고 있다.
 

진보통합과 보수통합의 경우 진보, 보수의 대결구도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큰 틀의 양당제 회귀를 의미한다. 또한 국민의당은 민주당에 바른정당은 한국당에 각각 흡수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입장에선 당의 존립과 직결되는 문제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권에선 중도를 표방하면서 정책 성향이 비슷한 두 당의 연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연대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양당의 선거연대는 수도권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경기도지사 선거에 있어서는 민주당, 자유한국당 양당 간 후보에 맞서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내부서 흘러나오고 있다. 

선거연대 ‘솔솔’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연대설이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이 아예 없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국민통합포럽 출범 때도 이와 비슷한 얘기는 무성했다. 지방선거 때 연대할 가능성이 닫힌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민의당 지지율 딜레마 

제3당인 국민의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가결로 존재감을 드러낸 국민의당은 추석 민심을 잡겠다던 당초 계획을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 11일 리얼미터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3% 하락한 5.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바른정당(5.6%)에 이어 4위로 밀려났다. 

최근 국민의당의 지지율 하락 요인은 당의 신뢰성 타격에 이어 북핵 안보위기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도를 표방하다보니 안보 위기 상황에서 민주당·한국당과 달리 명확한 위치가 아니라는 이유다. 

이에 국민의당 이행자 대변인은 “최근 안보위기 속에서 보수와 진보층이 각각 결집하는 분위기”라며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여기서 일부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의 지지율이 그대로 반영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소폭 감소한 부분에 대해서 크게 일희일비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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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