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릴레이 인터뷰> 새누리당 임이자 의원

“비정규직 위해 앞장선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번 20대 국회는 새로움의 연속이다. 대한민국은 17대 총선 이후 12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의 상황을 목전에 뒀다. 국민의당이 원내에 입성해 국회는 3당 체제로 재편됐다. 낙선한 의원들의 빈자리는 새로운 얼굴들로 각각 채워졌다. <일요시사>는 독자들을 대신해 초·재선 의원들을 찾아가는 릴레이 인터뷰를 시작, 새로워진 국회를 알아가는 시간을 준비했다. 그 네 번째로 새누리당 임이자 의원을 만나봤다.

대한민국 노동계는 일대 변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정부는 19대 국회에서 매조지하지 못한 노동개혁 입법을 20대 국회에서 재추진할 뜻을 밝혔다. 조선업의 위기로 촉발된 구조조정 바람은 향후 지역경제는 물론 사회 전반을 시끌벅적하게 만들 예정이다. 개원을 신호탄으로 여야는 실타래처럼 얽힌 노동 현안 해결에 나설 것임을 이미 예고한 바 있다.

새누리당 임이자 의원은 지난 27년 동안 노동운동에 매진해온 노동계의 산 증인이다. 사조대림 노동조합 위원장 9선, 한국노총 부위원장, 중앙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 등의 이력은 그가 이 바닥에서 얼마나 잔뼈가 굵은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노동개혁을 준비하는 정부여당 입장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 노동계의 현실에 “어깨가 무겁다”는 임 의원의 얘기를 <일요시사>가 들어봤다.

다음은 임 의원과의 일문일답.

- 당선 소감이 듣고 싶다.
▲나도 깜짝 놀랐다. 비례대표 3번이라는 것은 발표가 있고 난 후 알게 됐다. 발표를 듣고 기쁜 마음은 한 30분 정도 들었고, 그 다음부터는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졌다. 노동자와 서민들에게 진정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 같은 정치인이 되자고 결심했고, 노력하고 있다. 4·13 총선으로 국민들의 민심·민의가 무섭게 와 닿으면서 섬기는 자세로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 안산시의원으로 시작해 중앙 정치로 진출했다. 이루고자 하는 것으로 어떤 게 있나?
▲전국에 약 1900만 임금 근로자가 있다. 조사하는 곳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그중 전국의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대략 800~1000만 정도 된다. 나는 이들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삶의 질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싶다. 이들 중에는 월 200만원도 못 받는 근로자들이 47%에 육박한다. 입으로만 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그 속에 들어가 그 분들을 위해 일을 해내고 싶다.


- 1호 법안으로 생각하는 게 있나?
▲최저임금에 대한 법안을 발의할 생각이다. 지금 대부분의 비정규직들이 최저임금 수준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잘 안 지켜지는 경우가 많다. 최저임금을 올리는 일에 있어서도 노력을 해야 되겠지만, 최저임금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엄격히 제재를 가하는 법안을 발의하려고 한다.

- 환노위 배정이 예상되는데.
▲100% 그렇게 되리라고 본다.

- 그러나 환노위는 ‘여당의 불모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여당 위원들이 성과를 내기 힘든 상임위로 알고 있다.
▲나도 그런 얘기는 익히 들었다. 그렇지만 상임위에 있어서 경중을 따질 수 없다. 나는 환노위에 매력을 느낀다. 환경은 앞으로 결코 경시할 수 없는 영역이다. 또한 노동은 경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영역이다. 나는 이곳 환노위에서 4년 내내 일할 생각이다.
 

노동에 대해서는 27년간 현장·이론 가리지 않고 공부해왔기 때문에 잘 알지만, 환경 쪽은 문외한이다. 때문에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한다는 마음으로 환경에 대해 공부할 생각이다. 4년 뒤 임이자가 열심히 해서 환경과 노동 분야가 조금은 발전했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

- 더민주에 있는 노동계 인사들과의 대화에는 문제가 없겠나.
▲잘 되리라 본다. 정부여당이라고 해서 노동에 대해 꽉 막힌 생각을 가진 건 아니다. 어느 나라 대통령이 국민과 노동자들을 핍박하려 하겠나. 5대 입법에서도 정부여당이 주도하는 게 맞는 경우가 있고 야당에서 주장하는 말이 맞는 경우도 있다. 불편한 진실은 서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 과정 속에서 서로가 소통해 노동자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서로 안 통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

- 19대 국회에서 폐기된 노동개혁 입법을 두고 정부가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에서는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임 의원의 생각은 어떤가?
▲새누리당에서는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그에 관한 충분한 토론이 이루어질 것이다. 일단 환노위가 구성된 후 위원들과 함께 충분한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리고 합의된 내용을 토대로 정책위에서 한 번 더 토론을 거치게 될 것이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 내용적인 측면에서 맞는지, 아니면 절차적인 측면이 있는 건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27년 노동운동 경력 ‘한국노총 여걸’
1호 법안 ‘최저임금 지킴이법’ 예고


- 큰 틀에서 노동개혁 입법은 계속 추진이 돼야 한다는 입장인가?
▲ 그렇다. 지난 19대 때 비정규직과 관련해 기간제법이 발의됐는데,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한다는 2+2가 정말 기간제근로자들에게 '도움이 되나 안 되나'가 쟁점이었다. 노동계 측에서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법이라고 반대한 것이고 정부 측에서는 정규직 전환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35세 이상의 기간제근로자들에 한해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4년이란 시간은 그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해 추진한 것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결국 기업이 결정하는 것이다. 현재 1+1인 상황에서도 10개월+10개월 같이 쪼개기 식으로 기업에서 편법을 쓰는 경우가 있다. 기업에서 정규직 전환을 막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차라리 2+2가 기간제근로자들에게 도움이 되나 안 되나에 대한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해보고 만약 1+1때보다 2+2때 정규직 전환이 적으면 2+2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게 맞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일단 면밀한 검토를 통해 2+2가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여성할당제(쿼터제)를 통한 여성의 고용 안정성 화보와 경쟁력 향상 중 어느 것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보나?
▲승진에 있어서는 쿼터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처럼 아무리 여성이 승진하려고 해도 일·가정을 같이 병행해서 하다보면 경력단절이 있고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승진에서는 쿼터제를 둬야 된다고 본다.
 

고용과 관련해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근 80%가 여성이다. 특히 시간제 아르바이트 쪽으로 여성들이 많이 몰려 있다. 대표적으로 마트에 가보면 계산하시는 분들이 모두 여성이고 그런 일자리들밖에 없지 않나. 앞서 독일에서도 선택시간제를 채택해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많이 양성했지만, 지금은 지양하는 분위기다. 

왜냐하면 누구나 질 좋은 일자리를 원하는 데 반해 양적인 일자리만 창출되니 그런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자리에는 여성 근로자들에 대부분 비정규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쉽지 않은 문제지만 지속적으로 연구해 정책개발을 해나갈 계획이다. 그게 나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생각한다.

- 요즘 조선업계가 구조조정 소식으로 시끄럽다.
▲동일 노동을 함에도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정규직에 비해 60%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현상이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곳이 조선업이다. 조선업의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어제(23일)도 거제에 방문해 대우조선 직영노동조합 간부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대우조선 협력업체 대표들과도 만났다. 거제도 상공인들과 삼성중공업 협력업체와도 간담회를 했다. 그분들의 어려움을 오늘(24일) 아침에 있었던 당정협의에 가서 전했다.

일례로 물량팀에 있는 일용직 근로자들은 고용보험에 가입조차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분들이 가장 먼저 해고되고, 해고된 후에는 실업급여도 받기 힘든 현실이다. 이분들이 왜 4대보험에 가입되지 않나를 살펴보니 사용주와 근로자가 반반 부담하는 것을 근로자가 다 부담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 안전망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 독자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나에게 입법기관에서 일할 기회가 4년이 주어졌다. 국민·노동자·서민·장애인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 어떨 때 가슴이 아프고 어떨 때 도움을 받고 싶어 하는지 그 심정을 잘 알고 있다. 정말 그분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고 아픈 곳에 약을 발라줄 수 있는 그런 정책들을 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결코 혼자 힘으로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입법 발의를 하더라도 동료 의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이 관계성이라는 점을 깊이 새겨 동료·선배 의원님들과 협의해서 일을 추진해갈 생각이다.


[임이자는 누구?]

▲경상북도 예천 출생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법학 석사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여성위원회 위원장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
▲새누리당 노동위원회 위원
▲20대 국회의원(비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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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