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권’ 초대 충청총리론 내막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5.08 10:26:38
  • 호수 11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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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민심부터 달랜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대선을 하루 앞둔 현 시점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동시에 유력 후보들은 예비 내각을 거론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분주하다. <일요시사>는 정가에 떠도는 충청총리설의 내막을 들여다봤다.

새로운 정부의 첫 국무총리에 국민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들은 대선 직후 인수위원회 구성 없이 곧바로 임기가 시작됨에 따라 예비내각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유력 대선주자들은 출신지에 따른 총리 지명을 언급하며 예비내각에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처음이 중요

우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지난달 27일 “총리는 ‘대탕평, 국민 대통합’이라는 관점에서 인선할 계획이고, 제가 영남인 만큼 영남이 아닌 분을 초대 총리로 모시겠다”고 공언했다. 당 안팎에선 호남 출신의 중도·보수 인사 혹은 충청 출신 인물을 선택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당내 ‘충청대망론’기수였던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초대 총리로 전격 발탁하는 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충북 청주 출신으로 3선을 지낸 노영민 전 의원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노 전 의원은 현재 문 후보 선대위 조직본부장을 맡고 있다.

대전서 내리 5선을 지낸 박병석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박 의원은 국민의나라 위원회 위원장으로 문 후보를 후방 지원하고 있다. 비록 총리를 지내긴 했지만 충청의 맹주 이해찬 의원도 초대 총리로서의 매력적인 카드라는 평가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도 최근 차기 내각과 관련된 생각을 밝혔다. 지난달 28일 한국교총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홍 후보는 “국무총리는 충청 인사 한 분과 영남 인사 한 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영남 출신 인사와 충청 인사를 전면에 배치해 ‘영남-충청 연대론’을 이룬다는 구상이다. 총리 인사는 충청 출신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충북 청주에 지역구를 둔 정우택 상임중앙선거대책위원장, 한국당 비대위원장을 지낸 충남 당진 출신 인명진 목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홍 후보는 지난달 27일 충남 아산 유세에선 “교수나 외부 전문가들을 데려오면 국회의원들이 아귀처럼 대들어 낙방시킨다”며 “첫 내각은 빨리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의원으로 채우려 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과 연결되는 총리 후보로는 충남 공주 출신의 4선 정진석 의원이 꼽힌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지난달 28일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 추천 책임총리 지명, 국가대개혁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한 '통합정부' 구상안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대한민국 위기 극복을 위한 대통합정부, 개혁공동정부를 만들겠다”며 “책임총리는 국회의 추천을 받아 지명할 것이고, 만약 교섭단체 대표가 합의해 추천하면 그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 당선 후 책임 총리에 거론되는 충청권 인사로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꼽힌다.


유력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차기 정부의 총리 및 내각을 언급하는 첫 번째 이유로는 통합이 꼽힌다. 문 후보는 호남과 충청 총리를 언급했다. 본인이 영남 출신이라는 점을 의식해 인사의 지역적 분배를 통한 통합을 이루겠다는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벌써부터 충청론 거론
안? 반? 하마평 무성

홍 후보는 충청과 영남을 언급했다. 본인의 지지기반인 영남과 지역적 색채가 뚜렷하지 않은 충청을 언급해 통합의 명분으로 삼았다.

안 후보는 총리의 경우 국회의 추천을 통해 임명할 것이라 언급했지만, 앞서 충청대망론의 기수였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외교특사로 임명할 뜻을 내비치면서 충청권에 손을 내민 바 있다.

통합의 명분으로 충청만 한 곳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남과 영남은 지역적 색채가 뚜렷해 자칫 해당 지역의 인물을 기용하면 반대 지역의 공세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충청은 지역적 색채가 뚜렷하지 않아 해당 지역의 인물을 등용하더라도 영·호남 지역의 공세가 최소화될 가능성이 높다. 즉, 충청 지역의 인물 등용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기 때문에 통합의 명분으로 삼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충청민심은 15대 대선부터 18대 대선까지 최종결과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권서 충청을 두고 ‘캐스팅보트’ ‘민심의 바로미터’ ‘충청을 잡아야 대선에 승리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념적으로도 중도성향의 유권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대선주자들이 충청총리를 언급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충청 민심잡기’가 꼽힌다. 앞서 대선판의 화두는 ‘충청대망론’이었다. 충청인들은 이번에야말로 충청 출신 대통령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대망론은 반기문, 안희정 돌풍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충청대망론 기수들이 줄줄이 대권에서 낙마하면서 충청대망론은 물거품이 됐다. 이후 충청 민심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여러 유력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충청대망론 실패로 생긴 정치적 빈 공간을 각 대선주자 본인들의 지지층으로 채우기 위해 충청총리를 언급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충청총리 지명설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이유로는 충청의 정치적 가치가 대선 전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앞서 충청대망론의 기수였던 안 지사와 반 전 총장은 각각 ‘분권’ ‘대통합’을 화두로 던졌다. 우선 분권은 지엽적으로는 지방정부의 권한이 커지는 것을 의미하지만 크게 보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균형을 뜻한다.

반 전 총장이 주장한 대통합은 말 그대로 분열된 국민들을 통합시킨다는 의미다. 즉, 두 사람은 대권에 도전하면서 충청의 가치를 선보인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대 및 지역 간 갈등이 팽배하고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기득권층에 대한 불신은 커졌다. 대선주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책으로 충청의 가치를 이끌 충청 출신 총리를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

누가 되나?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4명의 대선 후보가 모두 영남 출신”이라며 “후보들마다 예비내각의 화두로 ‘통합정부’와 ‘대탕평’을 삼은 만큼, 충청 출신 인사들이 초대 총리나 비서실장을 비롯해 내각에 임명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초대 비서실장은?

차기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으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문재인 후보 주변에선 전병헌, 임종석 전 의원이 거론된다. 전 전 의원은 문 후보 캠프의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고, 임 전 의원은 문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다.


전 전 의원은 문 후보가 당대표던 시절 당 최고위원을 맡아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임 전 의원은 서울시 정부부시장으로 박원순 시장을 보좌했지만 문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아 안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진영에선 국민의당 최경환, 김성식, 박선숙 의원 등이 거론된다. 최 의원은 청와대서 국정에 참여해본 경험이 있고, 박지원 당 대표와 커뮤니케이션이 잘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성식 의원도 비서실장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김 의원은 행정과 정치 경험을 두루 지니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안 후보의 최측근 박선숙 의원도 비서실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박 의원은 국민의정부서 환경부 차관을 역임하는 등 풍부한 국정경험이 장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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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