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가족과 함께 하는 체험 여행 ④전주 국립무형유산원

한국의 찬란한 무형 문화유산과 만나다

전주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과 문화의 도시다. 유네스코 세계 무형유산 판소리의 고장이며, 유네스코 음식 창의도시로 뽑히기도 했다. 가족과 함께 체험을 즐기며 알차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기에 전주만한 곳이 있을까?

전주를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 한옥마을부터 가지만, 이번에는 국립무형유산원으로 발걸음을 돌려보자. 2014년에 문을 열어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먼저 무형 유산에 대해 알아보자. 유네스코는 무형 문화유산보호협약 2조에서 무형 문화유산을 ‘관습, 표현, 표상, 지식 그리고 이를 전달하는 도구, 사물, 공예품, 문화 공간을 모두 의미한다’고 정의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아는 구전 전통과 표현, 공연 예술, 의식, 축제, 전통 공예 기술 등이 무형 유산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나라 무형 문화유산은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판소리, 강릉단오제, 강강술래, 택견, 아리랑, 김장 문화, 농악 등이 있다.

무형 문화유산은?

동서학동에 자리한 국립무형유산원은 이 무형 유산을 정리·보존하고 전승하기 위한 공간이다.

국립무형유산원에 들어선 이들은 예상보다 큰 규모에 깜짝 놀란다. 건물은 부지면적 5만9930㎡에 연면적 2만9615㎡다.


다양한 상설 전시와 기획 전시가 가능한 열린마루, 대극장(400석)과 소극장(200석)을 갖춘 얼쑤마루, 공예·예능 전승 교육과 워크숍 등을 진행하는 전승마루가 중심 건물이다. 전승 교육 프로그램 참여자를 위한 숙소인 사랑채, 각종 세미나와 국제회의까지 가능한 어울마루도 있다.

가장 먼저 들를 곳은 열린마루에 위치한 제1상설전시장이다. 한국의 자연환경을 이용한 무형 문화유산과 채상장, 매듭장, 평택농악 등 9개 종목 무형 문화를 영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조선 시대 공주나 옹주가 입은 녹원삼, 부녀자들의 장신구인 노리개 등 아름답고 화려한 전시물도 보는 이를 감탄하게 만든다.
 

공예와 예능 종목 보유자 작품을 전시하는 제2상설전시장은 한층 흥미롭다. 조선시대 공주의 대례복으로 사용된 궁중 자수 활옷, 진주검무보존회에서 직접 착용한 진주검무 복식, 김중섭 보유자가 공연할 때 쓴 처용탈 등 우리에게 얼마나 찬란하고 흥미로운 무형 유산이 있는지 새삼 일깨운다.

특별 전시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누리마루 2층 기획전시실에서 ‘제주 해녀 문화’전이, 전승마루 1층 기획전시실서 <명무 이매방, 아카이브로 만나다>전이 각각 오는 3월31일과 2월19일까지 열린다.

제주 해녀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 등재를 기념해서 열리는 <제주 해녀 문화>전은 해녀의 일상과 삶, 독특한 문화를 알려주는 관련 유물 100여점과 사진작품 등을 선보인다. 물질할 때 입는 물옷, 문어와 성게 등 해산물을 채취할 때 사용하는 까꾸리, 헤엄치거나 수면 위에서 쉴 때 사용하는 테왁망사리 같은 도구들이 눈길을 끈다.
 

<명무 이매방, 아카이브로 만나다>는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와 97호 살풀이춤의 보유자인 우봉 이매방(1927년~2015년)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회다. 선생이 생전에 즐겨 사용한 소품, 의상을 만들 때 사용한 재봉틀, 각종 공연 의상 등의 유품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의 삶을 돌아본다. 다양한 사진과 영상 자료도 함께 선보인다.



전주에 왔으니 한옥마을을 빼놓을 수 없다. 한나절 여유롭게 거닐며 예향 전주의 멋과 풍류를 느껴보자. 요즘 유행 따라 한복을 빌려 입고 거닐어도 좋을 듯. 오목대에 올라가면 한옥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한옥마을 입구에 자리한 전동성당도 사진 찍기 좋은 곳.

찬란하고 흥미로운 무형 유산을 보존·전승
각종 전시회 상시 관람 및 다양한 맛집 탐방

전주성당의 초대 주임신부인 보드네 신부가 1914년 지었다. 성당의 기초는 전주읍성이 헐리면서 나온 돌과 흙을 사용했으며, 명동성당을 설계한 프와넬 신부가 설계를 맡았다고 한다. 한때 영화 〈편지〉의 촬영 무대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전주향교도 가까우니 꼭 찾아보자.

고려시대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원래 경기전 옆에 있었으나 한 차례 외곽이전 뒤 1603년 현 위치로 옮겼다.

전주도립미술관과 완산칠봉공원 삼나무숲은 아직 덜 알려진 전주의 명소다. 모악산 자락에 자리한 전주도립미술관은 전북 출신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전시한다. 다음달 5일까지 열리는 <동학>전은 ‘동학은 살아 있다’라는 주제 아래 회화, 설치, 사진 등 작품 70점을 선보인다.

알찬 프로그램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체험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됐으니 미리 알아보고 가면 알차고 유익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완산칠봉공원의 편백과 삼나무숲은 겨울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길이 평탄해 아이 손을 잡고 걷기 적당하다.

미식가들에게 전주는 ‘맛의 본고장’으로 기억된다. 한국을 대표하는 비빔밥, 서민의 영원한 해장국인 콩나물국밥 등 전주로 떠나는 여행은 뭘 먹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에서 시작한다. 전주비빔밥은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으로 꼽혔다.

놋쇠 대접에 담긴 흰밥 위에 그림처럼 놓인 선홍빛 육회, 아삭한 콩나물, 얌전하게 부친 황백 지단 등을 보면 비비기 아까울 정도다. 전주 콩나물국밥은 담백하고 얼큰하면서도 산뜻한 맛이 특징.

애주가들의 해장국으로 사랑받는다. 피순대도 전주 향토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남부시장서 맛볼 수 있는 피순대는 당면 대신 선지와 채소, 다진 고기를 넣었다. 짙은 갈색 피순대 한 점이 깊은 맛을 전해준다. 
 


가족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은 카페도 있다. ‘오브제’는 커피를 마시며 그림과 사진 등을 감상하는 갤러리 카페. 옥상에 정원이 있는 것도 독특하다. 전주 시내에 자리한 카페 ‘목련을 부탁해’는 한옥의 분위기를 살렸다. 삐걱대는 마룻바닥과 곳곳에 놓인 오래된 소품이 아늑한 느낌을 준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국립무형유산원→전북도립미술관→갤러리 카페 오브제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국립무형유산원→한옥마을→전주향교
- 둘째 날: 전북도립미술관→완산칠봉공원→남부시장→목련을 부탁해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전주시 문화관광 tour.jeonju.go.kr
- 국립무형유산원 www.nihc.go.kr
- 전주향교 www.jjhyanggyo.or.kr
- 전북도립미술관 www.jma.go.kr
- 갤러리 카페 오브제 obzee.modoo.at

문의 전화
- 전주시청 관광산업과 063-281-2559
- 한옥마을관광안내소 063-282-1330
- 국립무형유산원 063-280-1400
- 전주향교 063-288-4548
- 전북도립미술관 063-290-6888
- 갤러리 카페 오브제 063-222-8100

대중교통 정보
기차 용산역-전주역: KTX 하루 12회(05:10~21:50) 운행, 약 1시간30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전주: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10~20분 간격(05:30~24:00)운행, 약 2시간4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30분 간격(06:00~22:10) 운행, 약 3시간 소요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자가운전 정보
- 서울 출발: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통영대전고속도로→익산포항고속도로→소양 IC
- 부산 출발: 남해고속도로→통영대전고속도로→익산포항고속도로→소양 IC

 


숙박 정보
-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완산구 어진길, 063-287-6300, www.jjhanok.com (한옥스테이)
- 학인당: 완산구 향교길, 063-284-9929, from1908.kr (한옥스테이)
- 오페라21호텔: 덕진구 정언신로, 063-244-6400, www.opera21.co.kr
- JS관광호텔: 완산구 팔달로, 063-285-1122, js-hotel.com

식당 정보
- 성미당: 전주비빔밥, 완산구 전라감영5길, 063-287-8800, seongmidang.modoo.at
- 가족회관: 전주비빔밥, 완산구 전라감영5길, 063-284-0982, www.jeonjubibimbap.com
- 전라회관: 한정식, 완산구 안행4길, 063-228-3033
- 현대옥 전주중화산본점: 콩나물국밥, 완산구 화산천변2길, 063-228-0020, hyundaiok.com
- 삼백집 전주본점: 콩나물국밥, 완산구 전주객사2길, 063-284-2227, www.300zip.com
- 베테랑분식: 칼국수, 완산구 경기전길, 063-285-9898

축제와 행사 정보
해당 시기 축제 없음

주변 볼거리
덕진공원, 남고산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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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